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무것도 없던 시절 자전거 타고 돌창고 출퇴근 하며 돌창고 청소하던 시절.
언능 가라 언능 가. 젊은데 여기서 뭐하고 있냐. 그러면서 밥을 챙겨주시던 옆집 어머님. 낚시 다녀올 때마다 불러서 두툼하게 썰어 소주와 마늘과 상추와 함께 먹는 법을 가르쳐 주시던 옆집 아버님.
드디어 춥고 더운 헌 집을 떠나 새 집을 짓는다. 측량을 했다고 해서 가보았다. 그 누렇고 붉게 올라온 흙이 왜 이리 반갑고 그곳에 들어설 집에서 어머님 아버님이 웃으며 나올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난다.
어머님에게 좋으시겠다 하니,
"어른이 생각나더라. 우리 시어머니. 있던 집 팔고 이리로 들어올 때 얼마나 우시던지. 이제 새집 지어서 가는데 어른이 생각나더라. 기쁘기보다는 그 모습 못 보고 돌아가신 어른이 생각나더라."
남해로 내려와 프로젝트를 하며 친구도 가족도 돌보지 못했다. 성공을 위해 그랬다기보다는 이 일이 즐거워 푹 빠지기도 했고 팀원들이 생기며 나뿐만 아니라 그들의 먹고사는 것에도 책임이 생겼다. 점점 생활이 나아지고 있고 사업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이 오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떤 성취를 이룰 텐데, 그때 나도 어른이 생각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