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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정 Jul 20. 2017

제조혁신, 소프트웨어를 넘어 콘텐츠로 완성하자

소프트웨어가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라면 콘텐츠는 주력상품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산업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산업화에는 늦었지만 부지런한 국민성과 교육열로 선진국을 추격하며 세계 10위의 경제규모로 성장했다. 그 결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자동차 등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 등 후발국들이 저렴한 인건비로 제조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우리나라도 서비스 산업으로 산업 구조변경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과제'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기준 국내 서비스산업의 GDP 비중은 57.6%로 OECD 30개국 중 29위로 여전히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제조산업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다. 따라서 제조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략 수립과 민·관의 적극적인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 주요 국가별 GDP 중 제조업 비중

  ICT 기술의 발전으로 제조업은 제조업의 경계를 넘어 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제조 기업들이 ICBM (IOT, Cloud, Big Data, Mobile) 및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소비자들의 수요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맞춤형 제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제품 사용 실태를 모니터링하여 제품의 유지보수와 부가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제조시설을 이전하며 오프쇼어링 (Offshoring) 전략을 추진했던 글로벌 기업들은 제조시설을 다시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Reshoring)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새로운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 제조업 혁신 네트워크 프로그램(NNMI), 일본: i-Japan Strategy, 독일: 인더스트리 4.0


  전통적인 하드웨어 생산기업인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톱 10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GE는 과감한 업종 구조 조정을 통해 한때 매출의 57%까지 차지했던 금융 매출 비중을 9%까지 낮추고 산업 분야 비중을 늘렸다. GE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터빈, 엔진, 기관차 등 센서가 부착된 장치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IOT플랫폼(Pridix)과 40여 개의 솔루션(Predictivity)를 개발했다. 2014년 GE의 소프트웨어 매출은 40억 달러(총매출 1,486억 달러)로 SW 매출의 대부분이 Predix에서 나오고 있다. 


  ICBM 및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VR/AR/MR 및 홀로그램 등 콘텐츠가 제조업의 경쟁력을 바꾸고 있다. 콘텐츠를 활용해서 제조업의 생산성을 혁신하고 가상의 공장을 만들어 생산공정을 모니터링하여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제품을 판매 후에도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제품의 교제, 제품의 품질 및 기능 개선 엔지니어링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제조산업의 부가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제조산업과 서비스산업을 분리할 수 없는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인 것이다. 국내 제조기업들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활용해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VR기술은 실물을 활용할 경우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의 교육훈련을 위해 많이 활용되고 있다. 토탈소프트뱅크에서는 VR기술을 활용하여 용접훈련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용접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사전 실습하면 기본자세와 기술을 미리 익힐 수 있어 현장 용접에서 크게 도움이 된다. 가상현실 환경에서 위기상황 대처 훈련을 하면 훈련기간을 1/3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숙련인력을 양성할 수 있어 제조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플랜트의 공정을 가상현실로 구현하여 플랜트의 수명주기를 개선하거나 다운타임 감소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서는 차세대 실감형 전력설비 가시화 기술을 활용해서 전력설비를 점검함으로써 유지보수 업무 효율성뿐만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까지 성과로 얻고 있다. 


  현재 VR디바이스의 가격이 비싸고 무겁고 어지름이 있으나 VR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조만간 산업현장에서의 VR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R은 사용자가 보는 현실세계에 가상 영상을 겹쳐 보여주기 때문에 VR에 비해 기술개발 난이도가 높아 기술개발이 다소 지연되어 산업현장에서 활용은 현재 활발하지 않다. 저 시야각, 고 중량, 사용 편의성 부재는 AR시장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AR은 VR에 비해 산업 활용성이 높다. AR시장이 VR시장을 기 때문에 AR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연구개발, 시범적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재까지 콘텐츠 산업의 육성은 문화콘텐츠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문화콘텐츠는 주관적 소비 특성으로 재활용 어려움이 있어 시장의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 아무리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콘텐츠도 일시적인 소비에 거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조산업은 표준화된 부품의 조립에 의해 구성되어 있어 제조공장의 부품, 기계, 공정을 디지털 이미지로 제작하여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 환경이 구축되면 적은 비용으로 가상의 공장을 만들어 사업타당성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제조공정 모니터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와 달리 콘텐츠 시장의 폭발적인 확대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산업의 경쟁력도 유지할 수 있다. 

   제조혁신을 위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널리 알려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가 산업의 인프라라고 한다면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 상품이다. 소프트웨어는 콘텐츠를 만드는 도구이다.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양질의 다이아몬드를 많이 채굴하기 위해서는 좋은 도구가 있어야 하듯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에서 팔리는 콘텐츠 만들기 위해서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반 및 역량이 올라가야 한다.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장비 시장보다는 다이아몬드의 시장이 크듯이 소프트웨어 시장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만드는 콘텐츠산업의 시장이 크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대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제조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콘텐츠 산업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이 한국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2017. 5월, 산업연구원 정책자료 요약정리


◎  독일과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제조·공정혁신, 제품기획, 생산, 판매 등에 대한 원격관리를 통해 15~25%의 비용절감 및 수익성 제고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제조공정 혁신은 선두그룹이나 제조공정 前後 혁신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됨


◎ 우리나라 제조업은 CPS를 중심으로 조사·검토단계를 지나 계획 수립 초기단계로 진입 중 

  • 빅데이터, 모바일, IOT, 클라우드 기술의 적용은 활발하나 인공지능은 아직 조사·검토단계

  • 기계산업군(자동차, 조선, 로봇, 일반기계, 엔지니어링)은 빅데이터, 모바일, 클라우드, IOT를 이용한 제품혁신과 공정혁신 추진 중

  • 소재산업(철강, 화학)은 빅데이터와 CP S, NT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과 공정혁신 계획 중, 일부 선도국에서는 실행 초기단계

  • 소비재산업(식품, 의류)에서는 모바일을 이용한 물류, 제품혁신이 일부 진행 중이나 조사검토 단계임

  • 바이오헬스산업은 대부분의 기술 실행중, 스마트그리드는 IOT, 3D프린팅은 NT를 활용한 소재개발에 주력

 

◎  3년 후 국내 제조업 대부분이 4차산업혁명 기술 활용계획이 수립되어 실행초기 단계로 진입이 예상됨에 따라 VR/AR/홀로그램 활용 공정모니터링, 가상훈련 등 콘텐츠 개발 추진 필요

  • 빅데이터, 모바일, IOT, 클라우드, 음성인식기술의 적용이 활발, AI활용은 제한적 전망

  • 통신기기, 가전, 반도체 등 IT산업에서는 주요 기술의 확산·강화 단계

  • 바이오헬스는 대부분의 기술을 활발하게 적요, 정밀의료, 스마트 의료로의 이행이 촉진될 전망

  • 기계산업군에서는 빅데이터의 활용이 확산되고 IOT, 클라우드, CPS 등의 적용이 본격화됨

  • 소재산업에서는 빅데이터와 NT의 적용으로 신소재 개발과 고기능 소재의 생산이 효율적으로 추진, IOT 및 CPS의 적용으로 공정 및 제품혁신이 추진력

  • 스마트그리드, 3D 프린팅 산업에서는 IOT, 클라우드 활용으로 계획수립/실행단계 진입, AI, 첸, 빅데이터 등은 조사·검토단계로 제한적 적용


참조자료:

‘4차 산업혁명이 한국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 산업연구원 정책자료, 2017. 5월

VR AR, 3년 내에 제조업으로 빠르게 확산, IOT, 클라우드, VR·AR디바이스 연결... 콘텐츠·디바이스 개발 함께 이뤄저야 http://www.kidd.co.kr/news/193318

제조혁신과 소프트웨어의 역할, 지은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5

주력·전통산업 분야의 新ICT융합전략, 정보화진흥원, 2014

가상현실이 제조업까지 바꾼다. ChosunBiz 2017.7.18.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07/2016040702084.html

가상현실, 증강현실, 제조업과 만나다. LGCNS블로그 2016.4.6. 

http://blog.lgcns.com/1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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