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글의 열린 결말.
#2025.10.24
너무 많은 글을 썻다가지웠다. 오래전의 솔직이 오늘의 나를 갉아먹는 기분이 든다. 많은 것들을 해결했지만 더 많은 것들을 해결해야하는 밤이다. 오늘의 글은 읽히기위해서라기 보다 기록하는 감정이 붉어지는 순간이다. 그리하여 오늘의 나도 눈이 붉어지려나. 고맙고 미안하며 서운하고 미련한 날이다. 나의 당신들을 위해 마음을 남긴다. 오늘의 감정의 해체 후 재조립은 조금미뤄둔다. 목격자분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언젠가 너에게 닿길 바라며. 나도 그만 울길 바라며. 오래전 글을 다듬으며 짧은 편지를 남긴다.
#1. 삶의 목격자
나는 습관처럼 내 인생에 모든 비밀을 알고있는 사람을 한명씩 남기곤 한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그 시기의 삶의 목격자라고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나와 이해관계에 얽혀있다. 그 이유는 무의식의 본능처럼 남아있는 억울함이나 답답함이 기저에 있기에, 내 근처에 있는 사람이 삶의 목격자가 되고는 한다. 예전엔 나와 일면식도 없는 모르는 사람에게 마음을 풀곤하였지만 요즘엔 그럭저럭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적당한 공감과 알맞은 질문속에 나의 마음을 풀고나면 반은 상대방이 가져가주기에, 너무 자주 얘기하진 말아야겠다 라는 미안함이 든다.
그럼에도 다쓴 글을 지우며 짧은 편지만 남긴다. 오늘만은 비겁함이 솔직함을 이긴 밤이기에.
#2.편지
저는 글에서 만큼은 솔직한 사람입니다. 그 만큼 우울을 내비치고 전염시키는 사람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저의 솔직함은 후련함보다는 죄책감이 큽니다. 왜 그런말을 했지 라는 후회보다도 앞으로 이사람이 날 안타깝게 생각하여 자꾸 희생하려고하면 어쩌지 라는 잘난척도 큽니다. 가끔은 당신이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라서, 그런 말들은 나의 우울에 전혀 상관은 안한다는 말도 듣고 싶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나는 당신도 사람이기에 혼자일땐 무겁고 슬퍼할까봐를 걱정합니다. 당신이 힘듦을 내색하지 않는 것 같기에, 나같은 것들을 느끼며, 당신이 고단함을 이야기한대도 나 같은 것들을 느낍니다. 그렇기에 저는 빈도나 강도 같은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힘들 때 늘 당신같은 사람을 찾기에, 당신도 힘들 때는 가끔씩 날 찾아와주길 바랍니다. 우리가 힘들 때 만나서 더 우울하자는 이야기보다는, 힘들때는 서로를 찾아서 서로 의지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빈도가 내가 당신을 찾는 순간보다 당신이 날 찾는 순간이 정말 조금만 더 자주 있길 바랍니다. 그런 순간속에서 나도 희미하게 웃음을 빌미삼아 힘든 얘길 꺼내보겠습니다.
당신이 가끔 나에게 "궁금한게 있어요" 라는 말이 늘 기대되는 건 어떤 질문을 해주기에 내가 더 솔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당신이 날 찾기전까진 찾아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부담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에게 늘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언젠간 날 꼭 찾아와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