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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퀘스트 깨는 사람

제발 시간 안에 도착만 할 수 있다면…!

by 겹겹 틈일기
출근길과는 무관한 사진 입니다. 스피드한 감이 느껴져서 사진첩에 있던 사진을 추가 해 보았읍니다.

아침마다 퀘스트를 깬다.


나는 출근길에 버스를 이용하는데 일터까지 가려면 환승을 한번 거쳐야 한다.

환승 버스는 배차 간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놓치면 20분을 걸어가는 방법 밖에 없다.

환승 버스를 놓치는 날은 더 빨리 와서 기다리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하며 터덜터덜 걸어간다.

근데 환승 버스에 올라타는 것보다 걸어가는 날이 더 많아 아침마다 출근 시간 안에 도착하기 퀘스트를 깨는 기분이다.

환승 버스 타냐 마냐가 아침 내 기분을 일희일비하게 만든다.


일찍 일어나서 나오면 환승 버스 대기 시간이 길고, 적당히 맞춰 나오면 운 좋을 때 대기 없이 바로 환승 버스로 갈아탈 수 있다.

버스 대기 시간이 지겨워 언젠가부터 후자를 선택하고 아슬아슬한 출근길에 나선다.


아뿔싸!

오늘은 집에 물건을 놓고 나와 다시 집에 들렀다 가느라 시간이 많이 촉박했다.

여차저차 올라탄 환승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버스에서 제발 환승 버스가 날 태워가는 기적이 있길 기도하고 기도했다.

그렇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20분도 채 안 남았기에 오늘은 보통 걸음 따위는 사치였다.

그리하여 뛰어서 10분 만에 도착해 보자고 다짐했다.

한 손에는 도시락 가방, 한 어깨에는 유니폼 등등이 든 무거운 가방을 메고 내일은 없는 것처럼 미친 듯이 뛰어갔다.

중간에 횡단보도 빨간 불 일 때에 급한 숨을 몰아쉬고, 와 다다 다닥 뛰어갔다.

열심히 달린 덕분에 다행히 도착해야 하는 시간 안에 도착하여 일터의 문을 열고 안도의 숨을 크게 몰아 쉬었다.


‘아, 마음먹고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게 없구나 ‘ 싶었다.

위기 상황에서는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다는 게 맞는 말인듯하다.

그렇게 오늘 아침도 잘 도착하기 퀘스트 성공이다.

잘 달려준 11번 버스(내 튼튼한 다리)에게 감사했다.


달리는 동안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사람이 내 모습을 보고 진격의 거인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이만한 공복 유산소 운동이 없다.‘, 우사인볼트님 등등의 생각했다.

바쁜 와중에도 잡생각 공장은 풀가동이다.


휴!

내일은 또 어떤 방식으로 퀘스트를 깨게 될까?

내일의 퀘스트는 스무스하게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오늘의 퀘스트 이야기를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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