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일본 여행 갔을 때 호기심이 생겨 책방에 다녀온 적이 있다. 참고로 필자는 일본어를 못하기에 무슨 말인지 모를 책들만 구경하다 왔다. 그래도 그 속에서 느낀 건 '참으로 퍼즐에 관한 책이 많다'였다. 스도쿠, 낱말풀이 같은 퍼즐 핸드북이 꽤 많이 보였는데, '지하철 타고 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그중에서도 일본장기 쇼기에 관한 책 코너가 있었고, 외통수 문제풀이(외통수를 츠미라고 한다) 퍼즐책이 있었다. 오늘은 쇼기판(将棋盤) 읽는 방법부터 알아볼 건데, 이걸 익히면 앞으로 쇼기 퍼즐책도 잘 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읽는 방법은 매우 쉽다.
가운데가 쇼기판이다. 가로 9칸, 세로 9칸으로 총 81칸이다. 가로는 우측에서 좌측으로 갈수록 아라비아숫자가 커지는 1~9로 쓰고, 세로는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한자가 커지는 一 ~ 九로 쓴다. 1) 가로좌표, 2) 세로좌표, 3) 장기의 첫 글자를 조합해서 표기한다. 예를 들어, 아래쪽 비차(飛車)의 위치를 표기한다고 보면 [2八飛]라고 쓰는 것이다.
좌우에 있는 사각형은 포획한 장기을 두는 곳, 즉 코마다이다. 코마다이에 대한 설명은 지난 글 [일본장기만 있는 규칙] 편을 참고해 주기를 바란다. 포획된 말은 쇼기판에서는 사라지지만, 코마다이에 위치한다. 마치 야구의 대기석 같이 말이다. 그리고 다시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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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쪽을 보면 한자가 거꾸로 되어 있다. 왜일까? 그건 쇼기의 장기말은 방향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쇼기에서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쇼기말의 방향성이다. 오각형이 앞으로 뾰족하게 향하는 방향이 공격방향이다. 위 쇼기판의 표기에서 오각형의 형상까지 전부 묘사하면 복잡하기에 보통 한자의 방향으로 구분한다. 즉, 실제 쇼기에서는 한자가 거꾸로 된 위 장기말들은 아래를 향해있고 한자 역시 거꾸로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쇼기는 두 사람이 서로 한 번씩 번갈아 가며 둔다. 그럼 먼저 둔 사람과 나중에 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까? 먼저 두는 사람(선수)과 나중에 두는 사람(흑색)은 서로 색을 달리하여 표기한다. 그렇다고 아무 색은 아니고 무채색의 가장 대표적인 검은색과 흰색을 사용한다. 선수는 흑색, 후수는 백색을 사용하는데 이는 바둑도 같은 룰이다. 단, 쇼기는 바둑과 달리 동그란 말을 사용하지 않으니 동그라미로 표시하지는 않고, 보통 삼각형으로 표기한다.(장기말 모양인 오각형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선수는 ▲, 후수는 △로 구분하며 표기의 가장 앞에 쓴다. [▲2八飛] 이렇게 말이다. 너무 쉽고 직관적이다.
자, 이제 위치를 표기하는 것은 알겠는데, 쇼기는 장기말이 이동하지 않는가. 이동은 어떻게 표기할까? 선수/후수와 좌표 표시를 장기말의 시작점이 아닌 "도착점"으로 인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선수에서 비차(飛車)가 왼쪽으로 1칸 이동하고, 후수의 비차(飛車)가 오른쪽으로 1칸 이동한다면 어떻게 표기하면 될까?
선수의 경우 시작점 ▲2八飛가 아닌, 도착점 ▲3八飛로 쓰면 된다. 마찬가지로 후수의 경우도 시작점인 △8二飛가 아닌, 도착점 △7二飛로 쓰면 된다. 너무 쉽고 직관적이다.
아주 천천히 쇼기를 알아볼 생각이다. 돌 하나하나 쌓는 느낌으로 말이다.
다음엔 장기말에 대해 하나씩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