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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정 Apr 18. 2017

콘텐츠 산업의 뿌리_문화예술

문화예술은 산업화에 성공할 것인가?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예술은 우리가 고되고 힘든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예술은 넘치는 기쁨이 충만하도록 하는 촉매제이기도 하다. 이처럼 예술은 인간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예술은 인간의 고유한 개성을 다양한 수단으로 표현한 행위이다. 인간은 누구나 모두 예술적 소양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주고 글을 쓰고 무엇인가를 만드는 예술행위 그 자체가 인생이다. 원시시대의 예술은 경제활동이 아니라 감정을 표출하는 놀이 수준이었다. 인간이 언어와 문자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면서 예술은 문학, 음악, 미술, 공연과 같이 경제적 활동으로 발전한다. 그 결과 예술행위로 경제활동을 하는 전문예술인이라는 직업이 생겼다. 그러나 산업화 이전까지만 해도 예술은 왕, 귀족과 같은 부유한 계층의 후원을 받아 행해지는 수준으로 산업이라 할 수 없었다. 예술은 생존과 관련된 직접적인 편익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소비되지 않는다. 증기 에너지를 활용하여 기계 혁명을 이루면서 신흥세력들이 부츨 축적하며 지식을 가진 시민계층을 형성했다. 이들은 예술을 소비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가진 계층이었다. 인류가 산업화에 성공하면서 예술은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예술은 여전히 산업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정부 및 기업의 후원금에 의존하고 있다.



“예술은 관련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소비, 재생산되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예술행위, 예술작품의 생산, 예술가의 공급은 여전히 정부보조의 울타리 안에 머물고 있다.” (예술의 산업화 추진방향 연구, 박종웅, 2016)  


예술은 산업과 경제발전에 자양분을 제공한다. 공급이 주도하던 산업화 시대에는 예술이 무시된 상품과 서비스도 소비되며 경제발전을 가능하게 했다. 기계 혁명과 정보화 혁명을 거치면서 경제는 부유해지고 사회는 복잡해졌다. 그 결과 소비가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가 되었다. 문화 예술적 가치가 빠진 상품과 서비스는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문화예술 기반이 취약한 나라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고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선진국으로 진입이 불가능하다. 급속하게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문화예술을 신경 쓸 틈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거의 10년째 머무르고 있다. 예술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부를 창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예술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 개인이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분야다. 예술이 산업으로 성장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쟁은 최근의 일이다. 예술산업은 전 국민에게 문화향유라는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추진되었으나 2004년 ‘창의한국’ 문화정책, 2013년 ‘예술의 미래’ 정책을 추진하면서 예술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문화예술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라는 사슬을 끊고 문화예술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원본과 질적 차이가 없는 복제품의 생산이 가능해졌으며 동시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동영상 유통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되어 수십억 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생필품과 같은 상품뿐만 아니라 예술도 부가가치를 생산하며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과거의 경제학적 패러다임으로는 문화예술은 산업으로 성장이 어렵다. 앨빈 토플러에 의하면 지난 300년간 인류의 시장 건설 방법은 사람들에게 시장 참여의 권유 및 강제, 생활의 상품화(commoditization) 촉진, 사회와 경제의 복잡화를 통해 이뤄냈는데, 예술상품은 본질적으로 생산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위 세 가지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전에는 현실세계에서만 상품의 이동으로 경제가 발전해왔다면 미래에는 가상세계에서의 상품과 서비스의 이동으로 경제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가상세계에서 이동하는 부가가치에 대해 거래세를 징수해야 한다는 논의가 최근 시작되었다. 이는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유통될 가능성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순수예술은 예술산업, 콘텐츠 산업, 융복합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순수예술이 컴퓨터그래픽, VR/AR/MR(가상현실/증강현실/복합현실), 홀로그램 등으로 디지털화되면서 산업으로 성장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주력산업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는 인간의 생존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물질 상품과 서비스는 인공지능으로 개발된 로봇이 생산하는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순수예술이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여부의 측정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 발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순수예술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을 통해서만 콘텐츠 산업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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