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물 | 약봉지, 물 한 통, 꽈배기 한 봉지
결국 난 병원을 옮겼다.
adhd고 뭐고 치료도 그만두고 싶을 만큼 지칠 대로 지쳐서 대중교통으로 30여분 정도 거리의 병원엘 택시를 불러야 겨우 갈 수 있었다.
옮긴 병원에서의 두 번째 진료를 받던 날 나는 내가 우울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랑해씨 같은 경우는 일단 일반적인 우울증은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신 후지금이 아니면 말하지 못할 말들이 우르르 떠올랐다.
한참 혼자 고민해 왔던 물음을 비로소 꺼냈다.
제가 혹시 양극성정동장애(조울증) 일 확률은 없는 걸까요?
물음이 마치기 무섭게 그렇지 않아도 설명하려고 했는데 하며 분주히 이미 진작 염두하고 있었던 이 환자의 양극성장애의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펼치기 시작하셨으며,
내친김에 병을 갖고 있는 환우들과 나의 공통점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항목까지 받아 들었다.
확률은 80%였다.
진료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던 나는,
우울증과 adhd를 마주했던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2주간 먹어야 할 약을 받아 들고 다음 예약을 잡으며 건물 밖으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그랬구나,
내가 그래서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그럼 그럴만하지 이제 말이 되네,
이제 이해가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나를 용서했다.
P.S.
안녕하세요 랑해입니다 :)
2장에서부터는 좀 더 자세한 제 이야기들을 넣어봤어요.
그리고,
오늘이 브런치북 응모 마지막 날이더라고요..
써둔 글들을 미리 발행하지 못해
한 번에 올리게 되는 점 사과드립니다 ㅜ.ㅜ
늘 지켜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