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향기와 찬양Lim Mar 19. 2024

'휴양지룩'을 더불어 입고♪♪~

- 망고 먹고, 코코넛에 빨대도 꽂았어요♪♪~

푸꾸옥에서 첫날, 감동의 마사지를 받은 후에 '킹콩 마트'에 갔다. 푸꾸옥의 킹콩 마트는 웬만한 것을 모두 구입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한마디로 거대한 고릴라, 그 '킹콩'을 닮은 마트였다.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킹콩 마트]

킹콩 마트에서 나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야말로 있어야 할 것은 다 있었다. 사람들이 바글거려 계산하려면 한참 줄을 서야 했다. 그런데 한국말이 여기저기서 들려 한국에 있는 줄로 착각할 뻔했다.


우선 먼저, 여행 동안에 필요 것만 일단 사기로 했다. 지인들을 위한 선물은 돌아가는 날 다시 그곳에 들리기로 일정이 짜여 있었다.


"저는 여름옷은 안 챙겨 갈 거예요. 거기 킹콩 마트에서 사면된대요."

"라탄 가방과 모자도 거기서 살 거예요."


라고 딸이 말했다.



'엥, 모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쌔고 쌘 것이 옷인데 무슨 옷을 거기서 또 산다고? 집에 있는 티셔츠 반바지 몇 개 챙겨가면 되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도대체 이해가 안 돼.'


나는 속으로 구시렁댔다. 딸이 그러든지 말든지 옷을 잔뜩 쌌다. 모자도 챙겨 갔다. 딸 내외를 주겠다고 집에 있는 모자를 여분으로 챙겨갔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캐리어를 두 개나 가져가야 했다. 그런데 딸 내외는 캐리어 하나만 달랑 들고 왔다. 말 그대로 킹콩 마트에서 다 살 모양이었다.


킹콩 마트에서 가장 눈에  것은 '휴양지룩'이었다. 평생에 휴양지룩이라고는 입어본 적이 없었다. 즐비해 있는 옷을 보니 슬며시 나도 사고 싶은 맘이 생겼다. 각자 취향에 맞는 문양으로 한 벌씩 골랐다.


"엄마도 원피스 하나 골라요."

'난 원피스 잘 안 입는데...'


딸의 권유에 못 이기는 듯이 원피스를 하나 골랐다. 코끼리 무늬가 있는 것으로 샀다.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라탄 자를 보니 내가 쓰고 있던 모자가 후줄근하게 느껴졌다. 에라, 모르겠다. 인생 뭐 있나? 그런 심정으로 이것저것 모자를 써 보았다. 결국 맘에 드는 라탄 모자 하나를 샀다.


자외선 차단지수 100(SPF100)이나 되는 선크림을 킹콩 마트에서 판다고 했다. '바나나보트 선크림'이라는 것이었다. 튜브형, 스프레이형이 있었는데 우리는 스프레이형으로 샀다. 온몸에 뿜어 풍기려고...


컵 라면과 햇반도 샀다. 헉, 한국 사람이 푸꾸옥에 와서 한국산 제품을 사다니... 아이러니였다. 그런데 햇반은 결국 먹지도 못하고 버렸다. 숙소에 전자레인지가 없으니 햇반이 생쌀보다 먹기 힘들었다. 포트에 물을 끓여 세면기에 채우고 햇반을 담가두어 보기도 했으나 아무 소용없었다. 실패였다.


그다음도 계획에 있는 코스였다. 킹콩 마트 옆에서 망고를 사는 것이었다. 거기서 망고를 사면 맛있다는 정보를 딸이 알고 있었다. 망고 맛이 다 거기서 거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려니 했다. 40,000동에 큰 망고가 8개나 됐다. 우리 돈으로 2천 원 정도 주고 망고 한 보따리를 산 셈이었다.


망고를 사들고 객실왔으나 칼이 없었다. 리조트로 여행 갈 때는 과도를 챙겨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준비해 간 구급 세트에 있던 미니 가위가 한 몫했다. TV 프로에 나오는 자연인이 임시변통(臨時變通)으로 일을 헤 나가는 것처럼, 칼이 없으니 가위로라도 망고를 잘랐다. 망고를 잘 씻은 후에 가위로 칼집을 냈다. 킹콩마트 옆에 있던 그 과일 가게에서 망고 껍질을 벗겨서 잘라 주기도 한다는데... 딸 내외는 나중에야 그것이 기억이 났단다.


가위로 금을 낸 망고를 먹는 일은 각자도생이었다. 껍질을 벗기고 와그작와그작 통째로 베어 먹기로 했다. 사위와 남편이 싱크대에서 먼저 맛을 봤다. 그들은 기절하기 직전의 표정이었다. 남편은 맛있다는 말을 할 겨를도 없는 듯이 망고를 해치우고 있었다. <동물의 세계>에서 봤던, 먹이를 낚아챈 짐승들 같았다.


겁나 맛있어~♪♪~



아쉬운 것 없이 자란 사위가 저 정도로 맛있다고 하면 그 맛은 가히 짐작할 만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휴양지룩'을 다 함께 입고 망고를 맛있게 먹었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과일은 처음이었다.


스위트 망고~

애플 망고~


사위가 뭐라 뭐라 했다. 말인즉슨, 이 망고가 이렇게 맛있으면 스위트 망고나 애플 망고는 얼마나 더 맛있을까? 였다.


[영상을 보시면 침이 입 안 가득 고일 수밖에 없습니다.]


푸꾸옥에서는 대체적으로 휴양지룩을 입었다. 함께 패밀리룩을 입고 사파리에도 가고, 아쿠아리움에도 갔다. 사파리에 있던 동물들과 아쿠아리움에 있던 수많은 물고기들이 우리를 맘껏 구경했을 것이다.

[우리는 휴양지룩을 똑같이 입고 코코넛에 빨대를 꽂았다. 푸꾸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안터이 항에서 출발하여 메이룻 섬으로 호핑을 갔을 때도 우리는 휴지룩이었다. 호핑 했던 그 해변에서 코코넛에 빨대를 꽂고 주스를 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체험이었다. 빈원더스에서 분수쇼를 보면서도 코코넛 주스로 더위를 식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만 빨대를 꽂는 것이 아니었다. 

푸꾸옥에서 휴양지룩 입고 코코넛에 빨대 꽂으면 세상없이 재미있다.


이런 재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여행을 기획해 준
딸 내외가 참 고맙다.


#바나나보트 선크림  #킹콩 마트  #라탄 모자  #휴양지룩  


[유튜브 쇼츠 영상을 첨부합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gsVJ27-4LvQ



이전 04화 <1일 1 마사지!> 해 봤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