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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정 Oct 12. 2017

콘텐츠가 병원의 경쟁력인 시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병원은 콘텐츠다

  산업화 시대의 의료 서비스는 뛰어난 의사의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정보화 시대에서는 정밀한 측정과 치료가 가능한 다양한 의료 장비가 출현하면서 고가의 의료장비를 가진 병원의 의료서비스가 선호되었다. 그러나 최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기술의 응용과 활용을 통해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의료산업 분야에 접목하면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지능정보기술과 의료산업이 융합되어 맞춤형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디지털 헬스, 휴먼케어 등 신산업이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의사 하기 참 힘든 세상이다. 환자들이 병원에 오기 전에 자신의 아픈 증상에 대해 네이버 지식인에서 미리 관련 내용을 검색하고 와서 아는 체 하기 때문에 전문가인 의사도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한다. 길어야 환자를 만나는데 몇 분 정도밖에 시간을 낼 수 없는 의사들은 환자들의 고통을 찬찬히 공감하며 듣고 처방하기 어렵다. 그래서 의사들에 대해서는 고통을 낫게 해준다는 감사한 마음과 참 냉정하고 싸가지 없다는 비난의 마음이 공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인간의 고통과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갑 중에 갑이다. 그래서인지 의사 뒤에 선생님을 붙이지 않으면 입에 착 달라붙지 않아 꼭 의사 선생님이라 불러야 맘이 편할 정도로 의사라는 직업은 역사 이래 고귀한 직업이다. 


  그런데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절대 권력을 누려왔던 의사들이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IBM이 만든 인공지능 왓슨을 의료분야에 적용한 닥터 왓슨은 암을 진단하는데  전문의들과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의사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현재 왓슨은 현행법상 법적 인격을 인정할 수 없어 의사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 불가능해 의사의 의료적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의사와 왓슨의 판단이 다를 경우 환자들이 선택하도록 하는데 다수가 의사의 결정보다 왓슨의 결정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간보다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른 속도록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보다 더 정확하게 암을 진단하고 더 나은 치료법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수술로봇 다빈치, 진단-치료 복합기, 수술용 내비게이터 등은 다양한 의료영상(3D, AR 등)을 기반으로 신속하고 치밀하게 수술 및 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육체적 피로와 감정 변화로 생산성에 영향을 받는 의사와는 달리 수술시간 단축, 임상 예후 향상 등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요즘 의사들은 인체를 확보하지 못해 수술 훈련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간의 육체는 물질 이상의 경건하고 존엄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수술 훈련을 위한 인간의 육체를 확보하기 어렵다. 그러나 인간의 감각을 확대하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홀로그램과 같은 초실감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문제들은 해결될 예정이다. 이렇게 가상화 된 신체를 활용하면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IOT 센서 등으로부터 수집하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개인의 의료 상태를 파악하여 건강을 개선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가상의 신체를 메디컬 디지털 트윈으로 부르는데 메디컬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서 가상 진단, 가상 수술 훈련 등을 할 수 있다. 환자의 생채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각종 센서가 발달하면서 센서로부터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3D 모델로 이미지화하여 환자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짐으로써 환자가 병이 걸기기 전에 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다. 


  현재의 의료시스템으로는 장애가 있는 환자나 원거리에 있는 환자의 경우 의료서비스를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 병원을 방문해서 의사를 면담하고 처방을 받거나 수술을 받아야만 병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 혹은 의사를 가상화하여 상호연결이 가능해지면 현실의 의사가 가상의 다른 의사와 협력하고 가상의 환자를 진단하거나 가상의 의사가 현실의 환자를 찾아가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텔레프레전스 같은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상상 속의 일들이 현실화될 날도 멀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나 병을 진단하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의료 서비스 시대가 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디지털 헬스 기업이자 최대 원격의료 기업인 Teladoc은 유비쿼터스 의료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2002년에 창업한 Teladocs은 환자가 어디에 있든지 화상통화, 전화 등 ICT 기술을 활용하여 평균 10분 안에 환자와 의사를 연결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172백만 불 투자를 유치하여 2015년 뉴욕 증시에 상장하였고 현재 703백만 불의 기업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의료서비스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록 증가하고 있다. 세계 의료산업 소프트웨어 시장은 매년 9.2%로 증가하여 2020년에는 370억 불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의료 서비스 시장도 매년 11.2% 증가하여 2014년에 73조 9천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고 2017년에는 GDP의 5.8%인 약 93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처: 2016년 의료서비스 산업 동향분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융합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의료산업 소프트웨어 시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의료융합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가 고속도로라면 콘텐츠는 자동차다. 고속도로 인프라가 구축되면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는 이치와 같다.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아프지 않고 재미있게 오래 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산업화의 성공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콘텐츠는 재미있는 삶에 기여해왔다.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더 풍요로워진 세상에서는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의사의 수준은 세계적 수준이다. 해외의 환자들이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사의 수준에 의존하는 의료 서비스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정보통신기술과 의료산업을 융합하여 다양한 콘텐츠로 서비스하는 병원이 출현할 때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중국 천하를 통일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던 진시황도 이루지 못했던 불로장생의 꿈을 정보통신기술이 만들어내는 의료 콘텐츠가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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