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어머님이 브래드 피트의 열성적인 팬이었다. 그래서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브래드 피트에 대한 영화를 많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한번 이 영화가 알고리즘에 떠서 보게 되었다.
줄거리
지루한 일상의 연속에 지친 '잭'은 출장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타일러 더든'을 만난다. 그리고 그날 저녁 집이 폭파되어 버린다. 그러자 머물 곳이 없어진 잭은 타일러한테 전화를 걸고 만난다. 이후 서로를 폭행하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에 재미를 붙이고 맨주먹으로 싸운다. 점차 그들처럼 폭력으로 분출하고자 하는 이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파이트 클럽이 만들어진다. 이 파이트 클럽은 어느새 커져서 '대혼돈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된다.
관음증
관음증은 타인을 훔쳐보는 이상행위를 얘기한다. 그러나 역으로 말하면 관음 하는 이들은 더 큰 힘을 가지는 이들이거나 더 큰 힘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이들이다. 우리의 선조들만 보아도 왕의 용상을 함부로 보지를 못한다. 그러나 역으로 왕은 그들을 훔쳐보고 쳐다보는 이들이다. 그렇기에 영화 중간중간에 관음 하는 듯한 행위를 보여준다.
잭이 초반에 아픈 이들이 모이는 클럽을 다닌다. 잭은 아프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이 가진 아픔을 훔쳐본다. 그럼으로써 잭은 자신이 힘을 가진 이라 여기고 수동적인 삶을 지닌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자신은 힘을 가진 존재라서 을이 아닌 갑으로서 삶을 잠시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말라의 존재가 거슬리기 시작한 것이다. 잭은 말라가 자신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힘을 뺏는 듯한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라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힘도 무너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러면서 다시 불면에 휩쓸리게 된다.
이후에도 대혼돈 프로젝트를 하는 과정 중에서도 그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디에나 있다고 경찰청장한테 얘기를 한다. 즉, 그들이 큰 힘을 가지고 있고 이를 뺏으려고 하는 경찰청장이 적으로 규정되었던 것이다.
타일러 더든은 경찰청장을 제압하고 말을 한다.
당신이 쫓는 건 당신을 보살펴주는 사람들이야. 우린 당신 끼니를 요리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전화도 연결해 줘 또 구급차를 운전하고 당신이 잘 때 지켜주지
즉, 우리는 어디든지 너를 지켜보고 있는 존재들임을 표현하는 대사이다.
이러한 부분은 마지막 영화가 끝날 때에도 잘 나타난다.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테러행위를 한 후 누가 그랬는지 밝히는 행동을 한다. 이유는 조직의 존재를 나타내고자 하는 행위다. 그와 반대로 '대혼란 프로젝트' 마지막까지 그들은 자신들의 조직의 모습이나 행동을 노출하지 않는다.
자위
자위는 인간이 하는 기본행위다. 유아들도 무의식적으로 소아자위등을 한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자위를 하는 여러 이유 중 하는 엔도르핀의 분비다. 엔도르핀은 신체의 '마약'이라고 불릴 만큼 기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고 해방감을 느낀다.
잭은 자신의 해방감을 느끼고자 무의식적으로 타일러라는 존재를 만든다.
이러한 자위같은 존재 타일러 더든은 잭이 바라는 인물이거나 또는 그의 야만성을 드러내는 존재다. 우리는 학교에서 사회화가 되어 간다. 잭은 그 사회화의 정석이다. 그와 반대로 타일러는 본능의 정석이다.
그렇기에 그런 본능은 누구나 가지고 있기에 타일러를 보는 이들로 하여 본능을 분출하게 되는 것이다.
타일러는 정석을 깨는 규격 외의 존재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타일러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마치 홈쇼핑 상품 설명하듯이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타일러가 카메라를 직접적으로 응시하여 말을 거는 행동을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스크린 밖의 관객들을 인식하지 못한다. 오로지 스크린 속 세상 속을 인지하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들이 자신을 쳐다보지 못함을 알기에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관찰자로서 쳐다보는 것이다. 그러나, 타일러는 아니었다. 자신을 쳐다보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그들을 쳐다보면서 예외의 연속성의 상징이다.
정석을 깨는 타일러의 모습에 다들 해방감을 얻고 싶어 하고, 자신이 억눌린 야만성을 표출하는 것에 동화되어 가면서 해방감을 느끼는 '대혼란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DVD를 전자파로 고장 내는 중이다.
음영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빛을 주는 방법은 주 조명(Main light)과 배경조명(Back light)은 비춘 후 완전히 그림자로 어두워진 부분에 필 라이트(Fill light)를 주어서 그림자가 안 보이도록 하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음영은 이러한 필라이트 또는 배경조명을 부족하게 주어서 그림자를 만들고 음영을 지게 한다.
그렇기에 음영이나 그림자는 인물들의 불완전한 모습 또는 불안정한 상황을 상징한다.
파이트 클럽에서 그림자와 음영을 통해서 불완전한 인물들의 모습과 불안한 상황을 잘 표현하였다.
처음에 잭과 타일러와 만나는 과정에서 불안정적인 만남을 상징한다. 갑작스러운 만남과 잭의 불안한 상태를 보여주었다. 이후 파이트 클럽에서도 서로 싸우는 장면에서도 불안정한 정도의 극대화를 잘 표현했다.
끝을 맺으며..
이 영화는 1999년에 만들었지만, 전혀 촌스럽지가 않다. 영화가 처음 개봉했을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으나, 2차 가공(DVD 등)에서 큰 흥행을 이룬 영화다. 단순히 싸우는 영화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때로는 자신의 야만성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본능과 이성과의 갈등 등 흥미롭게 표현한 영화다.
잭과 타일러는 동일인물이기에 주변인물들이 동일인물로 대하지만 잭은 제3자 같은 대사의 디테일에 다시 한번 소름이 끼치도록 계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