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세계여행의 첫 발걸음을 떼다

#01. 세계여행의 시작

by bonita

오후 5시,

내 키만 한 배낭을 짊어지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애써 떨리는 표정을 감춘 채 뻥 뚫린 도로를 달린다.

쨍쨍한 햇살과 함께 굵은 빗방울이 달리는 차를 세차게 두들겼다.


평소 비를 싫어하는 나지만 맑은 하늘에 내리는 비는

왠지 모르게 촉촉하고 시원하게만 느껴졌다.

마치 여행의 첫출발을 축하하는 축포의 소나기처럼.



시원한 소나기 소리를 맞으며 어느덧 공항에 도착했다.

배낭여행이 처음은 아니건만 20kg의 큼지막한 배낭이

내 몸과 하나가 되어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기에 그저 기분이 묘했다.

게다가 1년이라는 긴 시간까지.


잘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과 잘할 수 있어야 할 텐데라는 압박감,

그리고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한데 섞여 수없이 변덕을 부리는 내 마음을 모질게 휘감았다.


늘 그렇듯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 두려움은 낯선 것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기도 하고,

익숙한 것들을 두고 가는 것에 대한 미련기도 하다.


IMG_2632.JPG


내가 가진 것 중에서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알기 위해서는

그것을 떠나봐야 한다고 했다.

오랜 시간 동안 나에게 익숙했던 사람들과 공간,

그리고 추억을 떠나는 날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그것들을 얼마나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았는지 깨달았다.

가족, 친구, 우리 집, 우리 동네, 내가 추억하는 모든 것들.

이렇게 떠나지 않았더라면 꽤나 많은 시간 동안

소중한 사람들과 감사한 추억에 대한 예의를 잊어버렸을지도 몰랐다.


묵묵히 기다려주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고마움이

낯선 여행을 시작하는 두려움을 살며시 덮어주었다.


IMG_2624.JPG


눈물로 함께 해주는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그리고 오랜시간 준비한 세계여행을 멋지게 이뤄내고 오리라 스스로 다짐했다.

내가 떠나고 남을 빈자리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을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드디어 내 꿈이 이루어지는 가슴 벅찬 이 순간.

그렇게 세계여행을 향한 첫 발걸음을 떼었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의 응원과 사랑으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