샥슈카, 넌 또 뭐니?(3)

- 에그인헬

by Cha향기

https://www.youtube.com/shorts/2-EpaeBkg-g

날씨가 좋네요. 오늘은 또 뭘 먹을까요?
냉장고를 털어볼게요.

올케카세가 영상 첫머리에 하는 말이다.


주부들에게는 하루 세끼를 차리는 게 고역이다.

그러니 올케도 저렇게 말하나 보다.

해외 살이, 빠듯한 살림에 끼니를 해결하는 일은

매일 숙제를 부여받는 학생 심정 같겠다.


올케가 사는 집에서 보이는 뷰가 정겹다. 우리나라 시골 풍경과 흡사하다.

하늘이 잔뜩 찌푸리고 있는 걸 보니 영국인가 싶다. 그래도 날씨가 좋다고 하네.

[영상 캡처]

접어둔 파라솔과 테이블, 철제 야외용 의자가 다소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그래도 감성 돋는 뜰이다. 야트마한 펜스가 인상적이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다.

담장 너머에는 낮은 집 두 채가 나란히 있다.

그 바로 앞 언덕에는 초록 빛깔 나무들이 서있다.

저 언덕 너머에는 또 어떤 세상이 있을까?

가지 않은 길처럼 아련하게 느껴진다.

재빠르게 지나가는 미니밴이 보인다.

물어보나 마나 택배 차량일 것이다.

올케가 로켓 배송을 시켰으려나?

외국은 집이 뜨문뜨문 있는데 택배 회사에게 수지 타산이 맞을는지?

그 차에 dpd라고 적혀있다.

알아보니, dpd는 영국의 대표적인 택배 회사로, 국내·국제 배송 모두 지원한다고 한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택배 서비스가 대세인가 보다.


올케가 뜬금없이 "냉장고를 털어볼게요."라고 한다.

식비를 절약하거나 냉장고를 정리하기 위해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하는 '냉털'을 할 모양이다.


이참에 올케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염탐한다.

먼저, 숲에서 뜯어 만들었다는 명이 김치가 보인다.

그걸 보니 코끝이 시큰해진다.

이역만리 숲에서 명이 나물을 만났을 때 올케 마음은 어땠을까?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는 말이 있는데 고국에서 봤던 나물을 만났을 때 꽤나 설렜겠다.

영국에도 명이가 있구나.

한국에서 단골 반찬으로 먹던 김치가 그리우면

명이로 장아찌를 담그거나

김치를 담아 향수를 달랬을 것 같다.

명이 김치라는 말이 나오니

오래전에 봤던 영화 <미나리>의 장면이 떠올랐다.


할머니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을 개울가에 뿌리며,

"미나리는 잡초처럼 아무 데서나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다 뽑아 먹을 수 있다"라고 했다.

할머니나 영화 속 이민자 가족들은 미나리를 보며 향수를 달랬다.


또한, 닥종이 조형 작가 김영희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작가는 노스탤지어 향수병이 도질 때

민들레를 캐서 쌈을 싸 먹으면 그 병이 가라앉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뮌헨의 노란 민들레>라는 책을 출간했는 지도 모른다.


아무튼 영국 냉장고 안은 어떤 것으로 채워져 있을까?

야채칸은 우리랑 비슷하다.

그런데 샥슈카, 파마산 치즈, 이런 게 보인다.

샥슈카~ 도대체 넌 뭐니?

오늘의 요리는,


통밀빵을 구운 후에 치즈를 깔고 그 위에 계란 프라이를 올리는 샌드위치다.

거기까진 그렇다 치고, 샥슈카라는 것을 데워서 올린다.

마지막에 파마산 치즈와 파슬리 가루를 뿌리면 완성되는 요리다.


플래이팅 해둔 식탁 옆에 흔들의자가 살랑거리고 있다.

우리도 나이프와 포크를 세팅한 후에

뭐라도 좀 흔들며 감성 돋게 해 볼까?




우리 집엔 있어본 적 없는 샥슈카와 파슬리 가루를 구매했다.

샥슈카 만드는 법도 있긴 한데 일을 벌이기 싫어서 완제품을 샀다.

향긋한 허브와 토마토, 파프리카, 양파를 천천히 졸여

깊은 감칠맛을 내는 지중해식 소스란다.

이 샥슈카는 '갈릴리의 부엌에서 당신의 식탁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여기에 계란 몇 개만 넣으면 호텔 브런치가 되는,

고민 없이, 손끝에서 완성되는 완벽한 한 끼!라고 홍보한다.


[우측 아래 사진은 번역 렌즈로 번역한 화면이다.]

배송 완료된 샥슈카에는 외계어 같은 글씨가 빼곡하다.

그래서 '구글 렌즈'로 번역해 봤다.

한글로 '뚱뚱한 여자'라고? 영어로는 BERTA라고 한다.


영상에서처럼 구운 빵에 치즈 올린 후에 계란 프라이를 얹었다. 그 위에 데운 샥슈카 소스 뿌리고 파슬리 가루로 마무리했다.


이어서 에그인헬도 만들었다. 마치 지중해 근처 어드메에 여행온 듯이 집안 가득 그곳 향이 진동한다. 먹어보니 꽤 익숙한 맛이다. 우리가 파스타를 먹을 때 접하곤 했던 바로 그 맛이었다.


[샥슈카 샌드위치/ 에그인헬]
짜잔, 샥슈카 끼얹은 샌드위치와
에그인헬 완성!!


다음 요리는 '요거트에 빠진 시리얼'을 만들 예정이다.

평소에 시리얼은 안 먹는데 쉐도잉 쿠킹 하려면 오트밀과 시리얼도 사야겠다.


#샥슈카

#에그인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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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산치즈

#닥종이인형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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