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수끄레: 주말 풍경 - 2015/06/14(일)
수끄레에서 가장 유명한 살떼냐를 맛 볼 생각으로 식당이 문을 연다는 시간에 맞춰 그곳으로 향했다. 일요일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려는 현지인들의 대기줄이 골목길 밖으로 까지 나와 늘어서 있었다. 기대에 부풀어 그 긴 줄의 끝에 서서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우리 순서가 돌아왔다. 살떼냐는 남미 다른 나라의 고기만두인 엠빠나다와 비슷하지만, 속을 싸고 있는 빵이 도넛처럼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바삭하고 만두 속의 풍부한 육즙에서 더 깊은 맛이 났다.
살떼냐 식당에서 나와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려고 시장으로 향하는데 무슨 기념일인지 모르겠으나 5월 25일 광장에서 군인들과 경찰들이 관악대 음악과 함께 퍼레이드를 하고 있었다. 훈련이 잘 안된 모양이었는지 상급자가 바쁘게 돌아다니며 계속 열을 잘 맞추라고 지시하고 있는데도 어린 병사들은 거리의 구경꾼들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퍼레이드에 집중하지 못했다.
퍼레이드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던 중 하나는 볼리비아 국기와 함께 들려져 있던 무지개 깃발이었다. 무지개 색으로 된 모자이크 형식의 깃발은 칠레의 아따까마 사막에서부터 봐 왔던 것이었는데, 인디오 부족 연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깃발은 이후 페루의 꾸스꼬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아마 국가를 초월한 인디오 부족들의 단합된 힘을 만들기 위한 어떤 조직이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소수 인디오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차별을 철폐하는데 앞장선다면 소수자와 약자들이 자신들을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내는데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다.
오후 들어서, 엊그제부터 아프기 시작한 배가 점점 더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몸에 있는 모든 것을 빼내려는 듯 심한 복통과 설사가 시작되었다. 원인을 찾기 위해 그동안 먹었던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리스트 업 해본 결과, 가장 의심스러운 원인은 뽀또시의 시장에서 사다 먹은 냉장 보관되지 않은 쇠고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픈 상황을 대비해서 한국에서 온갖 경우를 대비해 약을 한 보따리 챙겨 왔는데, 그중 배탈약을 꺼내서 엊그제부터 먹기 시작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저녁이 되면서 아이들은 급기야 5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드나들었고, 물 말고는 먹은 것도 없는데 그 물마저도 계속 쏟아냈다.
악몽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