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당신이 안 보이면 궁금해할 사람들이 많아요

"생각보다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 없어요"에 관한 반론

생각보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까 남들 시선 의식하면서 위축되지 마세요.

  사람들은 보통 타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말은 흔히, 누군가의 시선을 심각하게 의식하는 사람에게 하는 조언이다. "그 사람 눈에 이상하게 보이면 어떡하지?" 혹은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식의 생각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위한 조언이다. 나도 들어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저 말이 진짜라면, 굳이 눈치 보는 사람을 위한 조언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많은 사람이 생각보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다른 사람에 관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는 데 거리낌이 없는 건 아닐까? 그래서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은 당신에게 크게 관심이 없어요"라고 조언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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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사람들이 상처받는 영역은 무관심과 관심 사이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관심'이라는 핑계로 지나친 '간섭'을 받거나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서 당신(들)의 지나친 관심이 불편하다고 말하면, 철저한 무관심으로 고립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결국 적당한 거리가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함을 방증한다.

  숟가락 개수도 아는 사이라는 건, 타인에 관한 관심이 가까운 이웃 사이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났음을 증명하는 듯하다. 하기는 지금처럼 아파트가 보편적인 주거 형태가 되기 이전에는, 담장 너머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면, "오늘 무슨 일 있어요?"라고 묻는 호사가가 활동하기에는 더욱 좋은 시절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우리는 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만약, 인간이 자신에게만 관심을 가진다면 사회(공동체)를 이루지 못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혹자는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그 필요(안전 유지)에 따라 동지를 모은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적잖은 연구에서 이기심보다는 이타심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임을 증명하고 있다(주로 여성주의 윤리학의 경우이지만). 타인의 삶을 향한, 좁게는 표정과 행동에 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나 자신의 행복과 안전에도 도움이 되었을 듯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표정을 살피지 않으면 사랑스러운 관계를 유지할 수 없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표정도 살피지 않으면 그와의 안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관심을 바라다가도 지나친 관심에 지치는 이유는 우리가 '오직 하나뿐인 나'로서 존재하기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나'라는 존재가 '오직 하나의 속성'으로만 존재할 수 있다면(소위 '자기 동일성'), 외로움을 느끼다가 관계의 피로감을 호소하다가 다시 외로워서 사람을 찾는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중인격'이 '병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애초에 우리는 '여러 인격'으로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 그중에 가장 강한 인격이 대표로서 그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사회학자 미드의 이론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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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가 옆으로 샜지만, 말하고 싶은 건 당신 주위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당신에게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는 결코 그들의 '자아'도 존재하기 힘들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그들이 당신에게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조차도, 그들의 자아를 유지하기 위한 관계 맺기 방식이라(!) 생각해 보자. 또한, 아무도 당신의 존재에 관심 없는 듯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실망하지 말자. "내가 없어져도 아무도 모를 걸 뭐"라는 식으로 말하지 말자. 당신 주위에는 기회가 있으면, 그동안 관찰했던 당신에 관한 정보를 수다스럽게 쏟아내면서, 관계의 촉수를 뻗칠 사람이 있으니까 말이다. 안 보인다고? 아마 그건, 시절인연이 아니거나, 아직 계시가 없었을 뿐이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