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도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예술가는 가난의 대명사인 시절이 있었다.
괴테가 쓴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는 유복한 상인의 자제로 태어난 주인공인 빌헬름이 연극에 열중하면서 가난으로 고통받는 시간이 잘 묘사되어 있다. 과거에는 아무리 훌륭한 예술가도 자신의 예술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좁았다. 그래서인지 예술가에겐 가난이 훈장과 같은 것이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예술가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예술은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추가적인 비용 없이도 동시에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스타가 탄생되었다. 스타가 된 예술가들은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평범한 예술가들은 그들의 예술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조차 갖기가 어려워졌다. 예술가들의 빈부격차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작년에 문화창조 벤처단지에서 예술과 기술을 융합하여 창업한 창업기업들을 멘토링 했다.
공연활동으로 창업한 창업가의 말이 기억난다.
"나는 그래도 예술활동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활동을 할 수 없어서 다른 일로 생계를 해결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렇다. 그들은 창업가이기보다는 여전히 예술가였다. 자신의 창작 능력을 팔아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그들은 가난했다.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판매해서 성공하는 벤처창업에 익숙했던 필자에게는 예술가들의 창업은 생소했다. 그들도 창업으로 성공하기를 원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창작과 창업은 같은 창조적인 것이지만 완전히 다른 것이다. 창작은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창업은 다른 사람들의 개성과 재능을 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창업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업가로서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창업가로서 알고 있어야 하는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만났던 많은 창업가들이 창업가이기보다는 창작자였고 창업에 필요한 마케팅, 자금조달, 사업기획 등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엔지니어와 예술가는 공통적으로 자기 분야에 대해 고집이 세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에게 유익한 상품과 예술을 창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창업가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가질 수 있다면 단순히 자기만족을 넘어 경제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을 멘토링 하면서 예술가와 엔지니어들이 알고 창업했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정리해서 '창업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책을 썼다.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예술가와 엔지니어들은 한 번 꼭 읽어보고 창업에 도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