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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폐관수련인 Apr 18. 2023

따뜻함을 가진 두 명의 인재들에게

어차피 행복해질 예비 복돼지들의 미래

너의 인생은 결국 잘 풀리는 방향으로 갈 거다 너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8년 전 대학 때 알게 되었던 4살 차이의 동생들이 있다. 나는 그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음에도, 그들은 종종 따라다니며 형이라는 단어를 외쳤다. 나는 내가 보여주었던 인간관계의 모든 행동들이 나의 이미지를 위한 것들이었기에 그들과 마주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가 지날수록 마주하는 시간보다 온라인상의 기간이 더 긴 관계가 되었음에도 그들은 나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1천 명이 넘는 카톡 친구라도 각 잡고 마주 앉아 나의 본심, 내 꿈을 시원하게 털어낼 사람이 없다. 그것의 원인인 나의 고집스러운 자존심이 그들과 마주할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그들이 발해야 되는 빛을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빼앗아갔던 게 오롯이 완벽하고 싶은 자격지심만에 의해 생겨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껏 그렇게 동갑인 사람들의 설자리를 차지해 왔다.


사람 속에 어울릴 수 없이 겉도는 유형이 있다. 나름 철저함을 목표로 들키지 않게 행동하는 이미지관리는 꼬리가 길면 밟히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들킨다고 해서 본인에게 아쉬울 게 없다.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이들은 애초에 사람의 마음도 잃을 일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또 형이라 부르며 다가오는 그 둘은 세상 혼자 사는 이 어리석은 인간의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도움이 절실할 때 쓰레기 버리듯 버려지는 경위는 결국 나로 인한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 순간마저 알량한 자존심을 참나무처럼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이 메말라가는 선인장도 참나무과도 뭣도 아닌 가시 많은 나무에 예상이라도 한 듯 죽지 말라 물을 주는 그들의 손길은 이제 무슨 짓을 해도 차가워지지 않았다. 제갈량 3번 찾아가듯 손 뻗은 이들의 본심을 알게 된 순간, 이번엔 그 둘의 인생이 기로에 서게 되었다.


이제서야 본심을 꺼내 보려 시도하니 경험이 부족한 티를 장황하게 내비친다. 잘도 이런 모습으로 완벽주의를 내세웠구나. 어수룩한 나의 응원에도 콘푸로스트 호랑이마냥 기운 내주는 그 둘의 영혼은 탐욕에 뭉친 나 따위와는 다르게 참 맑은 사람들이었다. 결국 스스로 기로를 돌파하여 목적을 이루게 된 그들과는 적어도 동갑으로 만나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언제가 되어야 나의 알량한 자존심이 꺾일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을 열게 되는 순간의 내 눈빛은 이들의 손길과 같은 온도이길 바란다. 여전히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그들 중 하나는 아직도 본인의 능력을 모르고 있지만, 결국 잘 되는 순서만 다를 뿐이다. 복돼지인 그 둘은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결과만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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