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엄마는 사람이다. 엄마가 하나님은 아니다.
그러나 때로 엄마는 하나님을 대신할 수도 있다. 어쩌면 하나님이 당신을 대신하여 엄마를 파송해 두었는지도 모른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엄마에게는, 그 누구도 할 수 없지만 엄마니까 해낼 수 있는 칩을 심어둔 모양이다.
지난 연말연시에 중증 환자인 아들이 응급한 상황으로 입·퇴원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 겪었던 일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엄마라서, 엄마니까,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이 일을 겪으며 내 속에 감추어져 있었던 자식 사랑이 무한대라는 것을 알게 되어 스스로 놀랐다.
활동지원사 S샘에게서 전화가 왔다.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다.
"감기가 심하게 온 것 같아요. 열이 38.8도까지 올라갔어요. 내일 출근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다행히 검사 결과는 독감도 코로나도 아니라고 하네요."
"그러셨군요. 힘드시겠네요. 그러면 주무신 후에 몸이 좀 괜찮으시면 출근하세요."
S샘은 매일 새벽 6시부터 낮 1시까지 우리 아들을 돌보는 분이다. 아무래도 S샘이 출근이 어려울 것 같아서 남편이 새벽부터 아들에게 갔다. 그런데 아침 8시경에, S샘이 좀 견딜만하다며 출근했다.
공교롭게도 그날부터 아들은 미열이 나기 시작했다. 가래도 슬슬 끓기 시작했다. 뭔가 조짐이 좋지 않았다.
아들은 13년째 중증환자로 병상에 있었지만 응급하게 입원한 적은 없었다. 항상 바이탈이 안정적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에
일진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 엄마 사랑
# 응급실
# 감기
# 고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