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두려운 이유

혹독한 대가

영어에 come at a price라는 말이 있다. 요즘 꽂혀 있는 단어다. 해석하면 “대가가 따른다.”, “~은 대가를 치르고 온다.”로 번역된다. 이 말을 사용할 때는 특정한 상황을 줘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행위로 인한 결과가 나타날 때 사용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All of his success has come at a price (그가 성공한 모든 것은 대가를 치르고 온 것이다)’처럼 사용된다. 하필이면 많은 표현 중에 유난히 눈에 쏙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실패로 인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는 경험 때문이다.


사업 실패로 고된 배달 노동은 실패의 대가였다. 새벽 배달 일을 하다 보면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야 할 때가 있다. 가로등도 없어 어둡다. 비가 오는 날이면 땅이 진흙으로 변해버려 오토바이 진입도 어렵다. 그런 날이면 매우 힘들어진다. 양 옆구리에 신문뭉치를 잔뜩 끼고 우유 한 박스를 들고 걸어서 배달하기 때문이다. 비 오는 겨울이면 난감하다. 손은 시려오고 얼굴은 빗물에 젖어 살갗이 에인다. 낮 배달도 마찬가지다. 특히 택배 상하차 작업은 고생스럽다. 4시간 동안 움직이다 보면 겨울에도 땀나기 일쑤다. 땀난다고 윗옷을 벗다간 감기 걸리기 십상이다. 배달업을 하는 이들은 자기 몸에 예민하다. 일당 인생이기에 몸 아프면 수익이 줄기 때문이다. 함부로 아플 수도 없는 인생이다. 힘든 일 탓에 새벽과 낮 상관없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고된 일에 자신의 한계를 직면하기도 하고, 노력한 만큼 희망을 못 보기 때문이다. 장시간 배달로 먹고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배달 인생을 혹독한 건당 인생이라 표현한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택한 일들이 네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었다. 신문 배달과 우유배달, 택배 상하차 작업 후 배달과 정수기 수리일 대부분 인생 밑바닥까지 떨어졌으니,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고서는 살기 힘들다. 가혹한 노동은 실패의 혹독한 대가인 셈이었다.


신문베달.jpg 삽지작업 후 배달(신문에 광고지 삽입하는 작업을 삽지 작업이라 함.)
우유베달.jpg
택배베달.jpg
정수기수리.jpg
하루 18시간 동안 네가지 일을 한다는 것은 초인적인 노동의 강도를 이겨내야 한다.


실패에 대가가 혹독한 이유는 자신의 꿈과 비전을 추구하는 동안 마주치는 열정과 도전의 크기 때문이다. 목표나 꿈을 향한 열정과 도전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주문한 만큼 기대치가 높다. 높은 기댓값만큼 대가는 끔찍하기 마련이다. 시간, 에너지, 자원 등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희생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희생이 큰 만큼 실패로 인한 감정적 충격은 크다. 실패할 때 실망과 자책감이 깊고, 가혹하게 느끼게 만드는 이유다. 인생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도전’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실패한 이들에게는 두 번의 기회를 얻기란 힘들고 두려운 일이다. 실패는 곧 망한 인생이라는 등식과 회복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두려움이 모두 성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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