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승용 Jan 27. 2020

겨우 불 하나 밝히는 일

미조항

저녁 6시 이후로 어둠이 내려앉는 南海의 南海 미조항. 어선들은 정박해 흔들흔들하며 조그마한 불빛 밝히고, 어부들은 새벽 출항 준비를 위해 휴식을 취한다. 그 사이에 배들도 잠깐 쉰다. 어업 전진기지 미조는 적막함 마저 감돈다. 


1986년 얼음을 만들고, 고기를 냉동해 저장하기 위해 조성했으나 지금은 쉬고 있는 미조항 냉동창고. 그곳에 겨우 불하나 밝혀 마을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고된 노동에 지친 어부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 목을 축이고, 여행자들은 그 어부들의 치열한 값진 노동을 보며 삶의 에너지를 얻어서 돌아갈 수 있는 곳. 어업의 현장과 가장 가까운 쉼터.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쉼터. 바다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획량이 줄어들고 시대의 변화로 물고기의 소비패턴이 바뀌어, 바다와 어부와 소비자 사이를 이어주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곳. 아름다운 바다와 마을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경관을 디자인 할 수 있는 곳. 그런 미조를 만들자고 국내외 에너지가 충만한 사람들이 모여 에너지를 발산하는 움직임은 "겨우 불 하나 밝히는 일"로 시작한다.

작가의 이전글 문화공간 기획의 범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