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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용 Apr 03. 2019

미조 사항마을 이장님 인터뷰

미조에 사는 사람들

<사항마을>

몰갯넘, 수장개, 만개턱꿈이라 불린 사항마을은 모래땅을 옥토로 일군 부지런한 마을이다. 지금의 마을위로 해수가 상통하는 바다였으나 차츰차츰 모래가 쌓이고 쌓여 바닷물이 끊기고 바닷물 상통이 불가능해지면서 모래톱이 생기자 그 모래땅 위에 주민들이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해 마을을 이루었다. 그 일례로 사항 일대에 땅을 파 보면 모래만 나오는데 이것을 미루어 볼 때 모래톱이었음이 분명하다.

1982년경 매립하여 지금은 현대식 양옥건물이 숲을 이루고 있고, 미조면사무소가 위치한 중심지이며 남항에 위치한 수협 활어위판장은 매일 아침 7시면 경매가 시작된다. 돔, 장어, 우럭, 도다리, 새우를 비롯해 수십종의 생선들이 중매인을 거쳐 도시들의 횟집으로 팔려 나간다. 수협 위판장 쪽의 골목에는 곽재구 시인의 산문집에도 나오는 ‘갈치회’로 이름난 식당과 일간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기도 한 ‘회무침’ 식당들이 즐비하다. 특히 2016년 사항마을은 음식특구지역으로 지정되어 호평을 받고있고, 이 지역내 식당들은 다양한 음식들로 제 각각이 보유한 기술로 발효시킨 초고추장으로 맛을 내어 시장끼를 느끼는 관광객과 맛을 음미하는 미식가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어 발길이 끊어지지 않아 사항마을의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출처. 남해군청)


일시. 2019년 4월3일(수). 11시20분

장소. 미조면사무소 1층 주민쉼터

참석자. 최승용(Heterotopia), 김정태(미조면 사항마을 이장), 권대성(미조면 미조마을 이장)

촬영, 녹취. 서성경(Heterotopia)


최승용 : 인터뷰를 하는 이유가 미조창고에 미조 전시관을 쓰는데, 전시관을 어떻게 꾸미고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전시할 것인지를 이장님들 생활을 들어보고. 과거 자료들이야 면에 요청해서 받으면 되는데, 어떻게 생활하고 어떻게 사나, 생활적인 부분이 궁금해가지고


김정태 : 이장님들 하루생활예?


최승용 : 하루 생활도 있고 평소의 삶도 그렇고, 그런 내용들을 인터뷰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사항 이장님이 미조에서 태어나셨나요?


김정태 : 예. 본 고향입니다.


최승용 : 어느 마을인가요?


김정태 : 본 마을이요. 면 소재지 사항마을입니다.


최승용 : 근데 왜 도시로 안 떠나셨나요?


김정태 : 저는 도시 갈 기회가 많았는데, 도시가 그렇게 썩 마음에 내키지 않데요. 촌에 어머니 있는데서 살고 싶고 고향을 지키고 싶고 그런 마음이 있어 60년 동안 살고 있습니다.


최승용 : 주업은 뭐세요?


김정태 : 주업은 없습니다만 15년 전에 동네 마을에서 슈퍼장사를 20년 하고 집에서 쉬다가 마을 업무를 보기 시작한지 10년 됐죠.


최승용 : 이장님 일어나서 하루일과가 제가 제일 궁금합니다.


김정태 : 뭐, 하루일과 있습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마을 주변 옆에 청소 좀 하고, 마을 방송도 하고, 밥 먹고 면에 와서 이장님들 서로 하루에 대한 공유, 이야기도 하고. 그리고 또 마을회관에 가서 마을 업무, 마을 숙원사업에 대해서 행정 같은데 질의도 하고 추진이 어떻게 되어가나 알아보고. 그렇게 하루를 지냅니다. 


최승용 : 면에 와서 정보를 들어가지고 마을에 가서?


김정태 : 아니요. 정보를 듣는 게 아니고 면에 오는 것은 이장님들과 매일 같이 모입니다. 마을에 그날 일어났던 이야기도 서로 듣고. 또 마을 행정에 부탁할 것은, 마을 숙원사업 같은 거, 일 같은 거 추진계획이 어떻게 되어가나 들어보고, 서로 도움받아서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합니다. 그게 주 업무입니다. 하루에.


최승용 : 혼자 쉬고 싶을 때 가는 장소가 있을까요?


김정태 : 가는 장소 있습니까. 매일 업무에 바쁘다보니까. 우리 마을에 1000명이나 되는 인구가 있습니다. 1000대1 입니다. 그러니까 마을에 민원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쉬는 게 별도 없고 업무 마치면 집에 가서 샤워하고 침대 눕는 게 제일 편하지요. 그게 나는 제일 편합니다.


최승용 : 그럼 주말에는 뭐하세요?


김정태 : 주말에는 가족들하고 어디 한번 나가고. 산에도 올라가고 


최승용 : 가족들하고 나가면 어디 쪽을 가시나요?


김정태 : 삼천포, 사천, 진주 이런 곳. 우리 가족은 우리 부부만 있는 게 아니고 우리 자녀 둘이 지금 와가지고 여기서 생활합니다. 가족이 넷이지요. 보기 드문 경우지요. 다른 데는 보면 자녀들이 직장 따라서 외지에 가있는데 우리는 지금 딸, 아들은 집에 다 와있어요. 여기 면에서 근무도 하고 그러니까. 가족들은 한번씩 나가고 그러지요. 


최승용 : 특이한 케이스네요. 보통 다 자녀분들은 도시에 나가는데. 자녀분들은 여기 사는 것에 대해서 답답해 하거나 그러지 않으세요?


김정태 : 답답해 해도 직장이 여기 있으니까. 아무래도 도시로 나가서 살면 자기들이 사람을 만나도 더 만나고 좋지요. 그러나 직장이 여기 있으니까 할 수 있습니까. 그대신에, 그러니까 일주일에 한번씩 나간다아입니까. 답답하고 하니까.


최승용 : 그러면 이장님은 식사는 어디서 하세요? 식당을 가시나요?


김정태 : 아닙니다. 집에서 하지요. 집사람이 가족 건강을 책임지고 아침 점심 저녁 다 하지요.


최승용 : 주 반찬은 뭐세요?


김정태 : 주 반찬은 산에서 캐오는 나물같은 거. 생선, 육고기 같은 거 한번씩 먹고. 


최승용 : 근데 미조는 보니까 시장이 안 보이던데 생선같은 건 어떻게?


김정태 : 생선은 활어장에 나가서 사기도 하고, 생선은 주로 여기서 많이 나니까 여기서 구하고. 미조에 없는 것은 삼천포나 남해읍이나 진주같은 데 가서 조금 장을 보고 그러지요.


최승용 : 미조는 생선을 살 수 있는 소매시장은 없나요?


김정태 : 소매시장은 크게 없습니다. 할머니들이 면사무소 앞에 작게 고기들을 놓고 경매한 것을 사다가 팝니다. 손님들과 마을 주민들이 거기서 사기도 하고. 싱싱한 것을 사려면 활어 경매 위판장 가서 많이 사고 합니다. 


최승용 : 근데 그건 미조사람만 살 수 있는거죠? 


김정태 :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다 와서 살 수도 있어요. 시간대만 맞추면. 또 외지에서 오는 분들은 그날 저녁에 잤다가 아침 일찍 경매장소에 가서. 선어는 선어 위판하는 곳이 있고 활어는 활어 위판하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 가서 고기도 사 가기도 합니다. 서울 같은데 가게 되면 고기를 사서 얼음박스에 넣어서 포장해서 가기도 합니다. 그래가지고 맛이 있고 이러면 중매인들을 알아가지고 택배도 많이 보내고. 우리 친구도 활어 중매인을 하는데 택배가 전국적으로 물량이 많습니다. 


최승용 : 이장님 친구들은 도시에 계신 친구들도 많으시죠?


김정태 : 많지요. 동창회 한번씩하고 그런데서 만나고 그러지요.


최승용 : 고향에 돌아오고 싶어하진 않으세요?


김정태 : 돌아오고 싶어하는 친구들 몇 명있습니다. 퇴직하고.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아요. 마음은 있어도 부인이 허락을 하지 않으니까 남자 친구들은 오고 싶어하는데 말은 그렇지만 실행은 안되데요. 일찍 들어와서 자리잡은 친구들은 있어요.


최승용 : 이장님은 특별한 취미활동은 없으세요?


김정태 : 취미활동은 뭐 있습니까. 마을 업무보고 산에 운동하고 약초 캐러가고 그게 취미활동이지


최승용 : 제가 듣기로는 미조사람들은 스포츠 그런 걸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김정태 : 스포츠 좋아합니다. 우리 나이에 공 찰 그것도 안되고. 산에 다니고. 미조 건강위원회가 있거든요. 수요일마다 2시에 걷기대회가 있습니다. 거기에 참석하고 그렇게 하지요.


최승용 : 미조를 안 떠나고 살면서 좋은 점은 있으신가요?


김정태 : 좋은 점 있지예. 고향지키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하니까. 요즘 미세먼지가 문제인데 촌에는 있어도 도시보다 적으니까. 


최승용 : 사모님은 나가고 싶어 하진 않으세요?


김정태 : 남편따라 사는데 나가고 싶은 마음있어도. 여자들은 차만 타고 나가면 좋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한번씩 나가고 합니다.


최승용 : 미조사람들은 삼천포로 장을 많이 보러 가나보네요?


김정태 : 삼천포 다리가 연결되니까 주로 많이 나가고, 읍에도 나가기도 하고


최승용 : 그러니까 남해읍에는 그런 어시장이 있잖아요. 삼천포도 어시장이 있고. 근데 미조는 고기가 많이 잡히는데 시장이 없다는게 조금 희한했거든요.


김정태 : 삼천포나 읍은 인구가 많이 밀집하다보니까 미조에는 관광객이 오긴 오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없어서. 어시장도 형성이 안되데요. 나는 것만 팔고 선어 그런 거 위주지요. 


최승용 : 미조는 잡고 도매로 넘기고 그런 시장이지 소매는 그런 시장이..


김정태 : 그런 시장이 하나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고기도 팔 수 있는 어시장이.


최승용 : 근데 그게 자연발생적으로 되지는 않았네요.


김정태 : 수협 본건물이 완공되고 나면 그런 게 아마 될지 모릅니다.


최승용 : 관광객이 와도 여기서 고기를 사고 그럴 만한 곳이 많이 없으니까.


김정태 : 아침 7시 활어 경매시간 때 오면 좋은 고기를 많이 살 수 있지요.


최승용 : 마지막 질문인데요. 어떤 바램? 꿈? 그런 게 있으실까요?


김정태 : 꿈은 자녀들 직장 잘 다니고 건강하고 결혼하고. 지금 건강위원회에서 건강 프로젝트를 하는데, 전국적으로 조사 결과 저희 미조면에 모든 분들이 건강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미조면 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저 역시 건강하게 사는 게 바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승용 : 미조에 생겼으면 하는 가게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김정태 : 어시장이요. 삼천포, 여수 이런 데에 가면 큰 어시장이 생겨서 다양한 고기가 많이 들어오데요. 근데 미조는 고기가 나는 곳인데 그렇게 어시장 같은 게 없으니까 외지에서 오는 분들이 불편한 점이 있지요. 


최승용 : 제일 불편한 건 있나요? 미조에 살면서 


김정태 : 불편한 건 별로 못느낍니다. 모든 걸 불편하다 생각하면 다 불편하지요.


최승용 : 알겠습니다. 이장님. 이렇게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김정태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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