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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정 Aug 17. 2017

콘텐츠 혁명을 주도하는 개인

ICT 기술의 발전으로 촉발된 개인 콘텐츠 시장

  콘텐츠 산업은 대형 미디어 그룹들이 주도해왔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데 대규모의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개인적 기호와 가치에 맞는 콘텐츠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2014년 발표한 한국영화 실태 자료에 의하면 순제작비 10억 미만의 저예산 영화들이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으나 영화의 총 관객 수나 매출액은 2% 남짓에 불과하다고 한다. 개인과 소규모 기업이 아무리 잘 만든 영화라도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그 영화를 볼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그러나 IT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과 유튜브의 등장은 개인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촉발시켰다. 이렇게 등장한 것이 MCN(Multi Network Channel) 사업이다. 


  MCN 사업이란 개인이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콘텐츠의 제작, 유통, 마케팅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화장법 등을 소개하는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본명 박수혜)은 132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고등학생인 뷰티 크리에이터 영주는 재미로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려서 23만 명의 팬을 보유하는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 평범한 개인이 올리는 동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개인이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2016년 국내 MCN 산업 시장규모를 2000억~3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MCN 업계는 시장규모가 매년 2~3배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이 콘텐츠 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콘텐츠 시장은 합리적이지 않다! 


  훌륭한 작가와 감독, 유명한 배우, 전문 스태프들이 만들면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수익을 내야 하지만 시장은 투입된 자원에 따른 합리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다. 평론가들이 악평을 한 영화가 대박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빈번한 시장이다. 저예산 독립영화라 스크린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상연관을 늘려 인기를 얻는 사례도 있다. 이충렬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가 6개 개봉관에서 시작해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아 스크린을 늘려 관객수 200만 명을 동원하며 190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독립영화의 성공 역사를 썼다. 이후 제작비 1억 2천만 원을 투자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관객수 200만 명을 넘기며 163억 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콘텐츠 시장은 사전에 사업타당성 분석이 불가능한 시장이다.


                                                          

콘텐츠의 량이 콘텐츠의 질을 좌우한다!


                                                                  <출처: 영화진흥원 홈페이지>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져 고객에게 전달되려면 감독, 연출, 연기, 촬영, 음향, 조명, 의상, 로케이션 등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따라서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려면 최소한 수십억 원의 제작비가 투자된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대형 영화들은 대부분 수천억 원을 투자한다. 최근 국내 영화도 수백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한 영화들이 많다. 방송용 드라마, 쇼, 뉴스, 다큐멘터리의 경우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낮지만 한 편 당 수억 원의 제작비가 드는 작품이 많다. 개인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제작비다. 이런 방송, 영화 생태계에서는 대형 영화사와 방송사가 시장에 공급할 콘텐츠를 결정하며 콘텐츠 시장을 좌우했다. 

  그러나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콘텐츠 시장에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대했다.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카메라, 녹음기, 콘텐츠 편집기들이 과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졌고 사용자 편의성이 강화되어 개인도 전문가 못지않은 콘텐츠 제작능력을 갖게 되었다. SNS의 발전으로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찾고 서로 협력할 수 있게 되었고 프로젝트 협력 툴들이 개발되어 원거리에서도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다. 개인이 서로 협력해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콘텐츠 시장은 사업성 예측이 어려운 리스크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량이 질을 좌우한다. 대형 투자가 필요한 콘텐츠는 량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대형 미디어 그룹들은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없다. 반면에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한 개인은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콘텐츠를 시장에 쏟아낼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이런 개성 넘치는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소비하면서 개인이 콘텐츠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미디어그룹 vs. 글로벌 ICT기업, 콘텐츠 산업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다양한 IP를 확보하고 있는 할리우드 중심의 전통 미디어그룹에 비해 콘텐츠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ICT기업들은 콘텐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따라서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과 등 글로벌 ICT기업들은 수백억 불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에 뛰어들었다. 동시에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ICT기업들은 개인이 가진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ICT 플랫폼 기술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저작도구 및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여 개인이 쉽게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지원하고 고객을 찾아 매칭 해줌으로써 개인 콘텐츠의 시장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전통 미디어그룹들도 ICT 기술 기업 및 MCN기업을 인수하며 기술경쟁력 및 개인 콘텐츠 확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 중심의 전통 미디어 그룹과 ICT 기술력 중심의 글로벌 ICT기업의 격전이 예상된다. 과연 누가 콘텐츠 산업의 승자가 될까? 


콘텐츠의 소비가 기존의 TV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면서 개인 혹은 소규모의 기업이 제작한 콘텐츠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기존의 미디어 매체에 익숙한 대형 콘텐츠 제작 기업들은 새롭게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음식콘텐츠는 대형 TV 방송국에서 이미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보유하고 있어 음식콘텐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오늘은 뭐 먹지?’란 음식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신생 스타트업, ‘그리드잇’이 음식 콘텐츠 서비스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새롭게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오히려 개인 중심의 스타트업이 더 잘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의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뜨릴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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