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옛날 옛적 서부에서'

1970년作

by N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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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영화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영화 제목이 '옛날 옛적 서부에서'로 해석이 되어있지만 우리에게는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으로 익숙한 영화이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만든 음악 또한 훌륭하게 어우러져서 영화의 깊이감을 더하였으며,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무성영화같이 깔끔하게 표현한 영상미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줄거리


'프랭크'와 그의 부하들은 돈에 눈이 멀어 맥베인 일가를 살해한다. 그리고 프랭크는 맥베인의 아내인 '질'을 협박하고 유혹해 맥베인의 재산을 가로채고자 한다. 다른 한편, 무명의 총잡이 '하모니카'가 나타나서 악인들을 쓰러트리면서 프랭크를 찾으러 다닌다. 그리고 결국은 최후의 싸움이 벌어진다.



캐릭터 테마곡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캐릭터별 테마곡이 있다는 것이다.

캐릭터별 테마곡이 무슨 흥미냐고 물을 수 있지만, 캐릭터별 상징하는 음악이 너무 적절하게 걸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씬마다 메인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서 적절한 음악을 썼다는 점에서 관심 있게 볼 부분이다.


하모니카의 등장에는 오로지 하모니카 소리만 나오게 하면서 호흡을 길게 하여 적들로 하여금 미지의 적이 존재함을 길게 인식하게 하여 상대를 압도할 것 같은 위압감을 주도록 하는 음악이 멋지게 나온다.

하모니카는 나타날 때마다 하모니카 독주 음악이 잔잔하게 울려 퍼지면서, 마치 주인공이 등장하기 전에 알려주는 전주곡처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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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엔은 초반에는 탈옥하여 악독한 악역처럼 나왔지만 그의 BGM은 통통 튀는 엉뚱한 음악이 깔려있다. 즉, 그는 소문처럼 악역은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질을 지켜주기 위해 몰래 숨어있는 행동이라든지 완벽한 악이기에는 애매한 그의 행동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매력이 잘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등장은 영화 전체적인 긴장감을 풀어주면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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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질은 슬픈 음악이 깔려있다.

그녀는 뉴욕에서 맥베인과 결혼을 하면서 그와 같이 살기 위해 서부로 온다.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어야 할 맥베인과 그의 자식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열차역에 사람들이 복작복작하지만 나중에는 아무도 없고 시간이 흐르는 것을 본 질은 외롭게 길을 나선다. 질은 홀몸으로 거친 서부시대를 살아가야 하기에 힒듬을 상징하듯 슬픈 음악이 깔린다.

이후 싸늘한 주검으로 있는 그녀의 남편과 자신의 자식 될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도 질의 모습에도 슬픈 음악이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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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의 등장에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깔린다. 처음 등장 씬에서 여러 명의 남자들이 대열을 맞춰서 걸어온다. 그러면서 유일한 생존자인 남자아이를 죽이기 위해 다가온다.

마치 거대한 악의 상징처럼 그는 아이를 죽이는 모습에서도 즐기는 듯한 모습으로 나오면서 거대한 존재감을 청각으로서 시각으로서 2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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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캐릭터별 배경음악은 영화 마지막 결투에서 더더욱 도드라진다. 프랭크와 하모니카의 결투가 벌어지면서, 둘의 음악이 서로 치고받고 싸우며 계속해서 대립하여 나타난다. 하모니카 음악이 씬의 마지막에 갈수록 더욱더 거칠어지고 음량이 커지면서 둘의 갈등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심지어 오케스트라 음악이 끝난 후에도 하모니카의 음악이 계속해서 깔리면서 하모니카의 서사를 얘기할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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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결투


레오네 감독은 무성영화감독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영상으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을 잘한다.

특히 유명한 프랭크와 하모니카의 결투장면을 살펴보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영화 중에 왜 하모니카가 프랭크를 그렇게 쫓고 본인 손으로 죽이고 싶어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가는 마지막에 되어서야 그 이유를 풀어주는 데 대사하나 없이 그 이유를 풀어낸다.


하모니카와 프랭크가 최후의 결투를 그려내는 과정 중에 하모니카를 중심으로 프랭크가 원을 그리면서 그에게 다가간다. 즉, 힘의 중심이면서 이 씬의 주인공은 하모니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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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우리는 하모니카의 머릿속이 궁금하기 시작한다. 왜? 그렇게 프랭크를 쫓고 있는가?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등 궁금증이 발생한다. 영화 내내 하모니카가 왜 프랭크를 쫓는지 힌트조차 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줌인을 하여 우리는 하모니카의 머릿속으로 들어간다. 역으로 프랭크는 왜 이 하모니카가 자신에게 이런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서로를 쳐다보는 장면에서 프랭크는 줌인이 되지 않고 클로즈업 상태에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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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의 얼굴을 보고 있던 하모니카에게는 저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실루엣이 보인다.

하모니카의 얼굴이 줌인이 되고 난 후 실루엣은 다가오면서 프랭크의 과거의 모습이 나타난다.

프랭크와 하모니카의 과거의 악연이 설명된다.


Keep your loving brother happy(형을 즐겁게 해 줘야지)


이 프랭크의 대사를 제외하고 단 한마디의 대사도 들리지 않고 그들이 서로 얽혀있는 악연의 매듭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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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투에서 하모니카가 승리한 후 프랭크가 물어본다.

Who are you?


그러나 하모니카는 말 대신 하모니카를 프랭크의 입에 물려주고, 프랭크는 그제야 과거의 악연이 있음을 기억난 듯한 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필자가 '버드맨'작품에서 설명했듯이 위에 있는 이가 더 큰 힘을 가진다고 말을 하였다. 이 장면에도 마찬가지다. 하모니카가 프랭크에게 결투에서 이기고 하모니카가 프랭크보다 더 우위에 있는 존재인 것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하모니카는 위에서 아래로 쳐다보고 프랭크는 밑에서 위로 쳐다보는 구도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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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맺으며..


이 영화는 서부영화의 상징적인 영화이다. 스파게티 웨스턴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며, 지금 보아도 모리코네의 음악과 레오네의 영상이 잘 버무려진 명작이다.

특히, 호흡을 길게 하면서 인물 간의 신경전을 발생시키기도 하면서 샷의 깊이감을 자유자재로 주면서 무성영화 특유의 영상언어가 절묘하게 나타난다.

꼭, 한 번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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