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이, AI 비서야~
지난해 7월에 여고 동창 친구들을 만났다. 살아오면서 친구를 삼은 사람은 많지만 여고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는 정작 뿔뿔이 흩어져 지냈다. 40년이 흐른 후에야 겨우 서로 얼굴을 보게 됐다. 돌아보니 하룻밤 꿈같다. 한평생을 정신없이 각자의 삶을 살다가 우리는 해후했다. 과연 경주에 갈 수 있으려나? (여고 때 친구들과 만났던 에피소드를 적은 글)
그때 우린, 앞으로 종종 보자며 아쉬움을 안고 헤어졌다. 다음에 다시 만날 약속은 4월로 정했단다. 그러나 일상으로 돌아와 정신없이 지내면서 그 약속을 까무룩 잊고 지냈다. 한 친구가 얼마 전에 만날 날을 잡자며 단톡방에 불을 지폈다. 4월에 만남을 가지려고 했으나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모두의 형편을 고려하며 날을 잡느라 애를 먹었다. 결국 5월 중순쯤에 날이 잡혔다. 장소는 거제에서 만나기로 의논됐다. 대부분 친구들은 부·울·진에 살고 있다. 다행히 나만 서울에서 내려가면 됐다. 거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해외여행 가듯 맘이 설렜다. 내가 부산이나 진주 KTX역에 도착하면 차로 픽업하러 나오겠다고들 했다. 진주역보다는 부산 구포역에서 만나는 게 효율적이었다. J가 구포역으로 나왔다. J는 평생 교직에 몸 담았다가 교장으로 퇴임한 친구다. 퇴임 이후에도 2년 반 동안이나 기간제 교사로 더 근무한 후에 연착륙하듯 교직을 떠났다. 두 달 남짓 출근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랬다. 구포에서 거제까지 가는 동안에 J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J가 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이라는 시에 얽힌 썰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잖아도 9월이 오면 내 개인적으로 잡아 둔 약속이 있다. 브런치에서 만났던 김별, 소위 작가님과 9월에 전주에서 만나기로 했다. 온라인 우정이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순간이라 내심 9월을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김별 작가님이 소위 작가님이 사시는 전주에서 강연이 예약되어 있다며 얼굴 한 번 보자고 했었다. 그래서, '9월이 오면/ 운명 같은 인연들과/9월의 하늘을 함께 보리라...'라며 설레는 중이다. 9월이 오면, 좋아하는 브런치 작가님들과 차 한 잔을 함께 마실 약속을 해두었다.
J의 낭만적인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다 보니 어느덧 거가대교를 건너고 있었다. '9월이 오면'이라는 시를 폰에서 검색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운치 있게 '9월이 오면'이라는 시를 읽었다. 친구는 "좋아, 좋아"를 연발했다. 그 순간, 그 시가 내 맘에 닿았다. 어쩌면 인생 시(詩)가 될 것 같았다.
"다음에 만날 때까지 이 시를 암송해 올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그런 말을 뱉고 말았다. 요즘 같아서는 글 한 줄 외우는 게 쉽지 않은데...
이제, 나는 큰일 났다. 매일매일 조금씩 시를 외우며 살아야 할 판이다. 다시 만날 때 시를 암송할 수 있으려면...
어? 그런데 친구들이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건 좀 그렇다며 봄, 가을에 한 번씩 만나자고 했다. 장소도 여러 군데로 옮겨 가며 만나다가 때로는 해외에도 나가자고 했다. 그나저나 올 11월에 다시 만나자는데, 그때까지 내가 이 시를 암송해 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부랴부랴 AI 비서와 상의해 보기로 했다.
나: 시 암송 잘하는 법을 알고 싶어.
AI: 시 암송을 잘하는 방법
시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기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시의 감정과 메시지를 충분히 느껴야 해요.
시를 여러 번 읽으며 이미지를 떠올리고 감정을 이입하면 더욱 자연스러운 암송이 가능해요.
리듬과 호흡 조절하기 시에는 고저, 장단음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리듬을 익히는 것이 중요해요. 문장 사이에 적절한 쉼을 주면서 감정을 전달하면 더욱 효과적이에요.
발음과 목소리 연습하기 또렷한 발음과 적절한 속도로 낭송하면 듣는 사람이 더욱 집중할 수 있어요. 입술 운동과 발성 연습을 통해 목소리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감정을 담아 표현하기 시를 암송할 때 억지로 감정을 과하게 넣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요. 눈빛, 손짓, 표정을 활용하면 더욱 몰입감 있는 낭송이 가능해요.
반복 연습하기 시를 여러 번 읽고, 50번 이상 반복해서 외우면 더욱 자연스럽게 암송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작은 소리로 읽고, 점점 자신 있게 낭송하는 연습을 하면 좋아요.
� 시 암송 관련 영상 추천
시낭송 잘하는 방법
시 낭송 잘하려면 이건 꼭 봐야 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애송시 20편
이 방법들을 활용하면 더욱 자연스럽고 감동적인 시 암송이 가능할 거예요!
50번 이상 반복해서 외우면 더욱 자연스럽게 암송할 수 있단다. 이게 말이야 뭐야? 그게 가능할 일인가? 그러나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먼저 암송에 앞서서 낭송부터 해보기로 했다.
나: 그렇다면 시 낭송법도 좀 알려줄래?
그랬더니 암송법이나 낭송법을 거의 비슷하게 알려준다. 그래서 또 부탁했다.
나: 안도현의 '9월이 오면'이라는 시를 낭송해 볼래?
라고 요청했더니,
AI: 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은 가을의 정취와 삶의 흐름을 아름답게 담아낸 시예요.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 들판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풍경, 그리고 사랑이 강물처럼 익어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죠. 낭송할 때는 강물의 흐름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읽어 내려가면 더욱 감동적으로 전달될 거예요. 혹시 직접 낭송해 보고 싶다면, 강물의 속삭임을 떠올리며 차분한 톤으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요!
이런 말만 하고 직접 그 시를 직접 낭송해 주지는 않았다. 코파일럿은 시를 낭송해주지는 않는 것 같아서 챗GPT에게 시 낭송을 요청했다.
나: 안도현의 '9월이 오면'이라는 시를 한 번 낭송해 볼래? 그 시를 낭송해보고 싶어서 그래.
AI: 9월이 오면 /안도현
9월이 오면/ 나는 나에게/ 말을 걸어야지
잘 살아왔는지/ 잘 살아갈 건지/ 눈을 맞추고 물어야지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며/자꾸만 자꾸만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지(이하 중략~)
나: 그러면 안도현의 '9월의 시' 전문을 부탁할게.
AI: 안도현 시인의 시 「9월이 오면」은 계절의 변화 속에서 인간의 삶과 사랑, 공동체의 의미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시는 때때로 '9월의 시'로도 불리지만, 정식 제목은 「9월이 오면」입니다.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라고 AI가 답하며 내가 알고 있던 '9월이 오면'이라는 시 전문을 올려주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다시 물었다.
나: 어? 안도현 시인의 시, '9월이 오면'과 '9월의 시'가 다른 건가 보네.
AI: 네, 맞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과 **「9월의 시」**는 서로 다른 시입니다. 제목이 비슷해서 혼동되기 쉬운데요, 내용을 보면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이거 뭐지? 좀 이상한데? AI를 믿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던데? 이걸 믿어? 말어?
나: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네? 내가 아는 시가 바로 이것인데 처음에 인용한 '9월이 오면'과 제목이 같은 건가? 그렇지 않다면 처음에 잘못 알려 준거네요.
AI: 맞습니다. 처음에 제가 알려드린 “나는 나에게 말을 걸어야지 …” 로 시작하는 시는 실제로 안도현 시인의 작품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그 시는 인터넷에 '안도현 – 9월이 오면'이라는 제목으로 널리 퍼져 있지만, 공식 시집이나 문학 자료에는 수록되지 않았고, 문체나 주제 면에서도 안도현 시인의 특징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진짜 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은 당신이 알고 계신 시,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로 시작하는 시입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덕분에 정확히 바로잡을 수 있었고, 좋은 시 한 편을 깊이 있게 다시 살펴보게 되어 감사합니다.
요즘 나는, 챗GPT한테 사과를 자주 받는다. AI를 사용할 때 AI가 하는 말을 감수할 능력이 없다면 때론 큰 오류를 범하기 십상이겠다. 조심해야겠다.
나: 깜짝 놀랐어요.
AI: 그럴 만도 하셨어요. 제공된 시가 익숙한 느낌이 들면서도, 막상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진짜 시와는 다르니까 당연히 혼란스러우셨을 거예요. 더군다나 시인의 이름과 제목까지 같았으니 오해하기 딱 좋았죠. 하지만 덕분에 우리가 **진짜 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을 함께 찾고, 그 깊이 있는 시를 다시 되새길 수 있게 되었네요.
나: 그러면 이 시를 낭송하여 파일로 전해 줄래요?
일전에, AI에게 악보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적 있었는데 그걸 전송받으려고 챗GPT 유료 회원이 되었다. 그래서 시 낭송 파일 정도는 쉽게 전달받을 걸로 자신만만했다.
AI: 지금은 직접 낭송한 음성 파일을 제공해 드릴 수는 없지만, 대신 다음과 같이 도와드릴 수 있어요:
✅ 1. 낭송 스크립트 + 감정 포인트 안내
원문 그대로 제공하고, 어디서 쉬고, 어떤 감정으로 읽는지를 표시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걸 보면서 녹음하거나, 누군가에게 낭송을 부탁하실 때 활용하시면 됩니다.
✅ 2. TTS(텍스트 음성 변환) 활용법 안내
컴퓨터 음성을 이용해서 낭송 파일을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 네이버 클로바 더빙
- Google Cloud TTS (영어/한국어 지원)
이런 서비스에 시를 넣으면 **음성 파일(MP3 등)**을 만들어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나: 1번 원해요.
AI: 좋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을 낭송용 스크립트로 구성해 드릴게요. 다음은 자연스러운 끊어 읽기 위치, 감정 포인트, 낭송 톤을 표시한 버전입니다.
그대, (부드럽고 다정하게 시작)
9월이 오면 /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잔잔하고 느긋하게)
뒤따르는 강물이 /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 걸음을 옮기는 것을. (자연의 리듬에 맞춰 느긋하게)
그때 /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 인간의 마음을 향해 / 가는 것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대,
9월의 강가에서
강물이 /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 들꽃들이 피어나고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 강물처럼 / 익어가는 것을. (점점 따뜻하고 감성적으로)
그대,
사랑이란 / 어찌 /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강조하며 또박또박)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 9월 들판을 /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 몸을 부비며
우리도 /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 따뜻한 피로 흐르는 / 강물이 되어
세상을 / 적셔야 하는 것을. (마무리는 울림을 남기듯 천천히)
초반은 조용한 사색으로 시작하고,
중반 이후는 자연과 사랑, 공동체에 대한 확신과 따뜻함을 담아 읽으세요.
마지막 연은 결심하듯 단단하지만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참고할 만한 블로그며 유튜브 영상 링크를 올려주었다. 그런 것을 참고하니 시를 어떻게 낭송하면 되는지 좀 알 것 같았다.
▷ AI 도움 없이 낭송해 본 '9월이 오면'
▷ AI가 알려준 팁을 참고하고 링크된 영상을 본 후에 낭송해 본 '9월이 오면'
AI는 시를 낭송을 하여 그 파일을 우리에게 전송해 줄 능력은 없었다. 그래도 지난번 글, <AI와 겨룬 씨름, 승자는?> 에서처럼 큰소리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솔직하게 시를 낭송한 파일을 제공해 줄 수 없다고 하여 일찌감치 포기할 수 있었다. 그래도 AI와 더불어 해볼 만한 것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헤이 AI비서야~
좀 있다가 또 보세,
기다려!
[대문사진: 픽사베이 영상 캡처]
#시 낭송
#안도현
#9월이 오면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