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C가 사는 세상으로

To. H

by 해랑이





세 번째 편지








안녕!


나의 세상, 나의 전부, 나를 지키는 사람이며 내가 늘 기대는 사람. 그러나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외로워 보이는 사람.


당신이 사는 세상은 회색빛으로 가득하며 당신이 보는 우리는 사납고 이기적이며 그럼에도 지켜야만 하는 존재인 걸까.


부디 바라옵기로는 당신의 무신경함은 수없이 뒹굴어 멍들다 못해 물러버린 탓에 무뎌진 것이 아닌,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오직 자신만을 생각함에서부터 오는 감각이었음 한다.










당신과 함께 했던 기억은

나를 자주 울게 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온통 그대로 가득해 그보다 더

아늑하고 든든할 수 없었던 기억.


매서울 때도 혹독할 때도 그 바람의 눈엔 무엇도 꺾을 수 없는 그들을 향한 사랑, 깊은 사랑이 있었을 것임을 알고 있다.


당신 앞에선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어붙는 탓에 난 그저 고맙다는 말 따위나 잘 해내겠다는 말들은 뱉지도 사키지도 못하고 눈물만 떨구고 또 떨궜다. 당신은 그 모습이 아팠던 걸까 힘들었던 걸까, 그 장면 속에서는 그대와 내가 늘 마음이 엇갈릴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다.


이다음에 내가 좀 더 크면 지금보다 조금 더 크면, 그때부터 지금만큼 커졌듯 앞으로 그렇게 자라난다면 당신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도 마냥 웃으며 할 수 있을까.











같이 앉아 밥을 먹은 지 꽤 오래되었다.


이따금 내가 그대에게 찾아가 어색한 젓가락질과 하릴없는 쓸데없는 이야기들 틈에 조그마한 진심을 전해보던 그 식사시간들도 좋았지만,


우리가 한 곳에 앉아 밥을 먹던 그때로부터 많이 멀어져 있는 것 같아 슬프다.


우적우적 남은 내 몫까지

모두 먹었던 일이 조금 그립기도 하달까.


당신 눈엔 내가 그때처럼 여전히 예쁠까,


그렇게 끔찍이 감싸 쥐고 있음에도 내가 당신에게 소중할까, 유치하지만 그 물음에 대한 확답을 그대의 말로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대에게 너무 차갑고 갑작스러웠을 나의 선언들이 많이 아팠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하염없이 간절히 간절한 마음으로 화해를 구하고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당신.


누구보다 자신을 버리며

온몸으로 불행을 막아내려 달리는 당신.


당신의 세상이 여전히 사납고 외로우며 그래야만 하는 것들로 가득 차있다면, 우습고 어처구니없는 다짐이겠으나, 내가 당신의 세상으로 다서 그 안에서 쉬지 못하는 당신을 구해겠다.


나의 꿈은 당신의 미소이다.


당신의 웃음만큼,

당신의 양해만큼 나에게

달콤한 안도감과 새콤한 뿌듯함을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리 어둡고 날카로운 세상을 보며 살아가고 있다면 다른 누가 당신을 좀 도와주길 바라지도 당신 스스로가 당신을 구원하길 바라지도 않고 나의 두 손과 두 발로 일어나 힘써 그대를 활짝 웃게 하리.


천천히 조금씩 반드시 웃게 되리.







From.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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