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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생 Sep 09. 2022

내 편은 없지만, 편한 사람은 있다.

세상에 진정으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을까?

예전에는 가족이 그런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러 곳에 나도는 유명인이나 일반인들의 가족사를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이 완전한 내 편이라면, 어떤 사안을 두고 이견을 보일 리가 없겠다.


그런 점에서 보면, 완전한 내 편이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부모님과 내 가족은 편안한 사람이기는 하다. 내 감정을 속이지 않고 드러낼 수 있고,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큰 문제가 생겼을 때 보상을 바라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이기도 하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힘들어하는 이유는 어쩌면, 내 편을 찾기 때문인 것 같다.

이견을 보이지 않고 눈앞에 산적한 문제들을 일사천리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람들.

내가 어떠한 상황에 있더라도 나를 변호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존재하기를 바라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난 그런 생각한 적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더라도, 깊은 무의식이나, 그림자에 가려진 욕망까지 알아채지는 못할 것이다.

혼자인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누군가 곁에 와 주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도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세상 모든 사람은 나와 다른데, 어떻게 내 편이 되어줄 수 있겠는가.


다만, 그에게 위로를 받든, 질타를 받든, 속마음을 털어놓을 '편한 사람'이 있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일 듯하다.

나를 안아주든 꾸짖든 언제나 내 곁에서 나를 지켜봐 주는 부모님처럼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그리운 요즘, 괜스레 아무 생각 없이 동무들과 어울리던 예전이 그리운 요즘,

'거리'를 신경 쓰지 않고 모일 수 있는 추석이, 그렇게 다가왔다.


모두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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