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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용 Feb 04. 2022

7년 차 돌창고의 시간


2016년에 시작한 돌창고가 어느새 7년 차에 접어들었다. 돌창고 성과는 무엇이냐고 자문했을 때. 미술전시도 아니고, 음악공연도 아니다. 남해 보호수 프로젝트도 아니고, 남해소리 프로젝트도 아니다. 지역의 이야기를 모아 낸 출판물도 당연히 아니다. 이런 것들은 기획이고 이벤트일 뿐이다.


우리의 성과는 지역에서 나고 자란 젊은이를 직원으로 고용하여 오늘까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다. 


6년간은 '나를 따르라' 하며 부족한 본인이 좌충우돌 우당탕탕 해나갔는데 7년 차인 올해부터는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감당하게 하고 나도 감당하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길로 가겠다. 그동안 처음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느라 팀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도 못했고, 그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도 주지 않았다. 이제는 그들이 맡고 있는 업무분야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과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결과물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다. 팀원들의 성장을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는 것이 돌창고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보장하며 본인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향이다.


돌창고 카페의 메뉴는 남해대학교에서 호텔조리학을 공부한 다정 씨가 개발·제조·서비스하고 있다. 그 곁에서 우리 마을에 거주하는 박성순 어머님이 제조를 돕고 있다. 돌창고에서 판매하는 굿즈는 대학에서 의류학을 공부한 성경 씨가 제작·관리·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또한 대학에서 조경 디자인을 전공한 지은 씨가 지역자원 아카이빙과 디자인을 맡아 시각물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스기하라 유타 씨와 본인이 디렉션과 프로듀싱을 하며 돌창고의 상품과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겠다.


올해는 팀원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이며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였을 원래의 나로 돌아갈 시간이다.(안규철, 사물의 뒷모습, 현대문학,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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