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인코스 포토그래퍼
2022 피니쉬라인 통역/안내 자원봉사
2023 피니셔
뉴욕시티 마라톤 경험자가 알려드리는 뉴욕시티 마라톤을 즐기는법. 오늘은 뉴욕마라톤 첫 참가자를 위한 팁을 대방출 해보겠습니다.
(내일은 구경할때 알아두면 좋은 팁을 방출하겠어요)
테이퍼링, 카보로딩 등은 개인의 훈련 스타일에 맞게 진행하면 되고, 가장 중요한것은 잠을 많이 잘 것. 특히 해외참가자로 한국에서부터 출발해서 뉴욕에 체크인 한 경우에는 시차로 인해 잠을 더 못자기 때문에 일주일 전에 충분히 자 두는것이 좋다.
대회 당일날은 출발선까지 가는 길이 멀기때문에 굉장히 일찍 일어나야한다는걸 명심할 것.
대회 규모가 큰만큼 엑스포가 아주 성대하고 볼거리도 많은데 절대로 여기서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 가능하다면 엑스포가 오픈되는 목요일에 방문하는것을 추천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것이 좋다.
특히 올해 엑스포가 오픈되는 목요일은 10월 31일 할로윈이라서 뉴욕시내에서 큰 행사도 많은데 모처럼의 기회이므로 할로윈 행사도 만끽하려면 엑스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것이 좋다. 행사장 자체도 굉장히 넓고 크기때문에 배번만 수령하고 바로 나와도 꽤 지친다.
그리고 이 엑스포에 포토존이 많아서 배번을 들고 사진도 많이 찍는데 여기서 배번을 분실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니 꼭 주의! 또 주의해야한다.
피니쉬라인에서 수령할 짐가방이 있다면 대회 전에 맡겨야한다는것도 잊으면 안된다. 뉴욕마라톤은 당일날 짐을 맡길 수 없으므로 피니쉬라인에서 꼭 필요한 것들(갈아입을 옷이나 리커버리용 드링크, 마사지 용품 등 개인 선호에 따라) 물품이 있다면 반드시 가이드라인에 맞게 챙겨 미리 맡겨야한다.
대회 당일날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하는데 숙소가 어디든간에 출발선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배번에 적힌 페리 배정 시간대로 맨하탄에서 스테튼 아일랜드 페리에 탑승 할 수 있다. 페리에서 내린 후에 다시 버스로 스타트빌리지까지 이동한다는것도 염두해두어야 한다.
대회 당일 스테튼 아일랜드는 하이 시큐리티 구역으로 설정되어 배번을 단 실 참가자 이외에는 아무도 들어갈수 없다. 응원을 위해 함께 온 친구와 가족도 스타트 빌리지에 들어 갈 수 없음을 명심해야한다. (페리부터 탑승 불가, 육상교통으로 오는 경우 스타트빌리지 앞까지 갈 수 있음)
또한, 스타트빌리지에 가지고 들어가는 물품은 미리 지급된 투명한 비닐봉투에 들어가는 것 만 가능하며, 이때 가지고 들어간 물품은 스타트빌리지에 두고 나오거나 몸에 소지하고 달려야한다는것도 중요 포인트다. 스타트빌리지에서 짐을 맡아 피니쉬라인으로 보내주는 서비스가 전혀 없으므로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들어가야한다.
추천하는 소지물품은 평소 레이스데이에 먹는 음식을 챙기면 좋고, 스타트 빌리지 안에 던킨도너츠가 나와 뜨거운 물, 커피, 차, 도넛과 베이글을 나눠주긴 하는데 중요한 날이니만큼 평소에 먹던것을 가져가는것이 가장 좋다.
물과 스포츠드링크도 충분히 제공되긴 하지만 선호하는 음료가 있다면 지참하는것이 좋다.
대기시간이 길고 대회복 차림으로는 춥기때문에 보온을 위한 겉옷도 꼭 챙겨야한다. 단, 이 겉옷도 외부로 이송해주지 않기 때문에 스타트 구역에 벗어두고 나올것을 고려해 고르는것이 좋다. 수거된 옷은 기부 및 재활용되고, 스타트 구역인 스테튼아일랜드는 섬이라서 춥기 때문에 충분히 보온에 신경쓰는것이 좋다.
내가 피니쉬라인 자원봉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핸드폰좀 빌려줄 수 있으세요?" 였다. 대회 규모가 큰만큼 주변 사람이 많아 주로에서도 배터리가 빨리 닳는데다가, 스타트빌리지와 피니쉬 구역은 더욱 혼잡해 아예 전파가 잡히지 않는다.
스타트 구역에서 일행과 헤어질 경우 '핸드폰으로 연락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면 다시 못 만날 수 있으므로 약속장소를 미리 정해두는것이 좋다. 출발을 앞두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연락을 하고 응원을 받고싶지만 거의 불가능하다고 각오해야한다. 일단 출발하고나면 어느정도 전파가 잡히지만 주변에 러너가 많고 구경꾼도 길에 빽빽해서 통신사에 따라 잘 안 잡힐 수 있다.
핸드폰은 출발 전 대기시간에는 꺼두는것이 오히려 좋을 수 있고, 피니쉬 후에도 시큐리티 구역 밖으로 나갈때까지 거의 터지지 않으므로 가족이나 친구를 만날 계획이라면 미리 장소를 정확히 정해두는것이 좋다.
시계 역시 마찬가지인데 특히 애플워치의 경우 코스 중간에 방전되어 꺼지기 때문에 출발 전에는 배터리 절약을 위해 전원을 꺼두는것도 좋다.
한국의 JTBC 마라톤의 경우 풀 참가자수가 15000명인데, 뉴욕마라톤은 전체 참가자가 5만명이며 5개의 웨이브로 나눠 출발한다. 1개 웨이브당 평균 만명인데 이 모든 참가자가 약간의 시간차는 있지만 스타트빌리지에 한번에 몰린다.
구경꾼도 상상이상으로 많은데, 흔히 광고 사진에 나오는 양쪽으로 빼곡한 구경꾼의 모습은 어느 한 구간만 그런것이 아니라 정말 42km 내내 그렇다는게 놀라운 점. 구경꾼이 못 들어가는 스타트 구역, 피니쉬 구역, 그리고 다리 위를 제외한 모든 코스에 빼곡하게 양쪽으로 사람이 있다.
또 하나 뉴욕마라톤의 특징은 피니쉬 후 시큐리티 해제구역까지 나가는 (워크오프) 거리가 굉장히! 길다는 점이다. 대회규모가 크기 때문에 유동인구 분산을 위해 스타트 라인도 3개로 나눠져있고 피니쉬 후 워크오프가 길게 설정되어 있다. 워크오프에서는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야하는데 이미 풀마라톤을 피니쉬 한 상태에서 쉽지 않다. 첫 출구까지 약 1km, 가방 픽업 구역까지 2km정도.
만약 피니쉬 후 너무 위급한 상황이라면 메디컬을 요청 할 수 있고, 메디컬까진 아니어도 도저히 걸을 수 없다면 휠체어를 요청 할 수 있다.
뉴욕 마라톤 트래킹 앱은 배번에 붙어있는 칩으로 러너가 출발했을때, 5Km마다 있는 체크포인트를 지났을 때 알림을 준다. 단, 가족과 친구들이 이 앱을 이용해 트래킹 할 경우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앱에 나오는 러너 위치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이고 예상 피니쉬타임은 단순한 평균치다. 가족과 친구를 코스 어느 지점에서 만나기로 했다면 트래킹 앱은 정확한 위치가 아님을 인지해야하며, 만약 시계가 가민이라면 리얼타임 GPS 링크를 이용하길 추천한다.
하지만 이 앱에도 유용한 점이 하나 있는데 러너 @@가 출발했습니다. 러너 @@가 5Km 지점을 통과했습니다. 등등의 알림과 당연히 러너 @@가 피니쉬했습니다 라는 알림이 오는데 거기서 끝이 아니고 러너 @@가 센트럴파크 밖으로 나갔습니다. 까지 나온다는 점.
위에도 설명했지만 워크오프가 굉장히 길고 피니쉬 후에는 뛰는게 아니라 걷는거라서 친구나 가족을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도착할 시간을 예상하기가 어렵다. 이때 센트럴파크 밖으로 나갔습니다 알림을 참고하면 유용하다.
뉴욕마라톤은 참가자도 많고, 보스턴처럼 준 엘리트만을 위한 대회도 아닌 대중적인 마라톤이지만 애석하게도 코스는 대중적인 수준이 아니다. 월드 메이저 중에서 거의 탑 급으로 힘든 코스인데 또 하나 애석한점이 뒤로 갈수록 더 험해진다는 점이다.
초반 하프는 지대가 평평한 브루클린이지만 후반 하프는 긴 다리도 있고 언덕이 심한 센트럴파크로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절대 쉽지 않은 코스다. 물론 이 점은 훈련 과정에서 충분히 인지하고 대비 훈련을 하셨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전코스 차량 완전통제, 전코스에 빼곡한 구경꾼의 열기 (미국사람들은 달리기 구경하는걸 정말 정말 좋아한다), 세계 최고의 마라톤에 참가했다는 기분이 합쳐지면 훈련때보다 오버페이스를 하기 쉽다. 특히 초반 하프가 지형이 평평하기때문에 코스 전략에서 실패하는 사람이 많다. 이 코스에 해당하는 거리를 종종 뛰는 현지 거주자들도 대회날의 열기에 깜빡 오버페이스를 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비일비재한, 참으로 위험한(?) 코스다.
올해는 현재까지 정황상 대회날 날씨도 적당할 듯 하고, 시내에는 벌써 코스에 해당하는 도로에 깃발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유서있는 대회인만큼 주최측도 빈틈없는 준비를 하고있다.
뉴욕마라톤. 월드 메이저 6 대회 중 하나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바지만 그 어떤 메이저 대회보다 특별한 열기와 감동이 있음을 자부할 수 있다. 러너 비 러너 할것없이 모든 뉴요커가 일년 내내 기다리는 축제의 날이며 5만명의 러너 한명 한명에게 최고의 찬사와 뜨거운 박수를 보낼 준비가 되어있다.
러너는 세계 최고의 마라톤을 뛴다는 자부심으로, 시민은 이 최고의 레이스를 개최한다는 뿌듯함으로 24시간 함성이 꺼지지 않는 잊지못할 하루를 약속한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꿈의 레이스인만큼, 코스전략과 대회당일의 변수 없이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완주하시기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