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공공 부문에 지원한다면 해줄 말
입사하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나는 학교 선배에게 들었던 말이다. 그땐 이 말의 의미를 몰랐다. 조금 더 일찍 깨달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랬다면 지금 전공을 포기하고 다른 분야에 도전했을 것 같다.
왜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하는지 예상은 된다. 열심히 하면 일도 많아지고 책임도 커진다. 근데 이건 결과적인 이야기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공공 부문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보고 웃는 사람은 누굴까? 바로 기피 업무를 떠넘길 선배와 승진하고 싶은 선배다. 승진을 포기한 사람은 워라밸을 챙기고 승진하고 싶은 사람은 성과를 챙긴다. 모범생 덕분이다.
물론 좋은 점도 있다. 평판이 좋아지고 아는 것도 많아진다. 원하는 부서에 가기도 용이하고 승진도 일찍 한다. 또,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아실현은 불가능하다. 사업에 문제가 많은데 해결하기는 어렵다. 극단적인 예로, 지자체에서 설치한 조형물을 봤을 때 영감을 받은 적이 있는가? 담당자는 하고 싶어서 했을까?
가장 회의적인 것은 신규사업 발굴이다. 마치 자동차 풀옵션 같다. 없어도 잘 굴러간다. 근데 만들어야 한다. 조직이 크기 위해서 정부 정책에 맞춰 가야 한다. 굳이 없어도 될 사업들이 생겨난다. 자아실현보다는 승진하기 위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똑똑한 후배들이 공기업 가겠다고 연락이 왔을 때 항상 말렸다. 회사는 학교와 달라서 모범생처럼 열심히 한다고 꼭 좋은 건 아니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공공기관이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일할 사람이 줄고 정부 예산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필요 없는 기관과 사업은 사라지고 꼭 있어야 하는 공공 서비스만 남을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일하면서 보람은 느낄 것이다.