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스터멘션 May 07. 2020

영혼의 쉼터, 태국 빠이 한 달 살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 무작정 떠나버린 나의 이야기

"진정한 쉼은 어디에 있을까? "



무작정 떠났지만 온전하지 못했던 순간


졸업 후 직장 생활과 더불어 가족과 함께 사업을 하는 특성상 집에 와서도 쉴 수 없었던 나, 그리고 매일매일 고된 야근과 머나먼 출퇴근 거리로 인해 개인 시간이 모자랐던 남자친구. 하루하루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쌓여가던 저희는 2019년 1월 1일, 티켓부터 끊은 뒤에 무작정 세계여행을 떠났습니다. 지구 반대편 남미를 시작으로 한 바퀴를 돌아 다시 한국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우리에게 1년의 휴가를 주기로 한 것이죠.     


그렇게 무작정 여행을 떠났지만 즐거웠던 순간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 나라 저 나라 여러 곳들을 이동하면서 느끼게 되었던 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여행은 휴식이 아니라는 거였죠. 분명 일상에 지쳐 휴식이 필요해 떠나온 거였는데 너무 욕심을 부렸던 걸까요? 굳이 많은 나라들을 도장 깨듯 찍고 나오는 게 과연 진정한 ‘쉼’이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이집트, 터키, 카자흐스탄,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에서 한 나라 당 최소 3주 이상을 머물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저와 남자친구 모두 제일 마음 편히 지냈던 곳을 공통적으로 꼽는 곳이 있는데 바로 태국의 ‘빠이’라는 곳입니다.      







(쉬다 휴)(쉬다 식)’     


처음 도착한 빠이는 생각보다도 더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 우리에겐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일단은 숙소를 잡고 무조건 쉬었습니다. 특히 빠이가 좋았던 점은 한적하고 자연친화적인 곳이다 보니 정원이 있는 숙소나 독채로 빌릴 수 있는 숙소들이 많다는 점이었죠. 물가도 저렴했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아트팜 스튜디오



762개의 고개를 넘어 들어간 태국의 빠이    

 

치앙마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 빠이, 762개의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빠이는 많은 배낭여행자들에게 영혼의 쉼터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빠이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있기에 근심과 걱정이 모두 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그랬습니다.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쉬었고 그러다 또 나가고 싶으면 밖에 나가 동네 카페를 들락거렸죠. 졸리면 낮잠을 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늦게까지 늦잠을 자도, 씻지 않아도, 돌덩이처럼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어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고, 눈치 보이지 않아도 되는 곳.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았던 생활이었습니다. 




빠이 야시장



매일 고된 시간들을 보내며 힘들어했던 기억은 저 멀리 묻어두고 자연 속을 헤엄치다 보면 어느덧 마음에 평온이 가득 차곤 했습니다. 걱정과 고민이라곤 “오늘은 뭐 먹지?”라는 행복한 고민만 가득했던 빠이에서의 한 달 살이. 빠이에는 밤마다 야시장이 열려 맛있는 음식과 군것질거리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한국인들 입맛에도 무난하게 다 잘 맞아서 아무거나 사 먹어도 열에 여덟은 성공이었죠.     




빠이캐년



그렇다고 빠이 한 달 살기 동안 가만히 휴식만 취했던 건 아니에요. 맛있는 것도 잘 먹고 다니고, 잘 쉬기도 했지만 주변 구경도 많이 했습니다, 둘러볼 만한 관광지들은 모두 이동거리가 짧은 편이라 스쿠터를 이용하니 편리했답니다. 주변에 스쿠터 렌털 샵도 많고 시간 단위, 하루 이틀 일주일 단위로도 빌리고 싶은 만큼 자유롭게 빌려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쿠터를 이용한답니다. 렌털 샵마다 다르겠지만 초보자들을 위해서 스쿠터 타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는 타지도 못했던 스쿠터를 빌려 타고 빠이의 자연 속을 누비고 다니다 보면 어느덧 해는 떨어지고 조그마한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들이 계속되었죠. 




싸이응암온천


빠이에서의 한 달은 이런 여유로운 시간들의 연속이었어요. 남자친구와 함께 따뜻한 자연온천에서 물놀이도 즐기고 수영도 마음껏 하고 많은 사람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냈답니다.




코코리노카페


또 한 달 동안 제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러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는 카페 투어 많이 했어요. 아기자기하고, 인테리어 독특한 예쁜 카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보니 카페를 좋아하는 저한텐 천국과 같은 곳이었답니다. 




윤라이 전망대



그리고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일출, 일몰 명소를 찾아다니기도 했죠. 그렇게 저희는 빠이에서의 환상 같기만 한  ‘한 달 살기’를 마쳤답니다.     







한 달 살기를 고민하며 할까 말까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일단 저지르고 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어떻게든 풀리게 돼있기 마련입니다. 두려운 것들도 모두 해결이 될 거고 어떻게든 문제는 해결되게 되어있죠. 저도 처음엔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떠나고 보니 정말 별거 아니더라고요. 단 한 달 만이라도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스트레스 없이 살아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꼭 도전해보세요, ‘한 달 살기’ 도전으로 평생을 기분 좋은 추억을 안고 갈 수 있습니다. 꼭 제가 추천하는 ‘빠이’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어느 곳이던 그곳에서의 한 달은 여러분의 새 인생을 위한 든든한 밑받침이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 생각해보세요. 여러분 스스로를 위해서 살고 있는지, 정말 행복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지 말이죠. 여행을 많이 다니셨던 분들도 그곳에서 진짜 ‘나’를 찾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손미연'님의 쉼 이야기

Insta : yuyeon_couple


더 많은 '쉼' 구경하러 가기▶▶



작가의 이전글 나의 동심을 지켜 준 뉴질랜드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