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자존감 위해 엄마가 지키는 원칙
큰 아들은 현재 중학교 2학년이다.
중학교 2학년은 악명이 높은 듯하다.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중2
베테랑 강사도 강의하기 어려운 중2
소문만큼 심하진 않아도 중 2 아들과 잘 지내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엄마 말을 잘 따라주던 큰 아이가 점점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 한 건 6학년 때부터였다.
그때부터 큰 아이와 나의 언쟁은 잦아졌다.
어떤 날은 새벽 1시가 되도록 예전 일까지 다 끄집어내서 서로에게 으르렁 거리기도 했었다.
엄마, 엄마랑 매번 이렇게
안 좋은 이야기만 하고 싸우고
너무 힘들어요.
새벽까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대치하던 아들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야. 이렇게
으르렁 거리면서 이야기를 해야 알지.
이야기를 해야 너도 내 맘을 알고
나도 니 생각을 알 수 있어.
진짜 문제는 말을 안 하는 게 문제야.
나도 이 과정들이 힘이 든다.
하지만 비껴간다면 서로가 멀어질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물러서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내가 절대적으로 지키는 원칙이 있다.
1) 아들의 말이 맞을 때 니 말이 맞다고 인정하는 것.
2) 내가 잘못했을 때 진심으로 아들에게 사과하는 것.
전반적으로는 엉망진창인 엄마이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며 협박을 하기도 하고 미친 xx 야라고 단전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폭발하기도 한다.
앞집 이웃은 늘 피해 다닌다. (나를 미친 엄마이거나 분노 조절 장애 엄마로 볼 것 같아서;)
치열한 논쟁이든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말싸움을 할 때에도 어른이 돼 가는 아들의 사고와 논리는 나보다 나을 때가 있다. 진심으로 아들의 말이 맞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절대 어디 예의도 없이! 라든가, 버르장머리를 운운하며 아이의 논리를 억압하지 않는 것.
이것이 내가 유일하게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엄마 노릇을 하게 하는 원칙 같은 것이다.
자식이 대들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어른과 맞설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들었다.
말대꾸를 하기 시작한다면 잘 크고 있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힘을 키우고 있는 과정인 것이다.
부모가 하는 어떤 말에도 네,라고 대답하는 것이 더 문제임을 안다.
다 안다.
아는 건 아는 거고 힘든 건 힘든 거.
냄새나고 지저분하고 웅얼웅얼거리면서 말해서 알아듣지도 못하겠는 중 2 아들이라도 사랑한다는 거.
그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