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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이작가 Sep 02. 2020

반고흐의 친구 호주에서 온 러셀

호주 인상주의는 러셀이 찐 원조이다.  

호주의 인상주의 화가 존 피터 러셀 (John Peter Russell, 1858-1930)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많은 미술의 애호가들 역시도 그 이름을 낯설어할 것이다. 그래서 호주 ABC 방송국에서 "Australia's Lost Impressionist"라는 타이틀로 그의 삶의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내기도 했었다. 


1858년에 시드니에서 태어난 그는 금수저 집안이다. 당시 부친은 시드니의 철강 제품을 공급하는 큰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레셀은 엔지니어링(Engineering)을 공부하고 사업을 물려받을 운명이었다. 그러나 1879년, 21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는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을 한다. 


꿈을 쫓아 1881년 23살 영국으로 가서 3년 미술 공부하고 세계 예술의 중심 파리로 간다. 이제부터 그의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절이 시작이다.  파리에서 그는 Fernand Cormon의 수하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다. 남반구 저 멀리 캥거루가 사는 호주라는 시골에서 유학 온 나이 많은 러셀, 그리고 또 네덜란드에서 유학 온 5살 많은 반 고흐(1853-1890), 군 제대 후 복학생들끼리 어울려 다니듯 멀리서 유학 온 나이 많은 두 사람은 절친이 된다.


우정의 징표로 1886년에 러셀이 반 고흐의 초상화를 그려준다. 고흐가 앉아서 뒤로 돌아보는 포즈인데 얼굴의 2/3 정도 표현되고 오일로 그린 반 고흐의 최초의 초상화이다. 반 고흐는 편지를 통해 동생 테오(Teo)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take good care of my portrait by Russell, which means a lot to me" 


"러셀이 그려준 내 초상화 아주 잘 보관해줘. 나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어" 고흐의 말대로 테오는 잘 보관하였다가 테오가 죽은 뒤, 가족들에게 넘어갔고 지금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뮤지엄에 고흐의 소원대로 아주 잘 보관되고 있다. 


빛의 마술사인 인상주의 거장 클로디 모네(Claude Monet,1840-1926)와 같이 작업을 하면서 빛에 대해서 많이 영감을 받고 배워서 젊은 헨리 마티즈(Herni matisse, 1869-1954)에게 색에 대해서 기술을 전수하는 두 거장을 잊는 가교 역할을 하였다. 


마티즈는 이렇게 얘기했다. "Russell was my teacher, and explain color theory to me" 


그의 꿈대로 정말 파리에서 인상주의의 거장들과 함께 미술사의 한 장면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의 작품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1907년 그의 사랑하는 아내 Mariana Russell 이 암으로 죽자 그의 작품 400여 점을 스스로 없애버렸다. 상실의 슬픔이 너무 컸던 것일까? 그 난리를 쳐놓고 5년 뒤에 딸의 친구와 결혼을 한다. 역시 예술가는 종잡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를 Australia's Lost Imporessionist (호주의 잊혀진 인상주의 화가)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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