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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이작가 Jun 06. 2021

부자 되기 프로젝트

가난이 무섭다

내가 어릴 적에는 40대가 되면 결혼을 해서 아이들은 학교 다니며 엑셀(Excel)처럼 안락한 자가용을 타고 가족 여행도 다니고 일인 일방이 있는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게 당연할 것이라 생각했다. 40대 아저씨는 안정적인 부를 상징하듯이 배가 불룩하니 나와 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반질반질한 얼굴에 사회의 풍파를 좀 맛봤다는 듯 약간 가만하게 보이며 머릿결은 삶의 윤택함을 보여주듯 반짝인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의 시간과 세상의 시간이 흘러 막상 40대가 되니 영 그런 모습이 아니다. 성실히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일 하면 등 따뜻하고 배 부른 인생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환상임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전히 항상 바쁘게 열심히 어떻게 살고 있다. 어떻게 돈 벌지 생각하며 얼굴은 퍼석하며 머릿결은 바람에 날려 헝클어진 채로 말이다. 


인 서울 아파트, 주식, 비트코인으로 벼락 부자가 생기니 성실하게 일하던 많은 나 같은 사람은 벼락 거지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월급은 여전히 10년 전처럼 백만 원, 이백만 원, 아님 천만 원까지 가기도 하지만 사람이 버는 것보다 돈이 벌어오는 돈이 훨씬 많아지게 되어서 월급 받아서 돈 벌기는 힘들어도 투자해서 10억, 20억 벌었다는 이야기는 그리 놀랍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다행인 것이 한국보다 기회가 좀 더 많고 경쟁이 덜 치열한 호주에 살고 있고 부양할 자녀가 없다는 게 눈곱같은 경쟁력이다. 또 하나 글을 쓰고 생각을 숙성시키며 목표를 가시화한다는 것도 채룡이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의 SWOT 분석했을 때 S, Strength(강점)에 해당한다. 


그래! 이제 경험 부자 말고 은행에 잔고 많고 부동산에서 불로소득 나오는 부자가 되려고 결심한다. 막연히 성실히 살며 하늘의 뜻을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돈을 밝히면서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사업 소득과 투자소득이 발생하도록 가시적인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물론 결심한 대로 다 될 만큼 호락호락하지는 않지만 여태껏 결심한 적도 없으니 부자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것이라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기면서 말이다.   


일단 소득을 근로소득, 사업소득, 투자소득으로 분류하여 생각을 해보자. 


근로소득은 코로나 이후 지난 1년간 관광 가이드 대신 Coles에서 일하면서 반이상 줄었다. 빈자리를 Uber 운전이나 올해부터는 Fitness First 수영강사로 메꾸고 있지만 월세 내고 은행 대출이자 갚고 생활하기에 빠듯하다. 지금도 2가지 일을 하면서 주당 50시간 정도를 일을 하는 상황이라 근로소득은 이 정도가 한계이다. 

근로소득이 경력이 쌓이고 나이가 들수록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체력을 감안하면 줄어들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어찌 보면 지금 주 50시간 일하는 근로소득, 기본 생활비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액수가 최대로 벌고 있는 것이다. 


사업소득으로는 현재 제로이다. 씨를 뿌려놨다고 생각하는 게 유튜브, 글쓰기, 크루즈 멤버십, 77 살롱이다. 어찌 보면 좋아서 하는 취미 활동이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관광업이 다시 시작되면 다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고, 유튜브를 통해 한국 손님을 호주로 유치해서 행사를 진행하거나 크루즈 가이드로 영역을 확장하며 사업소득을 창출하려고 고민 중이다. 일단은 내가 좋아하대로 여름이면 바다 가서 스노클링하고 수영하고, 겨울에는 산에 가서 캠핑하면서 종종 골프, 그림을 보러 다니면서 글을 쓰며 여행작가로 후반기를 계획하며 사업과의 접점을 계속 찾아야겠다.  


투자소득은 부동산과 주식이 있는데 2020년 코로나가 막 시작했을 때 계약했던 첫 번째 집, Space Chea, 이 다행스럽게도 은행 융자, 정부 지원금에 지난 1년간 10% 이상 밸류가 올랐고 2026년 신공항이 완공되면 더욱 오를 것 같아서 성공적인 투자인 것 같다. 그리고 한국에서 부인이 10년간 임대주택으로 살다가 분양받은 집도 은행 대출금을 갚고도 호주에서 두 번째 집 가격의 20% 정도는 되어서 두 번째 집을 생각 중이다. 그럼 하나는 월세 받아서 대출금 갚고 다른 집은 우리가 살면서 대출금 갚아가면 되니 부동산 2개는 확보가 되었다. 

또 연금과 주식은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이라 우량주에 장기투자로 가랑비처럼 쌓이고 있다.  


일단 수입을 정리했고 지출이야 더 정리하기 쉬울 정도로 크게 쓰는 것이 없다. 차도 사치품도 유흥도 크게 지출하지 않고 밥만 잘 먹으면 아프지도 않은 효율성 좋은 몸이라 병원비도 들지 않는다. 다만 일 년에 한 번은 한국을 가거나 해외여행으로 모아 둔 돈을 쓰는 편인데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기 전까지 이것을 포기하기에는 한국의 부모님 생각도 나고 나의 관광사업을 위한 투자라는 둥 논리적인 변명이 너무 잘 생겨서 포기하기 쉽지가 않다. 


결론은 코로나가 끝나고 관광업이 시작되면 가이드로 복귀하여 일단 근로소득도 현재보다 높아질 것이고 동시에 가이드로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40대 중반에 확고히 자리를 잡아서 사업소득을 늘리며 여행작가로 50대를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또 부동산과 주식에 연금처럼 모아 두고 은퇴 후의 투자수익뿐만 아니라 책을 보며 운동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까지 챙겨야겠다.  


이 정도면 돈 때문에 여행을 못 가거나 가족들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하고 의미 있는 꿈을 포기해야 되는 더 이상 무력함을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가난이 무서운 것은 다툼과 오해의 소지가 더 많이 생기고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정도가 내가 말하는 경제적인 자유이고 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부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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