독일할머니와 한국아가씨, 편지로 삶을 주고받다.
안녕하세요, Sabine사빈.
여기는 비가 정말 많이 오네요. 예전과 달리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 정부는 산사태 위험을 경고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게 여겨집니다. 그곳은 어떤가요?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제 이메일 주소로 글을 보내는 데에 문제가 있다면 사빈님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세요. 제가 보내는 걸 시도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성공한다면, 다음 질문도 이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문성 Moon
안녕하세요, 사빈
여기는 날이 갈수록 더워지고 있어요. 이제 한국은 여름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매일 뜨거운 태양과 함께 구름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비가 내립니다. 태풍은 곧 동남아시아에서 여기 한국을 포함해 동아시아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제 막 지방에서 한 달을 보내며 작은 실험적인 문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라 하늘과 여름의 변화를 더욱 또렷하게 느낄 수 있어요. 거기도 여름이 한창이겠죠? 무더위에도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주제인 여성으로서의 삶과 개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질문을 번역하여 보내드립니다. 앞선 이야기와 일상생활 이야기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느끼시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생략하시고, 원하시는 부분만 답변해 주셔도 됩니다. 그럼 편안하게 읽고 써주시길 바랍니다. 아래 질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개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질문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들에 한 인간으로서 보다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인식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 당신은 어땠나요? 가족, 지역사회,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여성으로서의 살아간다는 게 당신에게 영향을 미쳤나요?
- 여성으로서의 삶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압도했던 시절이 있었는지, 아니면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슬프거나 좌절했던 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떤 것 때문이었는지요. 그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셨나요.
- 어렸을 때 여성으로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매우 불안정하고 방황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방황하지 않지만 때때로 여전히 불안함을 느끼곤 합니다. 당신도 그랬나요? 아직도 그런가요? 여성으로서 청년기와 중년기를 거쳐 이제 노년기를 겪으면서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바라는 것이 혹은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그런 것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친애하는 Moon문성에게,
메시지를 보내주어 감사하는구나.
이곳은 그다지 덥지는 않지만 계속되는 비로 인해 지금은 숨이 막힐 정도로 습하단다. 태풍은 없지만, 이제 가끔 국지적인 폭풍이 생기고 있어. 하지만 태풍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 그래서 나는 (밖에서) 여름을 즐기고, 너무 더울 때는 더 시원한 아파트로 들어가 휴식을 취한단다.
질문은 다시 매우 흥미롭고 나에게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구나. 나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공개적이고 정직하게 그 질문들에 대답하려고 노력하려고 한다. 그때까지 항상 건강하고 실험적인 이 문화 프로젝트 '사빈'와 함께 행운과 기쁨을 누리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