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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용 Feb 19. 2020

엄마

남해대교


중요한 발표를 하고 나서는 근처 떡볶이집에 간다.


남해대교 주제 영상 구성안 및 남해각 재생 프로젝트 발표를 하고 나서 떡볶이집으로 향했다. 떡볶이 1인분과 고구마 튀김과 깻잎 튀김을 먹고 있는데, 군청 직원분이 들어오신다. 함께 공공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한 참 하다가 주문한 튀김 포장이 나오자,


"애들 가져다 주려고..." 


그 순간, 그 분의 모습이 함께 공공 프로젝트를 하는 관청의 공무원이 아니라 '엄마'로 보였다. 좀 전 까지 공적 공간에서 만나 일을 이야기 하던 사람이 '엄마'로 보였다. 남해에 사는 한 아이의 엄마. 남해대교가 남해 사람들에게는 어머니의 다리라고 설명하며 그 어머니의 품으로 돌어오는 지친 아이를 표현하는 주제영상 구성안을 발표했던 것이 겹쳐졌다. 


퇴근 길.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를 위해 튀김을 포장해 가는 엄마. 집에 가면 가방만 내려놓고 주방에서 쌀을 씻어 밥을 앉힐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 아이를 위해 사가는 튀김 한 봉지. 자식이 부모의 품에 돌아간다고만 생각했는데 지친 부모도 아이의 품으로 돌아간다.


47년이라는 시간을 버티며 노후되어 자신을 대체 할 신 대교로 역할을 넘겨준 남해대교가 자식들인 남해 사람들의 품으로 돌아올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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