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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정 Apr 10. 2017

소프트웨어 vs. 콘텐츠 산업

콘텐츠 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할 타이밍

우리나라는 1996년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략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다. 그 결과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무선 인터넷 망 구축 등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과 전자정부 등 정보화에 앞섰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는 166개 ITU 회원국 간의 ICT 발전 경로, 디지털 격차, 성장 잠재력 등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으로 ICT 발전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ICT 발전지수 순위(ICT Development Index)에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였고, 2014년에는 2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기업은 출현하지 않고 있다. 무엇인 문제인가?


소프트웨어 산업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개발한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오프라인의 프로세스를 컴퓨터 언어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산업의 생산성을 올리는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개인, 기업, 정부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미국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애플, IBM과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선점효과가 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복제하는데 한계비용이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에 한 번 승자가 되면 후발주자가 이기기 어려운 시장이다. 그래서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50%를 상회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도 정부의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정책 지원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성공했다. 핸디소프트, 안철수연구소, 티맥스소프트, 하우리, 한글과 컴퓨터와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벤처를 창업하여 나름대로 성공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성공은 국내형 잔치에 머무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서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소프트웨어는 호환성, 확장성, 안정성 등을 요구한다. 소프트웨어 독립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다른 소프트웨어와 연결되어 사용된다. 그래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호환성이 있으면서 기술의 발전에 따른 확장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오류로 인해 기업의 경쟁력에 치명적인 실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1,000명이 개발하는 것을 우리나라는 100명으로 개발할 수 있다’ 라며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개발 생산성이 높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미국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잘 모르고 있었다. 미국 기업도 소프트웨어를 100명이 개발하고 있다. 나머지 900명은 소프트웨어의 확장성과 안정성을 올리는데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거의 50%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이런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에 기인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으로서의 시장 규모는 세계 모든 나라들이 국가총생산의 2~3% 수준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산업 그 자체의 규모보다는 다른 산업의 생상성과 혁신성에 기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소프트웨어는 이제 산업으로서의 중요성보다는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인프라로 그 의미가 크다. 그래서 초등학교부터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을 실시하는 등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은 약 100조 원 규모이고 이중 디지털콘텐츠는 43조 원으로 약 35조 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산업보다 규모가 크다. 소프트웨어가 제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인 고속도로라면 콘텐츠는 핵심상품인 자동차이다. 소프트웨어가 만들어 놓은 현실과 가상세계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특히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융복합현실), 홀로그램 기술로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물질 상품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할지도 모른다. 콘텐츠산업의 중요성에 비해 정부의 예산규모는 디지털 콘텐츠 분야 예산은 1,807억 원, SW 예산은 3,713억 원으로 디지털 콘텐츠 분야 예산이 적다. 디지털콘텐츠는 소프트웨어 분야보다 2배 낮은 정부지원에도 불구하고 시장 창출 효과가 높다. 


콘텐츠 분야 중 온라인게임은 우리나라가 종주국으로 위상을 확보하고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같이 글로벌 수준의 기업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 선도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소프트웨어 산업과 달리 콘텐츠 산업은 다이내믹성이 강해 후발주자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는 역동성이 필요한 분야로 국내 인력의 핵심역량에 부합하고,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전략 상품이다. 콘텐츠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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