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
네 번째 편지
D야, 예쁜 나의 D야,
나와 함께 버텨주는 장한,
선물같은 나의 D야 -
네게 묻은 슬픔은 조금도 허락지 않고 싶고 너와 대치중인 모든 난제들에 대해 쉬이 답을 내어 쫓아 내주고만 싶은, 내 소중한 D 너에게 난 어떤 사람이냐는 물음도 너에게 벅차기만 하고 낯설 것이라 나는 이 물음마저도 늘 삼킨다는 사실.
기특한 우리 D. 어여쁘고 장해.
내가 나에게 가지는 의문 중 하나,
나도 누군가를 조건 없이 계산 없이
기대 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시원히 그렇다 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존재가 너 하나뿐이라는 걸 알고 있니?
어쩌면 이 사랑이 되려 네게 대해 이기적인 태도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D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이뿐인걸 어찌할까. 누가 내게 내 생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너와 천진난만하게 뛰어놀며 네게 나의 작은 세상을 가르쳐주고 네 빛나는 눈동자로부터 힘찬 응원을 받던 날들이라 이야기할 거야.
있는 그대로 생생히 푸르르고 어여쁜 너도 조금씩 자라나며 이따금 슬픔을 밟아보고 아픔을 맛보았겠지.
너를 외로움에 혼자 두게 했고 속상함에 울고 있었을 네게 괜한 심술을 부렸던 그때의 나를 난 조금 원망해. 너무하단 생각이 들어 내게.
지켜주겠다는 시늉은 다 하더니만 왜 정작 그땐 지켜주진 못할망정 곁을 지키며 안부를 묻지도 못했을까 속상하다는 뜻이야.
또 이 모든 말은 결코 널, 안 쓰러이, 안타깝게 동정하는 식의 섣부른 행동이 아니라는 것도 함께 덧붙여. 삶이라는 것이 살아간다는 것이 다 원래 그렇게 다 안쓰럽고 안타까운 거니까.
필연적이었던 일들에 힘들어했을 너에게
미지근한 위롤 전해.
그렇지만 이젠 어느새 D 네가
나보다성숙하고 씩씩한 어른 같기도 해.
난 그 모습이 또 예쁘고 든든하고 고마울 뿐이지만, D 너에게 내가 그저 도와야 하는 곁의 여린 풀이려나- 그런 걱정 아닌 걱정이.
고마운 아이.
그렇지만 조금 쉬고
조금 안심했으면 하는 아이.
엉엉 쉬이 울어버리더라도
여전히 행복을 기대할 수 있는 순수가
네게도 무사히 피어날 거야, 반드시.
난 온전히 너의 편이야.
뭐든 척척 잘만 해내는 우리 D가 어쩌다 가끔 한 번씩 휘청이고 있을 때 곁에 있던 풀잎 한 줄기로써 일지라도 너의 그늘도 너의 방패도 되어주고 싶다.
내가 네 주위를 향해 바라는 것이 참 많다. 너 아닌 너를 향한 네 삶을 향해 청하는 것이 참 많아. D를 영원히 행복하게 해 주길 너 몰래 자주 가서 청하고 또 빌어볼 테니 넌 맘 놓고 앞으로 나아가.
D가 바라보는 내가 어떤 모습인진 아마 영영 알 수 없을지도 몰라. 아무렴 어때도 좋으니, D의 삶에 떠다니는 먹구름을 걷어내 줄 잠자리채 따위여도 좋으니, D는 그냥 D의 삶을 고요히 누리고 지금보다 편안해져 가자.
영영 녹슬지 않은 튼튼한 잠자리채가 되도록
나 열심히 노력해 볼게.
사랑해 나의 D야,
세상 누구와도 견줄 수 없이 소중한 D야!
From.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