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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향기와찬양Lim Mar 26. 2022

노아는 마른하늘 아래서 '방주'를 만들었고,

- 내 동생은 건물을 짓는다

노아의 방주

  성경, 창세기 6장에는 노아가 하나님의 명을 받고 방주를 짓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방주를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노아는 나님의 명대로 잣나무로 방주를 짓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노아가 그 방주를 짓던 때는 마른하늘이었다. 비가 올 기미도 없었으나, 믿음으로 노아는 아직 보이지 않는 일에 경고하심을 받아 경외함으로 방주를 준비하여 그 집을 구원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세상을 정죄하고 믿음을 따르는 의의 상속자가 되었느니라(히브리서 11:7)라고 히브리서에서는 노아의 믿음을 칭찬한다.

여동생, 옥이

  여동생 옥이가 지금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그 소식을 간간이 전해 들으니 방주 짓던 '노아'가 생각났다. 노아는 묵묵히 마른하늘 아래에서 땀을 흘리며 방주를 만들었을 것이다. 동생은 지금 눈코 뜰새 없는 일상인데 지난 연말부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외벽공사를 마무리하는 단계]

  친정은, 5남매가 한 두 살 터울인데 모두가 동시에 학교에 다녀서 늘 빠듯했었다. 동생은 그런 집안 형편을 걱정하며 자기가 나중에 꼭 잘 살아서 형제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버릇처럼 말하곤 했었다.

  동생은 결혼 초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 동업자가 사업 자금을 들고 잠적하여 약 20년 정도는 허리를 펼 수 없을 지경으로 어려웠다. 월세방을 전전하면서 밑바닥까지의 삶을 경험했었다. 사는 게 바빠서 두 아들을 제대로 돌아볼 수 없었던 삶이었다. 부모가 일터에 나가 있는 동안에 두 아들은 스스로 챙겨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심성 좋은 부모의 DNA를 쏙 빼닮아서, 장남은 박스 포장 회사의 일을 하고 있고 차남은 새로 짓는 건물의 베이커리 카페를 맡아서 운영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의지의 한국인
[동생을 생각하며 썼던 시]

  동생 내외를 일컬어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첫새벽에 일어나서 일을 시작고 늦은 밤에 퇴근하며, 게으름을 피운 적이 없었다. 내가 보기에 이제는 적어도 동생네는'서민 갑부'다. 그래도 '처음처럼' 공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동생 내외가 살아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아온 사람들은 그들을 일컬어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말한다. 그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동생 부부와 같이 변함없이 성실한 사람들을 그렇게 부르는가 보다.


  동생네는 박스 포장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동생네가 궤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계기는, 대구 시내에서 유일하게 자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던 공장을 인수하면서부터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일이다. 계약금도 부족하여 동동거리던 일이 생각난다. 일은 그때부터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동생네는 숨 쉴 틈 없이 바빠지고 탄탄대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공장부지를 샀는데 그곳이 개발지가 되어서 땅값이 올랐다. 손대는 것마다 금싸라기처럼 변했다. 동생네는 형편이 닿는 대로 주위의 어려운 자들을 돌아보았다.

 선교사로 해외에서 사역하는 남동생네를 틈틈이 돕는다. 매달 미자립 교회를 후원고 있다. 친정어머니의 간병으로 형제들 간에 돈을 갹출해야 할 때가 되면 동생네가 큰 몫을 감당하여 어려움 없이 해결해왔다. 성실하게 살면서도 형제와 이웃을 돌아보는 일에 같은 마음인 그 부부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 건물을 짓는 중입니다

  동생의 박스 포장 공장 건물 바로 앞에 낡은 식당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덧니처럼 공장 앞 전경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그런데 그 식당 주인이 나이가 들어서 식당일을 접게 되었다. 동생네는 시세보다 높은 값을 쳐주고 식당 건물을 매입했다.


  매입한 그 식당을 헐고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외벽 공사는 거의 끝이 났고 지금은 한창 내부 인테리어 시공으로 바쁘다. 그 건물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알고 있다. 1층은 공장의 사무실로, 2층은 베이커리 카페로, 3층은 편백 가구(동생은 자신이 사용할 맞춤 침대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편백 침구와 관련하여 특허 출원을 했다.) 전시장, 옥상은 루프탑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들었다.

  그곳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동생네의 바람이다. 교장으로 막 퇴임한 오빠는 밴드를 이끌고 봉사활동을 다닐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다. 그 오빠에게 라이브 무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란다. 동생 남편인, 제부는 색소폰 동호회 회원이다. 그 팀들에게도 무대를 제공단다. 또 둘째 여동생의 딸 내외가 피아노를 전공한 석사인데 그들에게도 연주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또한 선교사 동생네가 사역을 끝내고 귀국하면 카페 매니저나 백가구 전시 일자리를 줄 예정이기도 하다.


  어릴 때 우리 형제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던 소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낱 보잘것없는 씨앗 같았던 동생의 꿈이 바야흐로 현실의 꽃으로 피어고 있다.


[꽃길 조성 중인 건물 전경]
노아는 하나님께 칭찬받았고 내 동생은 내가 칭찬한다


  동생은 자신에게로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주위를 돌아보며 이웃을 생각한다. 지금 건물이 완성되어가는 단계에서 이제는 그 주변 도로 개인 사비를 들여서 꽃길을 만든다고 했다.


" <옥이길>이라고 도로명을 지어라." 했더니,

"그걸 내가 지을 수 있나?"라며 괜스레 무심한 척한다.


  내 동생의 삶을 응원하고 칭찬한다. 멋진 인생이다. 건물이 완공되면, 카페 앞 강물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다. 긴 여행을 끝낸 자들처럼 잠시 여유를 누리고 싶다. 그때 마시는 커피는, 도로에서 풍겨오는 꽃길의 향내와 어우러져서 생애 최고 맛일 것이다. 힘들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동생과 마주 앉을 날이 멀지 않았다. 아직  이름도 짓지 않은 그 카페에 벌써부터 달려가고 싶다.

[건물 내부 모습 영상]
[완성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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