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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정 Aug 13. 2019

콘텐츠를 담는 그릇, 디바이스

몸 가까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콘텐츠 디바이스

콘텐츠는 디바이스를 활용해서 생산되고 디바이스를 통해 유통되며 디바이스를 통해 소비된다. 

콘텐츠산업의 생태계를 CPND(Contents, Platform, Network, Device)로 정의한다. 디바이스는 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의 생태계에서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 있는 물리적인 형태를 가진 도구다. 디바이스는 물리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소비자들이 디바이스를 선택하는데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한다. 디바이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되어 완성되기 때문에 종합적인 경쟁력이 있어야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다. 


그림출처: NIPA 이슈리포트 NIPA2018- NIPA2018-제24호


콘텐츠를 담는 디바이스도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발전해왔다. 콘텐츠를 공급하던 개인이 소수의 귀족을 대상으로 공급되던 소규모 시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디바이스가 없던 시대에서 콘텐츠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되면서 소멸되었다. 시, 음악, 춤, 연극 예술적 콘텐츠 들은 신분이 높은 부자들의 집 마당이나 거실에서 생산되고 소비되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를 저장하고 반복하여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텍스트, 소리, 이미지, 영상 콘텐츠가 라디오, TV, 컴퓨터, MP3,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와치, VR HMD, AR글라스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홀로그램 기술 분야가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의 결과 향후 5년간 수천억원의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분야로 선정되었다. 얼마되지 않아 홀로그램 기술이 발전하면 스타워즈 영화에서 보았던 레아 공주 같은 3D 입체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VR/AR 디바이스>


VR/AR 등 실감 기술의 발전은 기존의 청각, 시각 중심으로 제한된 감각에 의존하던 디바이스를 촉각, 후각, 미각 등 인간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디바이스 개발을 세계 각국에서 시도하고 있다. 인간의 몸 밖에 있던 디바이스들이 인간의 몸에 착용하는 디바이스로 발전해왔으며 결국에는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디바이스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실감 디바이스>


디바이스의 물리적 한계는 콘텐츠의 소비를 제한한다. 인간과 콘텐츠와의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면 콘텐츠의 소비가 촉진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휴먼 팩트가 부상하고 있다. 인간은 기능성과 심미적 요인을 고려하여 구매를 결정한다. VR HMD가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 중에 장시간 사용하기에 무게가 무겁고 통신 속도가 인간의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해 어지럼증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LTE보다 20배나 빠른 5G 통신이 상용화되었기 때문에 통신속도에 의한 문제는 곧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배터리와 소재 부품 분야의 혁신이 일어나면 디바이스의 무게는 인간이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집채 크기 만했던 슈퍼컴퓨터가 우리 손안에 들어오는데 반세기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재 상용화된 VR/AR 등 실감 기술 디바이스들을 깃털 같은 옷처럼 우리 몸에 착용하고 조작이 가능한 수준이 될 날도 멀지 않았을 것이다.   


<웨어러벌 디바이스>


디바이스 분야는 소재, 부품 및 조립 가공 역량이 통합적으로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 분야이다. 최근에 디바이스가 몸 가까이, 몸 안으로 들어오기 위한 시도를 하면서 생화학, 바이오, 의료 분야도 관련성이 커지고 있다. 소재, 부품 분야는 선진국이 절대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개발 자금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후발국가들이 시도하기가 어렵다.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연구개발 자금이 많이 드는 새로운 분야의 연구개발을 하기가 어렵다. 어렵사리 연구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이미 연구개발 투자비를 회수한 선도국가들이 가격을 내려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제조분야에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주요 핵심 소재와 부품은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의 반도체 부품 수출을 제한하는 일본의 조치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위기가 될 만큼 소재 부품 산업은 중요하다. 접히는 디바이스, 휘어지는 디바이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디바이스들이 출시되고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디바이스가 콘텐츠 소비를 막고 있는 장애가 해결되는 날이면 콘텐츠는 강력한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콘텐츠 분야를 선도하고 미래의 선진국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래형 콘텐츠 디바이스를 공급할 수 있는 소재, 부품 분야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해야 할 때다.


미래에는 얇고 가벼운 디바이스들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는 영화에서나 일어날 것 같은 그런 날도 올 수 있지 않을까? 디바이스를 휴대할 필요도 없고 잊어버릴 일도 없는 그런 디바이스가 우리 몸속에 들어오는 날 콘텐츠는 우리 삶이 일부가 될 것이다. 콘텐츠로 하루를 시작하고 콘텐츠로 배우고 일하며 콘텐츠로 놀고 콘텐츠로 하루를 마감하는 그런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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