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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균 여행기자 Jul 29. 2019

아픈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

성지 예루살렘 #4


모든 국가의 역사에는 아픈 시간이 존재한다.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으며, 그 아픔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 국민들은 과거를 이겨내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의 저명인사들이 다수 묻힌 헤르츨산 근처에 위치한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

3,000년간의 긴 역사와 함께한 예루살렘에는 다양한 시간과 문화가 공존했으며, 기록돼 있다. 그 중에서도 100년도 채 안 된 큰 아픔은 여전히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해 자행된 600만명의 유대인 학살은 특히 더 그렇다. 그들은 어떻게 아픔을 기록하고 치유하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Yad Vashem Holocaust Museum)을 찾았다. 이 공간은 유대인 학살로 인해 희생된 자들을 영원히 기억하는 추모공간으로 이스라엘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방문해 당시의 시간을 나눈다. 


야드 바셈은 ‘기억’과 ‘이름’을 뜻하는 히브리어의 합성으로 나치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억하자는 의미다. 이곳은 시오니즘 운동의 보급을 도모한 유대인 작가 헤르츨(Herzl)의 이름이 붙은 헤르츨산(Mount Herzl) 근처에 자리 잡았는데, 헤르츨산에는 이스라엘의 저명인사들이 다수 묻혀 있다. 그만큼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이 산의 의미도 상당하다. 또 야드 바셈에는 오스카 쉰들러 등 유대인들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그들의 이름을 딴 나무도 심어져 있다. 

야드 바셈이 영적이고 문화적인 공간으로 알려진 데는 주제의 무거움을 잘 담아낸 공간에 있다. 박물관은 삼각형 동굴 형태로 지어졌으며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시대 순으로 배치했다. 관람객은 나선형으로 만들어진 전시관을 따라 점차 홀로코스트가 자행됐던 그 시대로 빠져드는데, 한 걸음 한 걸음 딛을수록 시대와 교류하는 인상을 갖게 된다. 


특히 아우슈비츠에서 버려진 신발을 보며 때로는 울컥하고, 나치 주요 인물들의 모습을 보며 분한 마음을 표출하기도 한다. 또 희생된 그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꾸며진 공간과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는 등 야드 바셈에서 유대인들이 느꼈을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나치에 의해 살해된 이들을 빼곡히 기록해 놓았다

모든 전시가 끝나 출구로 나가면 환한 빛과 광활한 산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어두운 박물관과 대비되는 구성으로 어둠의 역사를 끝내고 희망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표현했다. 결국 야드 바셈을 통해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둠에서 빛으로 일어설 용기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예루살렘 여행+

이스라엘 박물관(The Israel Museum, Jerusalem)


박물관은 고고학관, 유대학관, 성서관, 사해사본관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해 서안의 쿰란 동굴에서 발견한 구약성서 사본 및 유대교 관련 문서들이 배치돼 있는 사해사본관이 특히 유명하다. 사해사본관은 흰 둥근 지붕 덕에 이색적인 건물로도 유명한데 사해문서 발견 당시 사본이 들어 있던 단지 모양을 본떠 제작했다고 한다. 흰 둥근 지붕 건축물은 반대편에 있는 네모난 검정 조각품과 대비를 이루는데 흰색과 검정색, 네모와 동그라미를 통해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표현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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