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샘'은 가구 판매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순수하고 정직하지만, 무능력하고 소심한 사람이다. 성공한 세일즈맨이 되어서 다시 '마리'와 가정을 재결합하고 싶어 하며, 대출을 받아 '버니'와 함께 사업도 성공적으로 하고자 한다. 그러나 별거 중인 아내에게 이혼 통보를 당하고, 친형에게 의절을 당하며, 대출을 거절을 당하면서 세상이 자신을 짓밟는다고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실패의 책임은 '닉슨'대통령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고 하이재킹 하여 암살하고자 한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세일즈맨은 누구인가?
영화 초반에 샘의 상사가 물어본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세일즈맨은 누구인지 아는가? 이전까지는 샘은 리처드 닉슨이라는 인물을 크게 인식하지 못한 소시민이었다. 그러나 상사는 답한다. 리처드 닉슨이라고 종전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와서 거짓말을 하지만 자신을 두 번이나 이 국민에게 팔아넘긴 훌륭한 세일즈맨이라고 얘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샘은 거짓을 말하고 속인 닉슨 대통령과 그걸 용인하는 이 사회가 자신을 짓밟는 거 아니라는 의문의 씨앗을 품기 시작한다.
Symbol
이번 영화에서는 아이템이 가지는 상징성, 사람이 가지는 상징성 등 다양한 소재의 반복적인 노출로 인해 자연스럽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레너드 번스타인
영화 속에서 샘이 계속해서 번스타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샘은 번스타인의 음악은 올곧고 정직하다고 느낀다. 그렇기에 번스타인에게 신에 대입하여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하고, 때로는 고해성사를 하는 듯한 행동을 한다. 그렇기에 마지막에는 그 목소리가 닿기를 바라는지 번스타인에게 쓴 편지와 녹음본을 우편을 붙이고 사건을 저지른다.
샘은 번스타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전하면서 자신은 순교자라고 스스로 여겼을 것이다. 그렇기에 마지막에 샘이 고개를 들어서 눈을 감을 때 번스타인의 음악이 깔리면서 샘에게 계시를 내리는 듯한 과정을 보여준다.
하이재킹 전 고개를 들어 눈을 감자 번스타인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테이프
테이프는 기본적으로 시간을 초월하는 물건이다. 한 번 녹음이 된 테이프는 언제든지 다시 들을 수 있고 반복해서 듣다 보면 세뇌에 가까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샘은 처음에는 상사로부터 테이프를 받으면서 상사의 세일즈맨으로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요당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그 후 자신이 오히려 테이프에 녹음을 하여 번스타인에게 전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강요하려고 한다. 샘의 모순적인 상황을 잘 보여준다. 상사의 테이프는 자신을 괴롭히는 구속구라 여기면서 자신의 테이프는 세상에 진슬을 알린다고 생각하는 착각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상사가 테이프를 건네주는 장면
번스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녹음하는 장면
콧수염
샘은 자신의 콧수염을 소중하게 여긴다. 아내 마리가 좋아하는 콧수염이기에 다시 이어 줄 수 있는 다리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으며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생각을 한다. 상사가 콧수염을 자르길 원하자 그에 대한 갈등을 한다. 자신을 타락시키고 자신을 잃는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은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마 샘은 자신이 가족을 되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콧수염을 밀고 샘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었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서 콧수염을 다시 만들고 하이재킹을 시도한다.
텔레비전
이 영화에서 텔레비전은 참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샘이 세상과 단절되어 갈 때에도 텔레비전은 항상 켜져 있으면서 그 텔레비전 속의 닉슨대통령의 모습에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하이재킹을 하게 된 영감 또한 텔레비전 속에서 얻게 된다. 세상에 대한 절망과 분노를 이렇게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게 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텔레비전에 심취하지 않으면서 지낸다는 모습을 비교해서 보여준다
샘이 돈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후 홀로 텔레비전을 보는 장면
밑에 장면은 샘이 하이재킹을 하는 과정과 그로 인해 사망한 기사를 쓴 뉴스이지만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근처에 흘러가는 소음처럼 느낀다. 샘이 텔레비전에 심취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고 했던 행동들이 주위에서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가까운 사람들도 다 신경 쓰지 않음을 보여준다.
친구 버니의 가계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샘의 사건 장면 - 버니는 무시하고 지나간다
아내 마리의 가계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샘의 사건 장면 - 마리는 무시하고 지나간다
전화기
이 전화기에 매달리고 하는 과정에서 샘이 얼마나 가족을 애타게 되찾고 싶어 했는지 보여준다. 마리와의 만남은 대부분 일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샘이 직접 마리가 일하는 가게를 찾아가거나, 예고 없이 집에 방문하는 등의 과정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전화기를 통해서 연락을 취하자 연락이 되지 않거나 또는 거부한다. 즉, 마리는 이미 샘을 거절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샘은 더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태이고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오열한 순간도 마리의 거절을 느낀 순간뿐이다. 샘이 절벽으로 몰리고 더 이상 희망이 없어지는 큰 사건이 되어버린다.
아내가 일요일 10시 이후로 전화 달라고 요청하자 시간에 맞춰 전화하는 장면
아내가 멀리 떠나고 자신의 연락을 거부하는 장면
이혼통지서를 받은 후 아내에게 전화하는 장면
옷
옷은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는 방법이다. 또한 옷을 입는 이유는 원초적 수치심에서 찾는다. 샘 빅은 처음에는 자신의 사업을 준비하면서 옷을 입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아내의 이혼통보를 받을 때는 옷대신 가운을 입고 있고, 이후 사업대출이 거절을 당할 때는 속옷만 입고 있는 상태가 된다. 자신은 정직하고 선한 사람이라고 믿기에 자신의 실패에 대해서 수치심을 느끼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장면
이혼통보를 받은 서류를 확인하는 장면
대출거부를 받은 서류를 확인하는 장면
이혼통보를 받기 전 우편함을 확인하는 장면
이혼통보를 받은 후 우편함을 확인하는 장면
대출거부를 받을 때 우편함을 확인하는 장면
분노
샘은 이 영화 초반에는 예스맨에 가까운 사람이다. 자신을 숨기고 최대한의 한계에서 사회에 나름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아내 마리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식을 뺏겼다는 좌절감과 분노가 결국은 그를 스스로 극한으로 몰아붙인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사회는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을 하였으며, 자신은 거짓말조차 용납할 수 없는 선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여긴다.
처음에는 자기 보호본능으로 분노를 표출한다. 그러다가 낮은 자존감이 생기면서 더더욱 분노하게 되더니 결국은 분노의 연속으로 습관이 되면서 바뀌는 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리의 몸에 손을 대자 분노한 장면
버니를 막 대하는 손님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손님은 총을 겨누었는지 모른다)
직장에서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닉슨을 향해 비난하는 장면
친형이 찾아와서 타이어를 왜 훔쳤냐고 추궁하자 변명하는 장면
하이재킹 하는 장면
끝을 맺으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실화영화는 대부분 영화 초반에 실화영화임을 밝히고 시작하나, 이 영화는 영화 끝부분에 그 사실을 밝힌다. 왜 그랬을까? 영화를 볼 때는 저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할까 등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런 의문을 해결해 주는 장치로서 두었다고 본다.
샘은 실제로 공감을 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가족을 정말 간절히 원하는 장면이 영화 중간중간에 나온다. 이상하게 찍힌 자식들의 사진을 집에 걸어두고, 친구의 버니네 집에 가서 버니의 아이 조이에게 자신의 심정을 공감하려고 한다. 그리고 조이를 안아줄 때 3번 안아주는 데 마치 자신의 자식 3명에게 안아주듯이 안아준다.
샘의 집에 걸린 사진 - 제대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버니에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으나, 공감받지 못하는 장면
조이에게 질문하는 샘
샘은 조이를 3번 안아주면서 3번 다 다른 저녁인사를 하는 장면
이 영화는 주위의 인물들에 대해서 고민하게 하는 영화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간 이들이 절망 속에 잊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무심코 무시한 전화나 연락들이 마지막 손길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영화 속 샘의 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궁지에 몰린 샘의 마음에는 부분적으로 이해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