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100억 규모 도시재생 사업에 선정되기까지
비파크(Beepark) 프로젝트
'벌집' 일대 어은동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고,
'벌집'을 운영하는 친구들이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를 맡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도시재생 사업 대부분은 하드웨어 재생이었다. 이런 식의 도시재생은 젠트리피케이션의 역학관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여기엔 자연스럽게 버블이 생기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 관련 법규의 개정 없이 전국적으로 1조 1,400억이 넘는 예산이 풀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우려가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100억'이라는 숫자보다 그 배경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어은동 일대가 도시재생 사업에 선정된 배경을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걍 이 짤을 하나 만들어봤다.1. '리빙랩'으로서의 도시재생
대략, 당시의 상황은 이러했다.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각 지자체별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조성해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지금의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자리잡기 전까지 시민의견 수렴 및 도시재생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관련 업무를 잠시 맡기도 했다. 공동체 지원사업도 도시재생본부로 편입되었다가, 다시 자치행정과로 이관되는 등 관련 업무들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14년도부터는 공유경제사업도 경제정책과가 담당하니 마니 하다가, 결국 기존 공동체 사업의 연장으로써 '공유 네트워크'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했고, '공유활성화 지원조례'도 제정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공동체에 대한 신뢰는 늘어나고 있었지만,
동시에 이 사업에 계속 예산이 투입되는 것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2014년 말, 사회적자본지원센터의 각 구성원들은 담당 구별로 '리빙랩 프로젝트'를 실행해나가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나는 그동안 청년들과 함께 활동해 온 유성구를 맡고 있었다.
이전 글이 소규모의 리빙랩 프로젝트를 다뤘다면, 이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보다 다차원적인 리빙랩을 목표로 기획되었다.
리빙랩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3가지를 다시 한번 말하자면,
첫째는 커뮤니티.
둘째는 그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경험.
셋째는 그 경험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원(네트워크, 예산, 기술력 등)이다.
위 세 가지를 고려하여 유성구의 공동체사업과 공유경제, 그리고 도시재생이 연결되는 프로젝트로 새로운 리빙랩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그것이, 바로 '비파크(Bee Park) 프로젝트'였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를 기반으로
다양한 공동체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를 인큐베이팅하여
낙후된 도시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생(Urban Regeneration)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센터에서는 청년과 시민, 그리고 지방정부를 연결하는 공유 거버넌스(Sharing Governance)를 구축하여 지원할 예정이었다.
단순히 그동안 우리가 '벌집'을 운영해왔기 때문이 아니었다.
'벌집'이 자리 잡은 어은동의 지리적 특수성과 청년 공동체를 고려하여 수년 전부터 도시재생을 염두한 마스터플랜이었다.
당시, 센터 운영위원으로 대전발전연구원의 도시재생 담당 연구원 및 행정학 교수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전의 실태와 도시재생에 관하여 다방면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비슷한 시점에 도시재생 리빙랩에 대한 구상을 시작했다.
먼저, 도시재생 특별법에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선정에 관한 기준이 있었다.
※ 도시재생 특별법 시행령 제20조에 따른 3개 지표
① 인구 : 최근 30년간 인구 최대치 대비 현재 인구가 20퍼센트 이상 감소
또는 최근 5년간 3년 이상 연속으로 인구가 감소
② 산업 : 최근 10년간 총 사업체 수 최대치 대비 현재 5퍼센트 이상 감소
또는 최근 5년간 3년 이상 연속으로 총 사업체 수가 감소
③ 노후건축물 : 전체 건축물 중 20년 이상 지난 건축물이 50퍼센트 이상
90년대에 들어와 대전이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신설된 유성구는 대부분 근래에 개발되어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역이 아니었지만, 국토부에서 발표한 도시쇠퇴현황 중에서 어은동과 구성동 일대가 포함되었다. 또한, 이 지역은 기존 대전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과 중복되지 않는 지역이기도 했다.
사업체 수도 대학가 중심으로 쏠리면서 충남대와 카이스트의 정 가운데 위치한 유성구청 일대의 어은동은 충남대 상권도 아니고, 그렇다고 카이스트 상권도 아닌 지역이기에 때문에 상권이 쇠퇴하고 있었고, 심지어 1층 상가도 원룸으로 용도변경을 할 정도였다.
대전시 사업체수 분포 변화 추세 현황도(2000, 2005, 2010 전국사업체조사) ⓒ대전발전연구원 정경석 책임연구원유성구의 인구는 약 10년 동안 거의 매년 1만 명씩 증가하다가 세종시 및 도안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인구증가가 둔화되었는데 특히 이 지역의 인구밀도는 약 40% 가까이 줄었다.
게다가 유성구청 주변 어은동의 건물주는 대부분 서울 사람들이 많았는데,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93년 대전엑스포를 전후로 하여 대전의 개발 붐이 일어날 때, 많은 서울 사람들이 이곳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둔산 신도시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어은동 앞 유성천 위로 유성대교가 생기면서 어은동을 거치지 않고 서구로 바로 갈 수 있게 되면서, 이 지역은 섬처럼 되어버렸고 시세는 더욱 하락하게 되었다.
'벌집'이 들어서있는 건물만 하더라도, 92년도 엑스포 직전의 집값으로 회복하는데 23년이나 걸렸고, 이 건물뿐만 아니라, 이 일대 건축물의 약 90%가 20년이 경과한 노후 건축물이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성구는 상대적으로 대전에서 부자동네라고 인식하고 있을 때, 어은동 일대만큼은 이전 개발의 부작용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요건들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여기저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지역사회에 이를 공론화하고 청년들의 도시재생 가능성에 대해 피력했고 지역의 많은 어른들이 도와주셨다.
(아래 그림) 궁동, 어은동 일대 빨간색 지역인 대학상권과 초록색으로 표시된 아파트 단지를 제외한 파란색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었고, 이 두 블록에 청년들이 의도적으로 들어가서 다양한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해 순환경제를 만들어내는 것이 ‘비파크’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이걸 포토샵도 캐드도 아닌, 키노트로 그렸었다....
초창기 비파크 프로젝트 계획. 이것도 키노트로 그렸다.... ㅡㅡ;;
비파크(Beepark)는 말 그대로 벌들의 공원이다. ‘벌집(Birlzip)’이 그 시작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벌은 그 자체로 협업의 상징이다. ‘비파크’는 벌처럼 협업을 통해 순환경제 공동체를 지향하는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일종의 '코뮌(Commune)'이다.
‘비파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 커뮤니티를 통한 도시재생적 접근으로 ‘소유’보다는 ‘공유’의 개념을 통해 한정된 자원과 노하우를 공동체가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삶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의, 식, 주를 중심으로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러한 생활기반 창업 생태계의 연결을 통해 지역민들과 함께 상생하는 순환경제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성구 어은동에 기반한 9개의 사업체와 1개의 비영리단체 총 10개의 조직이 연대하여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고, 이들 커뮤니티가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공동 마케팅 및 지역화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비파크’ 사회적 협동조합을 준비 중이다.
- 비파크 프로젝트 소개서 중
2. 브랜딩, 그리고 커뮤니티 디자인
15년도에 들어서면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했던 공유경제 사업이 '공유 네트워크 지원사업'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직접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까지 포함하면 거의 100개에 이르는 공동체를 지원할 수 있었는데 나는 그중에서 10%는 무조건 청년들에게 지원하겠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원사업은 모두 공정한 심사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청년들이 심사에 통과할 수 있도록 낮이고 밤이고 1:1 멘토링과 사업 컨설팅을 해줬다. 물론, 다른 주민들의 사업계획서도 모두 검토했지만, 청년들의 경우는 직접 따라다니면서까지 도와줬다. 어떤 팀들과는 같이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본래 10개의 청년 공동체를 선정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였지만, 최종적으로 3개 팀은 탈락했고 7개 팀을 선정할 수 있었다.
수개월간 밤마다 모여, 서로의 사업계획 및 현황을 공유하고 함께 피드백했다.나는 선정된 팀들을 공동체 지원사업이 아니라, 인큐베이팅 혹은 엑셀레이팅 사업으로 진행했다.
이 사업에 참여한 각각의 팀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특성과 그들이 추구하는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공동체 사업이라 할지라도 결국엔 자체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예산상의 한계가 있었지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브랜딩 전략과 부족한 자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선정된 커뮤니티들 간의 연결이었다.
초기 비파크 프로젝트의 연결과 개별 팀들의 진행 현황을 ‘홀라크라시’ 방법으로 운영했다.
초창기 팀들이 추구하는 사업에 대한 비전과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마인드맵 ⓒ민병수
단순한 비즈니스 컨설팅 뿐만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서로의 비전을 밤새도록 토론했다.청년들이 아무런 안전망 없이 '묻지마 창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그 안전망을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커뮤니티를 어떻게 디자인해 나갈 것인가에 관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대부분의 커뮤니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폐쇄성이 생기는데,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폐쇄성이 한편으로는 내부의 동기부여와 비전을 견고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공동체 내부에서 인지하고 컨트롤해나갈지가 중요했다. 상충되는 비즈니스와 커뮤니티의 영역 사이에서 이를 적절하게 조화시키고 균형을 잡아나가기 위한 많은 고민이 있었다.
또한, 온갖 창업정책이 쏟아지는 환경 속에서 대부분 기술창업을 요구했는데, 우리는 사업중심보다는 사람중심으로 재편하고, 지원사업에 현혹되기보다는 실제 그 사업을 담당하는 친구가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와 비전이 무엇인지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는 기술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친구들을 전국의 청년 중 아주 일부분에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결국 생활혁신형 창업들로 도시 안에서 자영업이 건강하게 받쳐줘야 한다. 형태는 자영업으로 표출되더라도, 그 방식과 전략은 스타트업처럼 할 수 있도록 마인드셋을 훈련해나갔다.
물론, 비즈니스의 영역은 그만큼 쉽지 않았다. 망할 때도 있었고, 다른 비즈니스로 피벗하여 재도전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서로의 거울이 되어 함께 성장했다.
'야마자키 료' 를 직접 만나 커뮤니티 디자인에 관해 배우기도 했다.개별 팀들은 모두 달랐지만, 이미 다양한 창업을 해본 나는 대부분의 팀들에 결합해서 브랜딩과 비즈니스 전략을 도왔다. 이를 위해 런던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레드닷'도 수상한 친구를 설득해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후 레스토랑, 서점, 카페, 셰어하우스, 목공소, 영상 및 사진 스튜디오, 티하우스 등 그동안 10개가 넘는 비즈니스를 인큐베이팅했다. 이 노하우를 가지고 현재는 '비스타트업' 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LH와 함께 또 다른 청년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개별 비즈니스에 관해서는 이후 보다 상세하게 공유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이 일대에서 사업하는 청년들의 전체 매출이 10억원을 넘으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공동사업을 하기 위해 '비파크 청년창업 협동조합'을 만들어 사업다각화를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 조합은 청년 생산자, 주민 소비자 그리고 일하는 청년 직원까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으로 인가되어 모두가 민주적으로 적절한 혜택을 받으며, 함께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느 정도 청년들의 사업이 자리 잡아 나가면서 '벌집' 친구들이 시작한 것이 바로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었다. 청년들의 셰어하우스가 세 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결국 이 친구들이 동네 주민 및 상인들과 친해질 수밖에 없었고, 청년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상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동네 식당의 앞치마를 공동으로 같이 만들기도 하고,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표지판을 함께 제작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최근엔 '벌집' 청년들의 주도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작지만 밀도 높은 통 단위의 지역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3. '공간'이라는 플랫폼. 그 안에서의 '실험'
도시 사회는 스스로를 모색하는 가운데에서 형성된다.
도시적인 것은 결국 철학의 근원에 관한 문제의식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이루는 철학이 필요하다.
- 앙리 르페브르, '공간의 생산'(1974)
청년들의 협업을 통해 순환경제 공동체를 실험한다는 것이 '비파크' 프로젝트의 철학이었다.
내가 이 친구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다들 각자 나름대로의 삶에 대한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 그 철학을 지키고자 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서점을 운영하는 친구는 본인의 삶의 크기를 아주 정갈하게 정리했다. 큰 욕심내어 몸과 마음이 힘들기보다는, 검소하고 심플하게 살면서 일 년에 한두 번 여행 갈 수 있는 여유를 갖겠다 것이 이 친구가 정한 오롯한 삶의 스코프다.
우리는 우리대로. 부모님들은 부모님대로. 노인들은 노인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으로는 도무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에 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답을 찾을 수는 없다.
결국엔 실험해볼 수밖에 없다.
'도시'라는 공간에서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집'이라는 문제를 해결한다기보다는, '삶'이라는 문제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실험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첫째로 우리는 이 공간에서 일종의 기본소득 실험을 하고자 했다.
소득을 직접 제공하기보다는 소득이 줄어도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제일 먼저 식당과 셰어하우스 같은 '의식주'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다른 곳에서 생활할 때보다, 청년들이 함께 만든 공간에서 커뮤니티로 생활할 때 생활비를 20% 정도 절감하는 것이 하나의 실험이기도 했다.
또한, 100명의 청년조합원이 공동으로 건물을 소유하는 시민자산화 실험도 하고자 했다. 이미 부동산을 담보로 융자를 통해 건물을 올리는 것이 10개 가까운 사업장에서 개별적으로 내는 월세비용보다 효율적이었기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더라도, 우리가 알박기로 임대료를 올리지않고 평준화시키려는 전략이었다.
두번째로는 이 공간에서 대안화폐 실험을 하고자 했다. 블록체인까진 아니더라도, 기존의 시장 거래 시스템이 아닌 지역화폐 실험을 해보고자 했다. 공유 네트워크 사업에 선정된 팀들끼리 공유 플리마켓을 운영하기도 하고, 각 사업체별로 발생되는 포인트를 함께 공유하는 실험도 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이 공간에서 작은 스마트시티 실험을 해보고자 했다.
영업용 전기차를 쉐어링 하되 그 전기를 충전하는 것은 각 매장에 설치되어 있는 태양광으로 하고 각 매장에서 충전시킨 용량만큼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했다.
또, 이 지역에서 만큼은 누구나 무료 와이파이를 쓸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 '프로젝트 룬'처럼 인터넷을 제공하는 애드벌룬을 블록마다 띄우고, 그 인터넷 사용료는 애드벌룬에 게시된 광고 수익으로 대체하려고 했다.
귀여운 발상이지만, 이 풍선을 비파크 컨셉에 맞도록 꿀통이나 벌집 모양으로 디자인하려고 했다.
이런 수많은 실험들이 어느 순간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지는 것이 못내 아쉽다.
다양한 실험들이 특정 정책 아젠다에 매몰되는 순간, 모든 프레임은 그 방식으로만 돌아가게 된다. 그렇다보니, 주로 부동산 문제로 표출되기 시작하고 있는데, 아직 우리의 시민자산화 실험은 미흡하고,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대응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다.
우리는 결국 답을 찾아내겠지만, 또 다른 성장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
그사이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고, 100억이라는 거품이 생겼다.
이럴 때야말로,
이 실험의 '현재 결과'보다, 이 여정을 함께 하는 친구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응원해줬으면 한다:D
박원순 시장님과 서울 청년들이 비파크 투어를 왔을 당시. 결국엔 지역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임을 함께 공유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