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우리는 하나이다

by 시드니 이작가

남쪽에서 잘 나가는 화장품 업체의 대표, 윤세리(손예진)는 재벌가의 막내딸로 재력, 미모, 능력 등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지만 오빠들의 질투와 시기로 외로운 여자이다. 그런 당당하고 주체적인 윤세리가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돌풍에 날려 저머얼리 북쪽으로 간다. 눈을 떠보니 비무장지대이고 정찰 중인 북한군 장교 리정혁(현빈)에게 발견이 된다.


리정혁은 진중하고 책임감도 있고 싸움도 잘하고 집안도 좋다. 부모가 정해준대로 서단(서지혜)과 약혼도 하고 형의 죽음으로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꿈을 접고 군인 된 말 잘듣는 아들이다. 하지만 세리의 불시착으로 짬밥 철통처럼 계획대로 순탄할것같은 삶에 돌풍이 불기 시작한다.


윤세리를 남으로 다시 되돌려 보내기 위해 *까대기(해상에서 밀항을 위해 배를 갈아타는 것을 칭하는 북한 은어)를 치고, 육상대표선수단으로 위장시켜서 보내려고도 한다. 하지만 그런 시도들은 실패하고 리정혁의 아버지인 총 정책국장에게도 아들이 남쪽 여성을 숨겨주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게 된다.


결국은 리정혁은 비무장지대 근무를 자청하여 윤세리는 남쪽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일련의 사실들을 의심하고 있던 북한 정보부 조철강은 남쪽으로 잠입하여 윤세리를 납치하고 자신의 출세를 도모하려 한다. 그리고 리장혁과 그 부대원들은 조철강으로부터 윤세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간첩의 신분으로 남으로 간다.


남과 북, 걸어서도 혹은 패러글라이딩 불시착 정도로 갈 수 있는 거리는 70년 동안 지구 상에서 가장 먼 거리로 남아있다. 그래서 헤어지면 다시 못 볼 사람들이어서 더욱 애잔하다. 그것도 예쁘고 세련된 여자와 잘생기고 멋진 남자 사이라면 철책선을 다 태울만큼의 강한 볼트의 전류의 불꽃이 뛴다.


박지은 극본의 사랑의 불시착은 북한이라는 신선한 소재 덕분에 *프라이까지 말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30%에 육박하는 시청율을 찍고 넷플릭스를 통해 한류 드라마 열풍을 이어갔다. 또 북한이 공포스럽고 처참한 모습이 아니라 김치움에서 음식 나눠먹으며 따뜻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 주어서 남북평화에도 기여할 정도였다고 한다.


스위스 호수 앞에서 리장혁이 치던 피아노 선율, 형을 위한 노래가 맘속에 잔잔히 흐르고 진짜 북한 사람같이 생긴 표치수의 웃음과 한국 드라마를 꿰뚫고 있는 김주먹 그리고 남한의 교복을 사 입던 금은동은 빨간 얼굴의 악마가 아니라 정겨운 형제의 얼굴이었다.


호주 시드니는 코로나로 락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이 계획대로 안된다고 생각되는 지금 재미있는 드라마를 집에서 웃으며 볼 수 있어서 박지은 작가가, 드래곤 스튜디오가, 넷플릭스가 고맙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북한 말이 너무 재미있고, 별 볼 일 없어도 만날 수 있는 사람이 그립고, 별 볼 일 없는 일상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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