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화 '나를 찾아줘'

2014년作

by NoKi


필자의 생일인 7월 5일과 영화 속 사건이 발생하는 날이 7월 5일이어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정말 웃긴 계기로 보게 되었지만, 영화는 전혀 웃기지 않고 흥미로운 영화다. 단순하게 보면 결혼은 잘해야지! 이런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 이야기를 복합적으로 얽힌 이야기다.



줄거리


'닉'은 아내 '에이미'와 결혼 5주년 차다. 그들은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에이미가 준 결혼기념일 문제를 맞히는 게임을 한다. 그러나 이번 5주년 차는 다르다. 에이미가 실종이 된 것이다. 모두가 닉이 에이미를 살해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언론 또한 그렇게 얘기한다. 그러나 에이미는 사실 자살을 꾸민 것이고, 이후 이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눈(Snow)


영화 속 눈은 고립의 의미가 있다.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면 균일한 흰색이 배경에 내리면서 배경의 랜드마크를 흐릿하게 만들어 고립되어 있는 상태로 만들기도 한다. 또한 소리의 감쇠도 하기에 더욱 고립되어 있는 의미가 된다.


영화 초반에는 설탕이 눈처럼 퍼지면서 닉과 에이미가 둘 밖에 없으면서 사랑하는 연인들만 고립되어 있는 상태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고립이 단순히 나쁜 의미가 아니라, 서로에게 집중하는 상태임을 나타난다.



그러나 고립의 의미를 가지기에 주위에서 나를 보는 시선을 인지 못한다. 닉이 앤디하고 바람을 피우고 있을 때 눈에 오기에 서로에게 집중하기에 에이미가 쳐다보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즉, 완벽히 에이미를 제3자로 분리시킨 상태가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에이미는 어떠한 개입도 하지 못하고 돌아서 도망친다. 단순히 어둡고 거리가 먼 것으로만 표현한 것이 아니라 눈을 더하면서 심적인 거리감은 더 멀어진 것으로 연출했다.




우리는 신체적 부위 별로 심적인 상태를 표현하는 상징이 있음을 안다. 가령 거짓말을 많이 할 때는 코를 많이 만진다거나 입을 가리는 행위를 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 영화 중간중간 입술을 쓸고 턱을 만지는 행위는 무엇을 뜻하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개별적인 DNA차이는 있으나, 에니어그램 모델을 완성시킨 오스카 이차조(Oscar Ichazo)는 카르마 존이라고 하여 신체 심리 지도를 살펴보면 턱은 열등감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한다. 열등감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중 자신의 고유성의 불확실성에서 나온 부분을 다루었다.



에이미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어머니가 포장하여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책으로 발간하였다. 그러면서 에이미는 자신의 대한 정체성이 미확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현실과 자신을 이야기를 담은 것처럼 나온 '어메이징 에이미'는 괴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올린을 그만두었으나 바이올린 신동이 되고, 배구를 그만두었으나 배구 신동이 되어 있으면서 주위 사람들은 에이미에게 너의 생각은 어떻냐고 자꾸 물어보는 질문에 체념한 듯이 받아들인 태도를 보인다.


그렇기에 닉을 처음 볼 때 자신은 닉을 못 믿겠다고 말을 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확립이 안 된 상태의 자신의 본능을 표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정해진 것은 진실을 말할 때는 바로 턱을 가리고 말하는 둘만의 암호가 만들어진다.

갈등이 생기던 순간에도 에이미는 닉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과정 중에서, 닉이 에이미를 찾기 위하여 방송에서 나오는 장면 속에서 닉은 턱을 만지는 행위를 한다. 불확실한 정체성에서 시작된 표현이 나중에는 둘만의 고유한 정체성으로 바뀐다.


닉이 바람피러가는 것을 알고 에이미는 진실을 말해달라고 요구한다.
닉이 방송에서 에이미에게 보내는 장면




통제(Control)


이 영화를 보면 가장 흥미롭게 봐야 할 부분이 이 통제라는 부분이다. 통제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처음에는 닉이 부정한 행동을 한 것이 시발점이 되었기에 에이미의 행동은 정당해 보인다. 그러나 영화의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에이미는 그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되어있다. 오히려 닉을 기망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더욱 무서운 존재가 된다.

에이미는 신경증(내적 갈등이나 외부의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하여 심리적 긴장이나 증상이 일어나는 일종의 인격변화)의 대표적인 존재다. 그렇기에 외부에서 닉을 통제하고 자신이 놓인 상황에서 관찰하고자 하는 관음증으로 표출된다.




영화 속 에이미는 노트에 적은 내용과 독백을 하는 내용이 비교된다. 노트 속의 에이미는 자신이 연기한 에이미지만 독백하는 에이미는 통제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대로 바꾸는 여자라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자살을 꾸미고 더 이상 연기할 필요가 없어지자 에이미는 떠나는 차 안에서 자신이 노트에 적을 때 사용한 펜을 창 밖으로 집어던지면서 더 이상 닉이 알던 에이미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에이미는 생각하고 행동을 했다. 더할 나위 없이 그녀는 즐거웠고 그 모습을 행동으로 표현했다. 그렇게 오만하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에이미는 결국은 실수를 한다. 그녀가 처음에 즐거워서 행동했던 액션이 다시 한번 반복되면서 오히려 그녀가 먹잇감이 되도록 하는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이 통제하지 못한 상황을 겪으면서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닉이 사형당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나하는 에이미
골프를 성공하고 평소처럼 펄쩍 뛰다 돈주머니 떨어트리는 장면


이제는 설상가상으로 역으로 에이미를 통제하는 이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에이미가 데지를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연락을 취한다.

과거 데지는 에이미와 헤어짐으로 자살시도까지 할 정도로 그녀에게 집착했다. 그리고 에이미가 결혼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편지를 보내는 등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데지는 에이미보다 더 통제를 하고 감시하는 존재로 되어서 나타났다. 과거 그녀가 자신을 통제하려고 했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집에 CCTV가 가득하고, 그는 그녀가 자기를 통제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조종하려고 했다고 그녀에게 말을 한다.



데지는 역으로 에이미를 통제하기 시작한다. 중단발을 유지하던 에이미를 자신이 처음 봤던 사진 속 에이미로 헤어스타일이 바뀌고, 날씬하지 않았던 에이미에게 운동을 압박하고 하여 자신이 원했던 외모의 에이미를 1차적으로 통제한다.


영화 초반 에이미와 데지의 사건을 듣는 장면

이후 그녀가 닉이 인터뷰하는 모습을 혼자 보고 싶어 하지만 거절을 당하고 같이 보게 되었으며,

에이미가 먹던 수프도 데지가 뺏어가고, 에이미가 태블릿으로 뉴스를 보려 하자 태블릿도 뺏기 시작한다.

에이미는 그런 그의 행동과 통제당하는 상황에 놓이자 당황스러워한다. 그래서 수프를 뺏길 때, 태블릿을 뺏길 때 그녀의 행동은 프리징 되어 버린다.


이후 데지가 그녀의 옆에 계속 있겠다고 하자 그녀의 얼굴은 경직된다. 더 이상 그를 통제할 수 없음을 직감하고 오히려 자신이 통제당하는 입장이 되었음을 확실하게 깨닫는 표정이다.






결국은 그녀는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가 통제하고 있는 공간과 CCTV를 역으로 이용하여 데지를 죽이고 오히려 데지가 자신을 납치했다는 상황을 만들기 시작한다.

일부러 데지의 입술을 뜯고 옷을 헝클어트려서 그가 강제적인 행동을 했을 듯한 정황증거를 CCTV에 담아보고 이후 일부러 레드와인을 옷에 묻히고 CCTV 밑에서 그녀가 울부짖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CCTV의 사각지대에서 데지를 죽이고 마치 그녀가 극적으로 도망쳐 나온 모습으로 닉에게 돌아온다.


일부러 입술을 깨무는 장면
데지의 옷이 엉망이 되는 장면
데지의 입술에서 피가나고 그의 머리는 헝클어져있다.

데지가 떠나는 것을 본 에이미
레드와인을 옷에 적시는 에이미
CCTV가 보이는 장소에서 울부짖는 장면

에이미는 CCTV가 어디 있는 지 확인한다.
베게 밑에 숨겨진 칼을 꺼내는 장면
데지의 차를 타고 에이미는 닉 앞에 나타나는 장면


왜 에이미가 돌아왔을까? 닉이 진심 어린 사과를 방송으로 하였고, 그에 감동받아서? 그녀는 그렇게까지 남을 쉽게 믿지 못한다. 그녀가 가짜 실종사건을 계획 후 그녀가 떠날 때마다 청소를 하고 그녀의 흔적을 다 지우는 등 아주 철두철미한 사람이다.

결국 에이미는 자신이 통제하는 상황이 더 익숙하고 오히려 자신이 통제당하는 상황이 더욱 숨이 막혔음을 느꼈다. 데지는 자신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등 금전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의 상황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에이미는 자신이 을이 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였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이 통제 가능하다고 느끼는 닉이 더욱 나은 차선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데지를 납치범으로 몰아가고 일부러 자신의 몸을 자해하는 등 계획을 세우고 통제에서 벗어났던 것이다.




로봇 강아지


영화 중반에 나오는 로봇강아지는 에이미가 가짜 살인사건에서 이리저리 조종당하는 닉의 모습을 보여준다. 에이미가 경찰에 제보하여 창고에서 여러 증거물품이 나온다. 그리고 닉의 여동생은 구속당하는 등 닉은 마치 연극 인형처럼 에이미가 원하는 대로 조종당하고 있다.

이후 에이미가 데지를 죽이고 닉에게 돌아왔을 때, 방송인이 한 선물에서도 로봇 강아지를 닉에게 선물로 준다. 닉은 더 이상 에이미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보여준다. 에이미는 마치 확신에 찬 듯한 말투로 나랑 있어야 행복하다고 닉에게 말을 해주면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닉이 움직일 것을 암시한다.


에이미가 익명의 제보를 한 후 나오는 로봇 강아지

로봇 강아지를 화해의 선물로 주는 앵커


끝을 맺으며..


솔직히 처음 이걸 다 봤을 때 드는 생각은 '결혼 무서워서 하겠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닉을 연기한 밴 애플렉과 에이미를 연기한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력이 압도적인 영화다. 특히 에이미가 처음에는 엄청 사랑스럽게 웃던 그녀의 얼굴에서 점점 눈에서 초점이 없어지면서 그녀의 눈빛은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치정극인 스토리이기에 지저분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영화가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도파민 나오면서도 뒷맛이 깔끔한 영화를 찾는 이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화 '데몰리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