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태오가 평소에 안 쓰던 모자를 갖고 온다. 겨울이라 비니를 위주로 썼다. 그런데 뜬금없이 노란색 캡모자를 건넨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자기 머리를 치며 쓰겠다고 손짓한다.
“태오 모자 쓰는 거 싫어하잖아~” 안 하던 행동이 귀여워 모자를 씌워주며 말했다. 태오는 배시시 웃으며 좋아한다. 스마트폰 셀카모드로 보여주니 맘에 드는지 “이~이~” 옹알이를 하며 흡족해한다. 나르시시즘이 분명하다.
잠시 뒤, 양말을 가져온다. 뭐 양말은 태오가 원래 좋아하니까. 심심하니 양말을 신겨준다. 이번에는 안 입던 후드집업도 가져온다. ‘안 입던 옷을 왜 가져올까 ‘, ’이 옷이 맘에 들었던 걸까?’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갑자기 현관문으로 달려간다. 신발을 쓱 보고 나를 쳐다본다. ‘아 나가고 싶은 거구나’ 태오가 왜 옷을 가져왔는지 깨닫는다. 자기 딴에는 이 정도 갖춰 입으면 나가도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현관문에 서 있는 태오를 데리고 와 패딩까지 입힌다. 신발을 신기고 유모차에 태운다. 며칠 전부터 앞보기로 바꿨더니 맘에 드나 보다. 왼발을 동동 구르며 산책길을 지난다. 자동차도 구경하고 산책 나온 강아지한테도 손짓한다. 이게 편하고 좋은지 안 내려오겠다고 헌다. 뭐 언젠가는 내려서 돌아다니는 걸 더 좋아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