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의 여행기를 시작하며 1

난 매일 상상여행을 즐긴다.

"여행에서 돌아와 가방을 열 때마다 가방 안에서는 추억이 쏟아져 나와!"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 녀석의 말이다. 문득 '돈을 많이 가진 것보다 추억을 많이 가진 사람이 훨씬 더 부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어쩌면 추억의 부자가 되기 위해 여행을 가는 건지도 모른다. 가방에서 튀어나온 추억은 고된 일상을 치료해 주기에는 충분했다. 비록 육체적으로 피곤했겠지만, 그 녀석 가방에 담긴 알싸한 추억은 눈을 호강시켰을 것이다. 나는 알았다. 내가 그토록 여행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매일 힘들어하는 삶을 여행으로 위로라도 받지 않으면 힘든 삶이 지탱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상상 여행은 나의 유일한 약이 되었다.


여행


누군가는 견문을 넓히고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여행을 간다. 누군가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간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기 위해 가기도 한다. 여행은 그 시간 안에서 우리는 추억을 가방에 담고 그 추억은 각자가 찾고 싶었던 것, 잊고 싶었던, 것 배우고 싶었던 것으로 다시 일상에서 태어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유명해지면 좋은 점이 여행이다. 난 항상 바다를 지나 여행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생각이다.


나는…. 음악과 사람이 있는 곳으로 여행 가고 싶다.


나는 새벽마다 신문과 우유를 배달하면서 여행했다. 배달할 때 나의 유일한 친구는 낡은, 소형 오디오였다. 귀에 이어폰을 꽃이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것이 나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새벽달이 쓰러져 가듯 자기의 존재를 알리려고 빛을 내고 있을 무렵 나는 그 달빛을 빌어 배달할 집이 빼곡히 적혀있는 메모장을 보며 숨이 가빠 올 때까지 뛰면서 배달했다. 갓 인쇄된 활자가 풍기는 휘발유 냄새를 맡으며 나의 가슴을 적시는 그 시절의 음악들은 지금도 새벽마다 아련히 나의 마음을 울리곤 한다. 빌리 조엘, 에어 서플라이, 쟈니 마티스, 프랭크 자파, 존 레넌의 목소리는 나의 귀로 들어와 나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온몸의 근육과 핏줄을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무서운 골목길을 걸어 들어갈 때면 나는 의도적으로 볼륨을 높이곤 했다. 음악으로 인하여 어두컴컴한 골목이 아니라 아름다운 이국의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는 느낌에 빠져들곤 했다.

점퍼란 영화를 보았을 때는 시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주인공들의 능력이 부러웠다. 대화할 상대조차 없이 새벽마다 땀 흘리고 이름 모를 계단에 앉아서 눈물이라도 이유 없이 한 방울 흐를 때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로마에 다녀가고 싶었다. 추운 알래스카도 좋았다. 내가 서 있는 이곳만 아닐 수 있다면….


어느 상가에 신문을 배달할 때였다. 귀에는 존 레넌의 이매진 Imagine이 흘렀다.


나는 뉴욕의 다코타 Dakota 아파트 두 번째 가로등에 서 있었다. 다코타 아파트 앞의 도로는 넓다. 1884년에 완공될 당시에는 주변에 건물도 없고 허허벌판이어서 마치 다코타 주처럼 황량해 아파트 명칭을 다코타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비틀즈의 멤버 존 레넌 때문이다. 비틀즈 해체 이후 솔로 활동을 하던 존 레넌이 광 팬인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 총격으로 허무하게도 삶과 이별을 고 한때부터였다. 이곳은 비틀즈와 존 레넌을 좋아하해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나는 내친김에 인접한 스트로베리 필즈 Strawberry Fields로 가보기로 했다. 그곳은 존 레넌의 사후 그를 기리기 위해 센트럴 파크에 조성된 장소이다. 비틀즈의 명곡 중 하나인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 Strawberry Fields Forever에서 장소의 이름을 따왔다. 영국 리버풀 존 레넌이 어렸을 적에 자주 놀러 가던 집 근처의 보육원 이름과 같은 그곳은 존 레넌의 미망인 오노 요코의 기획하에 존 레넌의 45번째 생일에 개장했으며 존 레넌의 대표곡인 이매진 Imagine이 새겨져 있는 둥근 비석은 한 이탈리아 팬이 기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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