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꿈
내가 글을 좀 쓰는 줄 알았다. 그런데 브런치에 살아온 인생이야기로 작가 신청에 도전했는데 탈락하고 말았다. 바짝 긴장됐다.
“될 때까지 도전해 볼 거야.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라고 결심하고 재도전했다. 한순간 사고로 10년 넘게 세미코마 상태로 누워 있는 아들에 관한 사연으로 도전했다. 또 탈락이었다. 7전 8기라도 불사할 참이었다. 이어서 학교 현장에 있었던 이야기로 도전했다. 마침내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합격 메일이 당도했다. 브런치에서는 나만이 낼 수 있는 고유한 목소리로 내 삶의 현장을 그려내는 글을 찾는다는 것을 그때야 깨달았다.
그날로부터 쉬지 않고 글을 썼다. 브런치를 나의 창작의 무대로 삼았다. 그래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다. 그게 재미였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잖은가? 브런치는 나의 소소한 즐거움, 소소한 위로였다. 노래 Vlog도 집필하고, AI와 놀아보기도 했다. 디카시와 엔젤넘버시라는 것도 브런치에 연재했다.
나는 평범한 브런처(bruncher)이다. 600편이 넘는 글을 부단히 써서 발행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브런치에서 읽기를 더 많이 했다. 그래서 작가라기보다 ’브런처‘라고 네이밍 하고 싶다. 브런치에서 읽기・쓰기를 연마한 것이 밑바탕이 되어 지난해는 디카시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올해는 수기 공모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리고 브런치 글을 많이 읽다 보니 독해력이 늘었다.
그러나 브런치에는 글을 잘 쓰는 작가님이 엄청 많다. 브런치 작가를 피라미드로 세운다면 나는 가장 바닥에 있는 셈이다. '요즘 뜨는 브런치북‘을 보면 아주 쉽게 술술 읽히는 글을 쓰는 분이 많다. 반면에 천의무봉의 글을 쓰는 작가도 꽤 있다.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백의종군인 듯하다. 그래도 맘은 편하다. 작가들은 대부분 출간을 꿈꾸고 브런치를 통하여 출판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길 원할 것이다. 그러나 난 좀 다르다. 그 부분에 간절함이 적다. 종이책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맘이다. 76만 회가 넘는 내 글 조회수는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이런 깨알 같은 통계를 접하는 글쓰기 플랫폼은 브런치의 매력이기도 하다.
어떤 글 한 편을 읽게 되면 그 브런치북을 정주행 하여 완독 하는 방식으로 글을 읽었다. 그런 방식으로 읽으니 글을 쓴 작가와도 쉽게 소통이 되었다. 브런치는 나의 '글 마실'이자 쉼터며 소통의 장이다. 내 글에 달린 댓글이 주는 에너지는 의외로 컸다. 그래서 극 T였던 내가 공감 능력을 많이 길렀다. 어려움이 있었던 사람 관계에 관한 글을 쓸 때는 나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었기 때문에 놀라운 치유를 받았다. 글쓰기는 어휘와 생각을 뜨개질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내재하였던 혼란을 정돈해 주었고 힐링이 되었다.
브런치는 내 인생 로그가 되니 소소한 즐거움이고 소소한 위로가 되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텐션으로 다양한 글을 읽을 것이며 또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것이다. 그것으로도 족하다. 그게 브런치를 향한 나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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