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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용 Aug 12. 2021

남해대교 친구들

일시. 2021. 8. 11(수)

장소. 남해 돌창고 스튜디오

참가자. 김서륭, 권진영, 이준민, 염현경, 최승용


남해에서 살기 위해 다리를 건너 들어온 다섯 명의 친구들이 모여 남해와 남해대교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남해가 좋아서 스스로 선택하여 지역 안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지역 밖에도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다. 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에 모여 각자 준비해온 이야기를 나누고 끝나면 중국집 가서 한 그릇 먹고 헤어지는 소소한 모임이다. 깊은 이야기가 나온다면 소책자로 엮어 변화를 준비하는 남해대교 기획팀에게도 전달할 생각이다. 깊은 이야기가 나온다면.


서륭(삼동면 물건마을)

"과거에 대교는 육지와 섬을 물리적으로 연결해 주는 기능을 했었는데 가상으로 연결되는 지금 이 시대에 대교는 어떤 '연결'을 담당할 것인가가 궁금했어요."


"남해대교는 역사적으로 상징성 있는 두 인물과 연결이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이순신 장군과 박정희 대통령. 그만큼 남해대교 자체가 어떤 상징과 응축적 의미가 크다고 봐요."


염현경(남해읍 서변마을)

"대교는 제가 남해로 올 때 처음 만나는 풍경이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지역민뿐만 아니라 저 같은 이주민에게도 대교는 남해에서 만나는 첫 풍경이에요."


"개통 후 어마어마한 인파가 남해대교와 남해를 찾았다는 기록을 봤어요. 근데 저는 어떤 괴리감을 느꼈어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어요. 그 숫자가 인구 소멸 위기에 있는 지금 남해와 간극이 너무 컸어요."


권진영(남해읍 신촌마을)

"남해각 연구 보고서를 보면 1973년 이후 많은 방문객으로 번성했던 남해대교와 노량마을이 1990년대 후반부터 쇠퇴하기 시작했다고 나와 있는데요. 그 이유를 '창선-삼천포 대교'와 '노량대교'의 건설 그리고 여행의 흐름 변화로 너무 쉽고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 새롭게 변화를 준비하는 남해대교도 너무 쉽고 단순하게 기획이 될 것 같아 걱정스러웠어요."


"그리고 대교와 관련된 기록도 90년대에 멈춘 것 같아요. 번성했던 번성하지 않았던 2020년까지의 변화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기억이 단절' 된 것 같아요. 남해대교를 기억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많은데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80년대, 90년대 생들이 기억하는 남해대교의 모습도 궁금해요. 그러면 왠지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아요. 아! 그리고 남해대교가 걷는 다리가 되든 광장이 되든 공원이 되든 새롭게 변해도 그 기록이 이어져 갔으면 해요."


"남해로 들어오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이미지가 남해대교예요. 예쁘고, 낭만적이고, 긍정적이고. 근데 저만 그렇게 느낀 건지 지금 남해를 방문하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는지 궁금해요."


이준민(남해읍 신촌마을)

"처음에는 변화될 남해대교에서 번지점프나 클라이밍 같은 것을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도시에서 오는 방문객들은 서울 근교에서도 번지점프나 클라이밍은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서 나쁠 건 없겠지만 그게 남해대교의 고유성 일까?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저는 변화될 남해대교에는 개인의 삶의 리얼리티가 묻어났으면 좋겠어요. 해태 브라보콘을 그곳에서 처음 먹어봤다는 이야기와 같은 이곳에서 일어났던 개별적인 이야기들이요. 그런 것들을 경험할 수 있을 때 방문객들은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고 봐요. 독일마을의 힘은 파독 전시관에서 볼 수 있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삶의 리얼리티라고 보거든요."


"남해대교가 관광객들만 가는 곳으로 변화되지 않았으면 해요. 그곳에 기억이 얽힌 지역 사람들도 자주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관광객 지역민 구분 없이 방문하는 사람마다 의미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저는 남해각에 나이트클럽이 있었고 번성했다는 것이 제일 인상 깊었어요. 남해는 밤에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없잖아요. 남해에도 밤에 가볼 만한 곳이 있다! 그곳이 남해대교 위다. 그런 상상을 하면 재밌어요. 저도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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