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시드니

내가 기획하는 여행상품

by 시드니 이작가

사업계획서를 오랜만에 쓴다. 10년 전에 LG전자 퇴사하고 다이빙(Commercial Diving) 일 시작할 때, 그리고 다이빙 하다가 다쳐서 땅 위에서 가치 있는 회사를 창업했을 때에도 파워포인트(PowerPoint)를 띄워서 사업계획서 적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달라진 게 있다면 파워포인트가 아니라 브런치이고 여전히 사업의 시작은 글쓰는 것이다.


왜(Why) 이 일을 하려는 것인가?

하던 대로 하나투어에서 짜 놓은 여행상품에 공항에서 손님들을 만나서 가이드를 해주면 되지 않을까? 물론 가이드일도 계속하겠지만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이번 코로나처럼 불가항력적인 상황뿐만아니라 가이드일도 다른 프리랜서처럼 일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나만의 사업을 만들고 싶은 첫 번째 이유는 주체성(Independence)이다. 중소규모의 회사 조직에서는 선배 가이드에서 실장 그리고 사장까지 주변사람들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다. 말단에서 사장까지 올라 직장인의 신화가 된 MB 같은 사나이가 있어서 조직을 떠나지는 않고 양다리를 걸치며 적당히 내 사업을 준비하려한다. 과정과 결과가 오롯히 나의 책임이여서 노력을 하여도 아깝지 않게 추억을 담을수 있는 내 회사말이다.


두 번째는 지속성(Sustainability)이다. 조직에서 전문과 효율이라는 이유로 하는 일만 하다 보면 환경이 변하거나 내 임무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을 때 나는 토사구팽이 된다. 나이가 50이 되고 60이 되면 이렇게 내쳐질 확률은 토끼 구멍이 아니라 블랙홀처럼 커진다. 그전에 내 사업을 중심으로 기획하고 영업을 해야 오래 경영을 하면서 일할수 있을 것 같다. 지각인생처럼 결혼도 늦었고 안정적인 삶도 좀 늦었기에 더 오랫동안 늦게까지 일하고 싶다.


셋째는 정체성(Identity)이다. 일이란 것은 돈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인생을 배워가게 하는 도구이다. 그래서 나의 생각을 담은 집 같은 사업은 나를 표현하는 다른 이름이 될 것이다. 지금의 회사는 마인드만 나의 것이지 사장 것이다. 나를 닮은 여행상품으로 나의 취향에 공감하는 여행자를 만나 나를 표현하고 친구를 만들고 싶다.


세가지 이유를 곱씹어보니 사업을 하려는 것은 나의 안위를 위한 일이지 인류의 삶을 더욱 풍족하게 해 주거나 여행의 질을 높이기 위함같은 이유는 아니다. 나의 경제적인 안정을 유지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오랫동안 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나마 인성이 곧바르고 고민하며 준비하는 사람이 사업을 하면 덜 사악하고 어쩌면 여행에 대한 찐한 추억을 남길 좋은 업체가 되지않을까 싶다.


무엇(What)이다. 지난 20여 년간 여러 일을 했다. 당시에는 내가 잘나고 곧 엄청 대단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이제 눈을 떠 보니 다들 나만큼은 열심히 살고 똑똑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변함없이 좋아하는 것이 산과 바다로 다니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꿈을 위해 직업으로 마케팅, 어드민, 다이버, 강사를 했고 지금은 가이드를 하고 있다. 그래서 여행상품기획이다.


밥벌이와 꿈이 만나는 접점이 여행이고 즐겁고 가치있는 여행을 기획하고 싶다. 스테디셀러가 된 일정들도 있지만 나의 정체성이 될만한 일정에 스토리(Story)를 입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키워드는 #사람(People) #바다(Ocean) #산(Mountain) #예술(Arts)이다.


트래킹하더라도 산을 아끼는 내 마음이 전달되고 그 진동이 다시 고객들에게 메아리쳐 들리는 여행말이다. 산에 오르기 전에 청량한 공기가 잠든 영혼을 일깨우듯 오감을 깨우면 두발로 부드러운 땅을 밝고 나무향을 맡으며 눈이 시원해지고 맘이 단단해지도록 말이다. 아침에 산골마을의 카페에서 새어나오는 커피 향은 시티와 다르고, 장작나무 타는 냄새가 마을을 감싸는 밤이 되면 하늘의 별을 보며 어릴적 꿈을 떠올리고 모닥불 앞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잠들고 싶다. 텐트 안에서의 추위와 등짝이 결리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야생의 위로를 품고 내려오는 여행이고 싶다.


구체적인 여행상품에 대한 일정, 행선지들은 따로 정리를 하겠지만 코로나(Covid-19) 이후 소규모에 적합하고 개인 맞춤형으로 기획된 상품이다. 그런데 현지사정을 모르는 고객의 요구가 과하면 분쟁이 생길 소지가 많으므로 문서 계약, 글을 쓰는것이 또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How)를 생각해보자. 기존에는 랜드사에 소속이 되어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공항에서 만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현지 가이드와 여행객을 연결하는 마이리얼트립(myrealtrip), 줌줌투어 (zoomzoom)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어찌 보면 쉽게 직접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고, 반대로 진입장벽이 낮아져서 상품이 쉽게 모방이 되고 댓글 평가에 좌지우지되는 함정이 생겼다.


온라인 공간 속에 나를 빛나게 만들 기술 하나쯤은 있어야 나의 여행상품도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원고 상태로 남아있는 브런치의 글을 퇴고하고 출판을 해야되나? 브랜드 마케팅 차원에서 BI, CI를 하고 유튜브, 인스타로 존재를 널리 알리기 시작해야 되나?


지난 코로나 2년 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면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준비를 마치고 실전에 나아갈 채비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잘되면 시드니뿐아니라 내가 있는 지구별 어디에서나 여행을하며 일을 할수도 있다.이미 나의 맘은 지중해 몰타, 태국의 다이빙리조트로 도착했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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