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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드맨'

2014년作

by N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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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학부시절 롱샷에 대해 공부할 때 보았던 영화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롱샷처럼 찍은 영화이다. 더 정확히는 Long Continuous shot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롱샷은 기본적으로 호흡이 길기에 관객이 스스로 해석하고 상황을 유추해야 하는 불친절한 영상이다.

그러나 오히려 길기에 실수가 나지 않아야 하며 철저한 계산으로 찍어야 하는 어려운 방식이기에 흥미를 가져서 보게 되었다.


줄거리


왕년에 버드맨 영화 시리즈로 잘 나가던 배우 '리건'은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수많은 실패로 궁지에 몰리고 몰린 상태이다. 그런 과정 중 흥행보증수표인 '마이크'를 캐스팅하였고 프리뷰 연기를 시작한다. 프리뷰 중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마지막 프리뷰 때 자신의 머리에 진짜로 총을 쏜다. 이후 많은 대중들이 촛불 추모를 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다.



장르의 변화


영화 속에서는 수많은 장르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짐이 신선했다.

처음에는 히어로물이 되었다가 다큐멘터리로 바뀌기도 하고, 드라마로 바뀌기도 하면서, 뮤지컬장르로 바뀌고, 로맨스로 바뀌는 등 장르의 무수한 변화가 나타난다. 그렇기에 하나의 롱샷처럼 보이는 이 영화가 지루하지 않고 계속해서 장르를 바꿈으로써 관객의 호흡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장르의 변화가 잦으면 영화는 난잡하게 보일 수 있다. 오히려 관객의 집중이 깨질 수 있다.

그러나 한 장르의 호흡을 일정시간을 가지고 난 후 느슨해질 때 다시 한번 장르를 바꾸는 타이밍이 예술적이다.


screencapture-watcha-watch-m5QqjP8-2024-12-28-11_32_14.png 히어로물 장르
다큐멘터리 장르
screencapture-watcha-watch-m5QqjP8-2024-12-28-10_53_43.png 드라마 장르
screencapture-watcha-watch-m5QqjP8-2024-12-28-10_32_41.png 코미디 장르
screencapture-watcha-watch-m5QqjP8-2024-12-28-10_52_45.png 뮤지컬 장르
screencapture-watcha-watch-m5QqjP8-2024-12-28-11_19_40.png 로맨스 장르


힘의 방향성


영화 속에서 힘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위, 아래로 눈높이가 다른 경우에는 위에 있는 인물이 아래에 있는 인물보다 힘이 있고 권한이 있는 자이다.


그럼 평면에 있는 경우에는 어떤 자가 더 힘이 있다고 느끼는가?

왼쪽에 있는 자가 오른쪽에 있는 자보다 더 큰 힘을 가진다고 본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책을 읽을 때는 좌에서 우로 읽는 습관이 배어 있기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왼쪽에 있는 자에 좀 더 집중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왼쪽에 있는 인물이 더 큰 힘을 가진다고 본다.


그런 방향성을 잘 나타낸 장면이 타비사(평론가)와 리건의 말다툼장면이다. 처음에는 타비사가 왼쪽에서 리건에게 공격적으로 말을 한다. 그리고 리건이 자연스럽게 타비사의 왼쪽으로 이동하여 그녀에게 공격적으로 말을 한다. 즉, 상황의 주도권이 바뀌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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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마이크와 리건의 갈등 중에 마이크의 강력한 주장 또는 의견 표출하는 장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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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man


버드맨은 조인(鳥人)또는 안내가(Aviator)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네이버사전)


영화의 제목 속 버드맨은 리건의 과거의 잔재이고 리건의 속마음을 얘기한다. 리건은 이 연극에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는 중이다. 영화 중간중간에 돈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기에 더더욱 마음 깊숙이 있던 과거에 성공한 자신의 잔재와 자신의 성공할 수 있는 의심이 다시 형상화되어 나타난다.


초반에 영화 '아이언맨'시리즈로 엄청난 성공을 했다는 뉴스들이 간접적으로 계속해서 나오는 것을 본 후 처음으로 버드맨이 음성으로 나타난다. 과거에는 자신이 아이언맨보다 더한 흥행을 상징을 했고, 더 잘 나갔던 과거 시절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자신의 몰락한 모습에 못 받아들이는 상태이다. 스스로에게 화가 났기에 실제로 분노를 받아들여라고 스스로에게 암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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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의 과정 중에 그는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분노한다. 프리뷰에 리건은 마이크의 돌발행동에 당황하기도 하고, 돈이 없기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을 할 수 없는 무력한 상태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버드맨의 성공이 눈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리건은 스스로 알고 있다. 자신은 다시 버드맨의 하기에는 늦었다고 그러나 그걸 놓을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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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비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망할 위기에 처한다.

결국은 리건의 불안감은 더 커져가며, 버드맨은 그 크기에 비례하여 형상화되어 리건 앞에 나타난다.

리건은 처음이자 마지막 연극이라고 생각하고 결국은 모형총이 아닌, 진짜 총을 들고 무대 위에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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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리건이 성공 후 버드맨은 다시 한번 나타나지만 버드맨은 그저 조용히 입 다물고 뒤에 앉아있다.

즉, 예술성과 흥행 모두 다 사로잡은 이가 바로 리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건도 자신이 이룬 업적으로 그동안 가지던 불안, 분노 등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해결이 되면서 드디어 과거의 망령을 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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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체적인 갈등은 모든 인물들과 하나, 리건의 가장 큰 대립의 위치에 있는 캐릭터는 버드맨이다.

버드맨은 리건의 과거의 망령이기도 하면서,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고, 안주하게 만드는 악당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악당이기에 갈등하는 과정 중에 리건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본능적으로 찾아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버드맨은 리건의 안내가가 되었던 것이다.



Money VS Art


영화 전반적으로 히어로물을 통해 돈을 많이 버는 배우들을 경시하는 기조를 보인다. 연극에 몸을 담은 자신들은 예술에 몸을 바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라고 얘기한다. 그만큼 자신들이 이 브로드웨이에 대한 자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예술성이 없는 영화로 돈을 버는 배우들을 연기자가 아니라 연예인이라고 비꼬면서 자신들의 세계에 발을 못 들이도록 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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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이크는 브로드웨이 연극판에서는 유명하고 흥행보증수표일지라도 대중들은 버드맨이었던 리건을 더 기억한다. 흥행에 성공했기에 대중의 기억 속에는 리건을 더욱 기억하는 모습이다.

마치 마이크의 "여긴 내 동네고 사람들은 당신한테 관심 없어요" 이후 바로 리건에게 사진을 요청하는 대중의 모습은 대비되면서 브로드웨이에 있는 연극하는 이들이 갇힌 우물 안 개구리처럼 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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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마치 흥행과 예술은 처음에는 공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리건은 두 개 다 잡는 배우가 된다. 예술성과 흥행은 그리 멀지 않다고 말한다.

간절함으로 인하여 정성을 들이는 정도의 예술이냐 아니냐의 갈림길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즉, 우리가 흔히 보는 히어로물 영화는 양산하듯이 찍어내며 정성을 덜 들인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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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맺으며...


영화는 브로드웨이의 이야기를 블랙코미디로 표현한 영화이다.

'예술병'에 걸린 것 같은 브로드웨이의 연극배우들과 '돈맛'에 빠진 듯한 영화배우들이 직간접적으로 대립하면서 예술이 먼저인가 돈이 먼저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한다.

대중들의 기호의 선택이기에 돈이 많이 버는 것이 본질이다라고 얘기를 할 수 있으며, 대중들에게 예술에 대해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작품은 사실 그 자체로서 빛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A THING IS A THING, NOT WHAT IS SAID OF THAT THING
(본질은 말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자체다)


리건의 대기실 거울에 붙어있는 저 문구는 영화 전체의 상징을 나타난다.

예술은 그저 그 자체이고 구설수에 올라도 예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이 영화를 보고 각자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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