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음 당할 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

by 김서윤

실패하지 않고 잘 피해가고 싶더라도, 그러지 못할 때가 참 많은 것 같다.


비웃음 당하지 않고 싶다고 해도, 피해갈 수가 없을 때가 불쑥 찾아오는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성사시킨 뒤 말끔한 인상을 남기는 그런 게 아니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 일로 인해서 비웃음 당하고 한심하다고 여겨지더라도 아쉽지 않은 일이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 일로 인해서 과민한 사람이나 외톨이가 되어버리더라도 괜찮은 일이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 일을 하다가 몰골이 초췌해지고 어두워보이더라도 썩 괜찮은 일이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 일을 하다가 숨이 갑작스레 멎은 채로 발견되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그 일이 무엇인지 나는 발견할 수 없었다. 당장에는 그러한 우연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겐 원래 신앙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텅 비어있는 그 자리에는 무엇도 대신해서 차오르지 않는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삶을 이끌어줄 것이라 여기며 생각을 짧게 매듭지었는데 부족함이 느껴진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찾으려 해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어야 하지만 나는 갈구한다.


필요하다고 생각해 비워둔 자리지만 무엇인가 스스로 찾아오지 않았다.


떨어져나간 파편이 너무 커다래서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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